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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걸기 전 음주측정 의무화’…9월 국회 이런 법도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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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정치BAR_문재인 정부 첫 정기국회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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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일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첫 정기국회가 열립니다. 새 정부의 첫 예산과 개혁입법 등을 밀어붙이려는 여당과 여기에 제동을 걸려는 야당의 격돌이 100일 동안 펼쳐질 예정입니다. 최저임금, 증세, 핵발전소, 방송 개혁 등 묵직한 현안이 곳곳에 놓여 있습니다. (관련 기사 : 정기국회 ‘개혁입법’ 놓고 100일 대격돌 채비)

이러한 묵직한 쟁점 법안 말고도 국회는 하루에도 수십 개의 법안이 쏟아집니다. 쟁점 법안들에 가려 주목을 받지 못하지만 시민들의 삶과 연결된 법도 있고, 논란의 여지가 있는 법도 있습니다. 9월 국회 앞두고 눈에 띄는 ‘이색법안’들을 살펴봅니다. (물론 법안은 발의된다고 다 통과되지 않습니다. 법률로 제정되려면 법안발의→해당 상임위원회 법안 상정→ 상임위 법안심사소위원회 심사→상임위 의결→법제사법위원회 의결→본회의 통과라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음주 시동잠금장치 의무화법(자동차관리법 일부 개정 법률안)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 7월17일 대표 발의



(신설 조항)

제29조의4(음주시동잠금장치의 설치)

① 여객 및 화물의 운송에 이용되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동차의 운전자는 음주시동잠금장치(운전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하려는 경우 이를 감지하여 시동이 걸리지 아니하도록 하는 장치를 말한다)를 설치하여 자동차를 운행하여야 한다.

② 자동차제작·판매자 등은 음주시동잠금장치를 설치하여 제1항에 따른 자동차를 판매하여야 한다.

③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음주시동잠금장치의 설치에 필요한 비용의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 (중략)

한겨레

프랑스 파리에서 관광버스를 운전하는 압델 라쳐가 시동을 걸기 전 ‘음주측정기’를 불고 있다. 프랑스 관광버스는 음주운전을 원천봉쇄하려 ‘음주운전 시동 잠금장치’ 부착을 의무화했다. 손해보험협회 제공

민병두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법안의 핵심은 화물자동차, 전세버스, 노선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 운전자의 음주운전을 사전에 차단하자는 것입니다. 대중교통 운전자가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는 경우 끔찍한 사고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운전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운전대를 잡았을 때 이를 감지해 시동이 걸리지 않는 장치의 설치를 의무화하자는 것입니다.

이미 미국·캐나다·프랑스 등 해외에서 도입된 제도입니다. 이 장치는 운전자가 시동을 걸기 전 반드시 음주측정기를 불어서 술을 마시지 않았음이 확인될 경우에만 시동이 걸리는 방식입니다. (혈중 알코올 농도가 기준치를 넘길 경우 시동이 안 걸리고, 일정 시간 뒤에 재측정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프랑스의 경우 2010년 1월 1일 이후 신규 등록된 버스 및 어린이 통학버스에 음주시동잠금장치를 장착해 운영했고, 2015년 9월 1일부터는 모든 버스에 음주시동잠금장치의 장착을 의무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비슷한 법안이 18대와 19대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국회입법조사처는 “사전준비 부족, 가족의 자동차 공동사용에 따른 불편, 다른 자동차 이용을 통한 회피 및 대리측정 가능성, 낮은 재범 방지 효과 등의 이유로 도입이 실현되지 못했다”고 설명합니다. (국회입법조사처, ‘이슈와 논점:음주시동잠금장치 도입을 위한 현황과 과제’ https://goo.gl/A62K7V)

제20대 국회에 들어서도 김영호(더불어민주당), 송희경(자유한국당) 의원이 음주운전 이력이 있는 사람에게 이 장치를 의무화하는 ‘도로교통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각각 발의해 현재 안전행정위원회에 계류 중입니다.

상습음주운전 문제가 계속되면서 정부 부처에서도 일부 상습 음주 운전자 등에게 이 제도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20대 국회에서 어떤 논의가 이뤄질지 관심이 갑니다.

◎ 사드생중계 방지법(군사기밀보호법 일부 개정안)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 8월21일 대표발의



(현행) 제7조(군사기밀의 공개) 국방부장관 또는 방위사업청장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을 때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군사기밀을 공개할 수 있다.

1.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을 때

2. 공개함으로써 국가안전보장에 현저한 이익이 있다고 판단될 때



(개정) 제7조(군사기밀의 공개) ① 국방부장관 또는 방위사업청장은 다음 각호의 요건을 충족하는 때에는 군사기밀을 공개할 수 있다. 다만, 방위사업청장이 Ⅰ급 비밀을 공개하려고 하는 때에는 국방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1. 군사기밀의 내용을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을 때

2. 군사기밀을 공개함으로써 국가안전보장에 현저한 이익이 있다고 판단될 때

② 국방부장관 또는 방위사업청장은 제1항에 따라 군사기밀을 공개하려고 하는 군사기밀이 다른 지정권자에 의해서 지정된 군사기밀인 경우에는 그 지정권자와 공개 전에 협의하여야 한다.

③ 군사기밀의 공개 여부의 심의 및 그 절차, 공개 방법 등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국회 국방위원장 출신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수조 원대 전략무기인 사드의 배치과정이 스포츠처럼 생중계되고 수백만 원짜리 북한 드론에 의해 염탐되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며 “현재 군사기밀 공개가 불명확한 단일 사유만으로도 가능해 자칫 적국이나 주변국에 우리의 국방전력이 누출되는 위험을 방지하고자 입법안을 준비했다.”

원유철 의원이 밝히는 법안발의 취지입니다. 현행 군사기밀보호법 7조가 군사기밀 공개 사유를 불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는 것으로 군사기밀의 공개 사유를 보다 엄격하게 하고, Ⅰ급 비밀의 경우에는 방위사업청장이 국방부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공개할 수 있게 하는 군사기밀 공개에 ‘자물쇠를’ 달아 놓자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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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6년 7월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주한미군 배치 결정과 관련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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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원 의원이 지적한 사드 정보 공개 문제의 경우 자유한국당이 집권했던 이전 정부에서 관련 정보를 상세히 공개해왔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7월14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한반도 지도까지 활용해 “현재 우리 공군이 대공미사일 기지로 사용하고 있는 성주 기지는 다른 후보지에 비해 부지가 넓고 평탄해서 사드 장비를 안전기준에 맞게 배치할 수가 있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해 중부 이남 지역 대부분을 방어할 수 있습니다”라고 ‘군사기밀’을 언론을 통해 공개했습니다. 국방부 누리집에는 ‘만화로 보는 사드 이야기’로 꾸준히 사드 배치의 정당성을 알려왔죠. 군사기밀보호법 시행령은 “군사기밀은 공개한 때부터 군시기밀의 지정이 해제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 법안이 정권과 상관없이 군사기밀과 국민의 알 권리 사이 균형을 찾는 논의의 밑바탕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 폭염·한파 노동자 보호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8월16일 대표발의



(신설 조항)

제23조(안전조치)

①∼④ (현행과 같음)

⑤ 사업주는 폭염, 한파 등 근로자의 생명 또는 건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기상상황에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작업을 중지하고 휴게시간 조정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고용노동부의 집계를 보면, 최근 5년간 폭염으로 인한 온열 질환 산업재해자는 58명으로 이 가운데 무려 11명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특히 31명이 건설현장 노동자로 사망자도 6명입니다. 이에 고용부는 지난 8일 폭염(33℃ 이상)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에게 물·그늘·휴식 제공 등 ‘열사병 예방 3대 기본수칙 이행 가이드’를 준수하지 않아 근로자를 사망케 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모든 작업을 중지시키고 사업장 안전보건 전반에 대한 엄정한 감독을 하는 등 강력히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지난 5월부터 실외에서 작업하는 노동자들에게 ‘물, 휴식, 그늘’ 3가지를 제공해야 한다는 열사병 기본수칙을 만들어 개별 사업장에 배포했지만 실제 현장에서 잘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죠. 고용부는 “근로자가 폭염에 직접 노출되는 장소에서 작업하는 경우 적절히 휴식할 수 있도록 하고, 휴식시간에 직사광선을 피해 쉴 수 있는 그늘진 장소를 제공”토록 하는 사업주의 의무를 규정한 ‘산업안전보건 기준에 관한 규칙(고용노동부령)’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를 어길 경우 사업주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는 강제 규정도 포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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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병 예방 3대 기본수칙 이행 가이드. 고용노동부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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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여기서 한 발 더 나가는 것입니다. 폭염이나 한파가 발생할 경우 일정 시간 작업 중지를 의무화하는 내용입니다. 일본의 경우 폭염 관련 지수(WBT)가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면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야외작업을 중지하도록 하고 있고, 중국 역시 폭염 시 기온에 따른 근로와 휴식 기준을 법에 명시해 놓은 것을 참고했습니다.

폭염이나 한파에 야외 노동을 하다가 노동자가 사망하는 일은 더는 없어야 할 것입니다. 정부든 국회든 실질적인 대책을 세우는 논의를 하길 바랍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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