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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고민…박성진이냐, 김명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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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논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와 맞물려
朴 임명 강행 땐 金 통과 어려워…선택의 기로
유엔 총회 이후로 결정 미루고 관망할 가능성도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국회가 14일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의견을 담은 인사청문보고서를 청와대에 송부할 예정이어서 문재인 대통령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후보자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어제 공식 입장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전날 국회에서 박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자 "당분간 상황과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문 대통령의 선택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거취와 직결된 문제이다. 대통령의 뜻에 따라 임명할 수 있는 장관과 달리 대법원장 후보자는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통과돼야 한다.

청와대 입장에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통과된 뒤 박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는 것이다. 현재 예정된 국회 본회의는 28일이다. 박 후보자에 대해 거취 결정을 하지 않고 미루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있다.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반대하고 있고 국민의당 일부 의원들도 이에 동조하는 상황이라 김 후보자가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문 대통령이 박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거나 미룰 경우 그 여파가 김 후보자에게 미칠 수밖에 없다.

결국 박 후보자와 김 후보자 중에 한 명은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를 놓고 고심하던 때와 비슷한 상황이다. 조 후보자가 송 장관에 비해 흠결이 적었지만 문 대통령은 '대타'가 마땅치 않은 송 장관은 살리고 조 후보자를 포기해야 했다.

한 명을 살려야 한다면 김 후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박 후보자는 자질과 역사관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등을 돌렸다. 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했던 말도 부담이 되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당 손금주 의원이 "국회가 부적격하다고 판단한다면 따르겠느냐"고 질의하자 박 후보자는 "네, 위원님들과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고 답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퇴 약속을 지켜라"는 취지의 글을 올려 박 후보자와 청와대를 압박하고 있다.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야당에서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 삼고 있지만 대법원장 업무를 수행할 수 없을 정도의 결정적인 하자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만에 하나 김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대법원장 김명수, 헌재소장 김이수, 헌재재판관 이유정'이라는 문 대통령의 당초 구상이 모두 물거품이 될 수 있다. 김 전 헌재소장 후보자는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됐고, 이 전 헌재 재판관 후보자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 의혹으로 자진사퇴했다.

문 대통령이 박 후보자의 거취를 당장 결정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은 유엔(UN) 총회 참석을 위해 다음 주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그 기간 동안 시간을 벌면서 여론의 흐름을 지켜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론이 더 악화되면 앞서 낙마했던 안경환 법무부강관 후보자, 조대엽 후보자처럼 박 후보자가 자진사퇴해 문 대통령에게 '퇴로'를 열어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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