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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부터 골까지, 한국 축구사는 손흥민 전과 후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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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토트넘의 손흥민이 도르트문트와의 2017-2018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1차전에서 골을 기록했다. 개인 통산 5번째 득점으로, 박지성의 기록을 넘어섰다. © AFP=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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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손흥민이 또 다시 새로운 획을 그었다. '또'라 표현한 것은 이미 찍어낸 발자국이 여럿인 까닭이다. 아직 한국 축구가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 있으나 감히 '손흥민 전과 후로 나뉜다'는 표현도 무리는 아닐 행보다. 손흥민은 이제 스물다섯이다. 그의 앞길도 창창하다.

토트넘의 공격수 손흥민이 14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의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예선 1차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면서 3-1 승리를 견인했다.

올 시즌 5번째 출전이자 2번째 선발로 필드를 밟았던 손흥민은 전반 4분 만에 해리 케인의 패스를 받아 호쾌한 질주 후 과감한 왼발 슈팅을 시도해 도르트문트 골망을 흔들었다. 올 시즌 토트넘의 챔피언스리그 1호골이었다. 그리고 개인통산 5번째 챔스 득점이었다.

UEFA 챔피언스리그는 흔희 '꿈의 무대' '별들의 잔치'로 비유된다. 세계에서 가장 공을 잘 찬다는 이들이 속한 클럽들만이 출전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무대인 까닭이다. 손흥민은 현재 그 레벨에서 활약하는 유일한 한국인이며 이날 득점으로 역대 챔피언스리그 한국인 최다골 기록을 경신했다. 앞선 기록 보유자는 박지성으로, 아인트호벤 시절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때를 합쳐 4골을 터뜨린 바 있다.

거의 모든 기록을 자신의 발아래 두고 있는 손흥민이다. 프로서의 가치 잣대를 대변하는 '몸값'부터 그 가치에 상응하는 각종 기록까지, 명실상부한 한국 축구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아니, 아시아 전체에서도 비교를 거부하는 수준이다.

레버쿠젠과 함부르크를 거치면서 5시즌 동안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했던 손흥민은 2015년 여름, 토트넘 유니폼을 입으며 한국 선수 가운데 13번째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당시 손흥민의 이적료는 3000만 유로(약 400억원). 이는 역대 아시아 선수 최고 몸값이었다. 이전까지 아시아인 최다 이적료는 일본의 나카타 히데토시가 2001년 AS로마에서 파르마로 이적할 때 받았던 2600만 유로(약 350억원)였다.

그러나 첫 인상은 그리 좋게 남기지 못했다. 2015-2016시즌 손흥민은 정규리그 4골을 비롯해 FA컵과 유로파리그 등을 다 합해도 8골을 넣는 것에 그쳤다. 심지어 시즌이 끝난 뒤에는 빨리 다른 팀을 알아보는 게 낫다는 혹평도 있었다. 하지만 2016-2017시즌 확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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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사의 다양한 기록들을 싹 갈아치우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경신할 공산이 크다. © AFP=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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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만 14골과 6도움을 올려 단숨에 정상급 공격수로 입지를 달리했다. EPL에서 뛰었던 아시아 선수들을 통틀어 정규리그 최다득점자가 됐다. 이전에는 2014-2015시즌 기성용의 8골이 최다였으니 격차가 제법 크다.

시즌 전체적으로는 21골 7도움을 기록했다. 21골은, 역대 한국인이 유럽 무대 단일 시즌에 기록한 최다 득점이다. 손흥민 앞서 위치했던 인물이 '레전드'다. 과연 깨질까 싶었던, '차붐' 차범근 전 감독이 독일 레버쿠젠에서 뛰던 1985-86시즌에 정규리그 17골과 DFB 포칼 2골 등을 묶어 총 19골을 넣었던 대기록을 넘어섰다.

잉글랜드 무대 데뷔 후 통산 29호골을 기록하면서 한국인 잉글랜드 무대 통산 득점 역사도 새롭게 썼다. 이전에는 '1호 프리미어리거' 박지성이 2005-06시즌부터 2012-13시즌까지 뛰면서 기록한 통산 27골이 최다 득점이었다. 포지션이 다르기는 했으나 2시즌 만에 따라잡았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손흥민은 지난해 9월과 지난 4월 EPL 이달의 선수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 1994-95시즌 이 상이 만들어진 뒤 1시즌에 2번 이상 수상한 선수는 손흥민 포함 16명뿐이다. 트로피는 없으나 지난해 FA컵 최다득점자이기도 하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FA컵에서 총 6골1도움을 기록했는데, 이 역시 아시아인 최초다. 잘 뛰기도 했고 성실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2016년 한 해 동안 한국 선수들 중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한 선수다. 대한축구협회 조사에 따르면, 손흥민은 2016년 프리미어리그에서만 32경기에 나선 것을 비롯해 FA컵 4경기, UEFA 챔피언스리그 6경기 유로파리그 3경기, 토트넘의 친선전 2경기를 뛰었다. 그리고 대표선수로 출전한 A매치 6경기와 리우올림픽 4경기를 합쳐 총 57경기에 나섰다. 참고로 2위는 AFC 챔피언스리그 전북현대의 우승을 견인한 이재성으로 54경기였다.

구구절절 화려한 수식어 없이 기록만 늘어놓아도 대단한 선수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기성용은 "개인적으로 비행기를 타고 수시로 아시아와 영국을 오가는 게 얼마나 힘든 것인지 잘 알고 있기에 손흥민이 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표팀 일정 때문에 소속팀에서의 상승세가 꺾인 적도 있었는데 다시 회복했다"면서 박수를 보낸 적 있다. 어쩌면 기록보다 더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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