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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플러스] 朴의 '호위무사' 8인·'최순실의 남자' 8인은 어디에…자진출당 등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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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지난 3월12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 서울 삼성동 사저로 왔을 때 집결한 인사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자유한국당 윤상현·민경욱·박대출·김진태·조원진 의원, 정광택 '탄기국'(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 총궐기 운동본부) 공동대표, 정광용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장, 허태열·이병기·이원종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들 5명의 의원과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함께 자리했던 서청원, 최경환, 이우현 의원이 '호위무사 8인'으로 불렸다. 사진=공동 취재단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색깔을 빼는 데 나선 가운데 이른바 각각 '박근혜 호위 무사 8인'과 '최순실의 남자 8인'으로 불리던 친박 인사들의 향후 행보에 대한 관심이 다시 일고 있다.

한때 한배를 떠났던 이들 가운데는 둥지를 떠나 독자 행보를 가는 이가 있는가 하면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아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지난 정부의 여당인 새누리당의 후신인 한국당에서 자진 탈당 압박을 받는 등 각자 다른 처지에서 단풍의 계절 가을을 맞고 있다.

이들에게 드리워진 친박의 색깔은 박 전 대통령과의 거리에 따라 짙기도, 옅기도 한 점이 다를 뿐 어둡고 침침해 보이는 앞날을 맞이했다는 점에서는 매한가지다.

◆박근혜 호위무사 8인 중 조원진 탈당, 서청원·최경환 자진 탈당 압박

지난 13일 한국당 혁신위원회는 박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자진 탈당을 권유할 것을 당에 요구했다.

서·최 의원은 친박계 핵심 중 핵심으로 호위무사 8인, 최의 남자 8인 모두에 이름이 올라 있다.

◆박의 호위무사는 청와대 퇴거하던 날 집결한 인물들

호위무사 8인은 지난 3월12일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 서울 삼성동 사저로 옮길 때 집결했던 친박계 의원들을 뜻한다.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퇴거하던 날 서청원·최경환·윤상현·조원진·김진태·박대출·이우현·민경욱 의원 등 8명의 인사가 집결했고, 임무를 분담해 보좌키로 했었다.

서·최 의원은 총괄 및 자문, 윤·조·이 의원은 정무, 김 의원은 법률, 박 의원은 수행, 민 의원은 언론 대응 등으로 분장했다.

이에 대해 같은달 14일 당시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는 "박 전 대통령이 사저 정치를 하려 한다"며 비난한 뒤 이들 8명의 의원을 '8인의 똘마니'라고 막말까지 써가며 비난했다.

심 상임대표는 "탄핵된 마당에 사저 정치를 하려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이런 박 전 대통령을 지키겠다는 철딱서니 없는 국회의원들"이라고 비꼬았다.

◆호위무사 조원진 탈당, 김진태 1심서 의원직 상실형

박 전 대통령을 둘러싼 탄핵 정국 당시 '태극기 집회'에서 강성 발언을 이어갔던 조 의원은 지난 4월 8일 '새누리당 이름을 지키겠다'며 한국당을 탈당했다.

박 전 대통령 집권 당시 여당으로 군림하던 새누리당은 앞서 비박계 29명이 탈당해 바른정당을 만들자 2월13일 당명을 자유한국당으로 바꾼 바 있다.

조 의원은 이후 8월 대한애국당을 만들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무죄석방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태극기 집회에서 '바람 불면 촛불은 '훅'하고 꺼진다'고 큰소리를 쳤던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지난 5월20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법원에서 의원직 상실형(선거법 위반 시 벌금 100만원 이상)인 벌금 2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김 의원은 무죄를 주장하면서 항소심에 임하고 있는데, 이번 한국당 혁신위의 박 전 대통령에 탈당 권고를 계기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서청원· 최경환 사면초가, 민경욱 등은 조용히

친박계의 맏형 서청원, 핵심인 최경환 의원은 당의 공식적인 자진 탈당 요구를 기약없이 기다리는 신세로 전락했다.

한국당에 적을 둔 민경욱, 윤상현, 박대출, 이우현 의원은 목소리를 죽인 채 조용히 의정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따라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탈당 권유에 반발해 이들 의원이 독자 행보를 보일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

◆'비선 실세' 최순실의 남자 8명 중 5명이 박의 호위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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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계로부터 '최순실의 남자'라며 공격받았던 서청원· 최경환· 홍문종· 윤상현· 김진태 · 이장우· 조원진· 이정현 의원.(사진 왼쪽 위에서 시계방향으로)


'최순실의 남자 8명'이란 호칭의 유래는 지난해 12월12일 당시 새누리당 비박계의 별도 회의체인 비상시국회의에서 비롯됐다. 이 회의체가 직접 지목한 의원들이다.

최의 남자 8명을 보면 서청원·최경환·홍문종·윤상현·이정현·조원진·이장우·김진태 의원으로 이들 중 서·최·윤·조·김 의원 등 5명은 박 전 대통령 호위무사와 일치한다.

당시 비박계가 "당을 떠나라"고 했지만 이를 바로 실천한 이는 이정현 의원뿐이다.

◆이정현, 1월 초 탈당 후 잠잠

이 의원은 한때 박 전 대통령 복심으로 불렸다. 청와대 정무수석, 홍보수석으로 있으면서 각종 현안 때마다 박 전 대통령을 방어했다.

2016년 8월엔 당 대표로 선출돼 박 전 대통령의 최후의 보루 노릇을 했지만 역부족을 통감하고 지난 1월2일 탈당으로 정치적 책임을 졌다.

무소속으로 비교적 조용히 의원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최의 남자들 운명은

지난해 12월 당시 새누리당 비박계는 최의 남자 중 서청원, 최경환 의원을 집중 공략해 탈당을 압박했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서·최 의원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올 내달 중순 이후엔 스스로 보따리를 싸든지, 밀려나든지 당을 떠나야 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졌다. 구명조끼도 없이 폭풍우 속으로 들어가야 할 전망인데, 앞으로 당내에서 친박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의 남자로 지목된 이장우 의원은 “왜 잘 가는 당을 둘로 나누느냐”며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문종 의원도 그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 등 당의 선긋기 행보가 분란을 불러올 것이라며 우려하는 의사를 보였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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