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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종 넘어선 가상화폐…거품인가, 혁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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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현재 거래되고 있는 가상화폐 1109종

이달 내로 발행될 가상화폐만 120종 넘어

FT "올해 가상화폐에 20조 원 투자 쏟아져"

JP모건체이스 CEO "가상화폐 거품 붕괴할 것"

벤처투자자 "가상화폐가 공정 사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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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가상 이미지 [사진: coindesk.co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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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열풍이 불면서 가상화폐 산업이 '금융계를 뒤바꿀 혁신'이라는 기대와 '제2의 닷컴 거품'이라는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의 가상화폐 거래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4일 현재 거래되고 있는 가상화폐의 종류는 1109종. 여기에 9월 중 거래가 개시될 예정인 가상화폐만 120종이 추가된다. 익히 알려진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부터 시가총액이 137달러(15만원)에 불과한 칼리프코인과 피자코인(시가총액 1790달러)까지 이름도 제각각이다.

이처럼 수많은 가상화폐가 쏟아지는 이유는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 규제가 마련되지 않은 가운데 투기 심리가 몰린 결과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최근 주목받는 가상화폐 리플의 경우 지난 4개월 사이에 1XRP(리플의 화폐단위) 당 가격이 약 0.0067달러에서 0.2 달러로 300배 가까이 증가했다. FT는 올해에만 가상화폐에 180억 달러(약 20조3130억 원)의 투자가 쏟아졌다고 추산했다.

수많은 가상화폐들에 막대한 액수의 투기자본이 몰리자 각국 정부와 금융업계에선 가상화폐로 인한 시장 교란의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의 거물인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12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은 사기"라며 "가상화폐는 결국 가격 거품이 붕괴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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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4월 일본 도쿄의 한 상점이 비트코인으로 물건값을 받는다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연합뉴스]

각국 정부도 규제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4일 가상화폐공개(ICO)를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ICO는 기업이 기업공개(IPO)로 투자를 유치하듯 새 화폐를 발행하면서 투자금을 모집하는 행위다. 즉 중국 정부는 새로운 가상화폐의 출범을 원천 차단하고 나선 것이다. ICO 규제 여부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진 영국 금융감독청은 "ICO 투자는 매우 위험하다"며 "ICO로 가상화폐를 구입하는 사람들은 모든 것을 잃을 각오를 해야한다"고 ICO 투기 광풍에 경고를 보냈다.

그러나 일각에선 가상화폐가 단지 투기 수단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프로토콜랩스다. 프로토콜랩스는 지난달 10일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컴퓨터의 빈 공간을 서로 사고팔 수 있게 해주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투자 자금을 유치할 수단으로 가상화폐인 '파일코인'을 만들었다.

파일코인의 모델은 간단하다. 이용자들은 자신의 빈 컴퓨터 공간을 다른 사람에게 제공하는 만큼 파일코인을 받는다. 파일코인은 현금이나 비트코인 등 다른 화폐로 환전이 가능하다. 중앙서버가 없이 개인 간 거래가 이뤄지고 그 내역을 수많은 이용자들이 교차 검증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응용한 서비스다. 프로토콜랩스는 파일코인 ICO로 1시간만에 2억5200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역대 최고가 ICO를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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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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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파인코일 같은 가상화폐 체계가 기존의 대기업 중심 IT서비스 산업을 해체할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분석했다.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는 이 분야의 최대 업체인 아마존 등 대기업들이 대용량 서버로 컴퓨터 공간을 확보해 일방적으로 판매하는 방식이었다. 이와 달리 프로토콜랩스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가상화폐를 통해 공간이 필요한 사람과 남는 사람을 직접 연결한다.

가상화폐를 금융 혁신이라고 옹호하는 사람들은 파인코일의 사례처럼 가상화폐가 대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던 온라인 플랫폼들을 소비자들 간의 직접 거래로 분산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리콘밸리의 벤처투자자 팀 드레이퍼는 "(현재 가상화폐 산업은) 인터넷의 초기 시절과 흡사하다"며 "가상화폐로 과열된 분위기가 좀 가라앉고 나면 우리 사회는 훨씬 풍요롭고 공정한 곳으로 변모할 것이다. ICO는 정부가 실패한 부분을 채워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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