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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보란 듯… 모디, 공항까지 나가 아베와 격한 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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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빈 방문한 아베 직접 마중… 중국 견제 '抗中 동맹' 굳히기]

아베, 첫 일정은 모디 고향 방문

日 지원 고속철 기공식도 참석… 군사·경제 밀월 더 깊어질 듯

언론 "모디가 공항까지 간 건 오바마 왔을 때 이후 처음"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3일 이틀간의 인도 국빈 방문에 들어갔다. 첫 일정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고향인 구라자트주 아마다바드 방문이었다. 해외 정상이 모디 총리의 고향을 찾은 것은 2014년 시진핑 중국 주석에 이어 두 번째이다.

모디 총리는 이날 고향을 찾은 아베 총리를 공항에서 직접 맞이했다. 모디 총리는 트랩을 내려선 아베 총리를 격하게 포옹했다. 현지 매체인 인디안 익스프레스는 "모디 총리가 해외 정상을 공항에서 직접 맞이한 것은 오바마 미 대통령 이후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두 정상은 곧이어 꽃으로 장식된 오픈카를 타고 공항에서 아마다바드 도심까지 약 8㎞를 환영 인파의 환호 속에 퍼레이드를 벌였다. 두 정상의 차량 행렬이 지나는 간선도로변에서는 수백m 간격으로 28개의 가두 무대가 마련돼 인도 전역에서 선발된 무희들이 각 지역의 민속 무용을 선보였다. 거리 곳곳에는 아베 총리와 모디 총리의 대형 사진과 '평화와 번영을 위한 강력한 동행' '인도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일본어 문구가 내걸렸다. 인도 정부 관계자는 "두 정상은 첫날부터 만찬과 산책 등으로 약 8시간을 함께 보낼 것"이라고 했다. 이날 방문은 양국 간 연례 정상회담을 위한 것이었지만, 환영 분위기는 역대급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날의 풍경은 '중국 견제'라는 한 배를 타고 전례 없는 밀월(蜜月)을 누리고 있는 양국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이번 방문은 중국과 인도가 히말라야 고원 둥랑(洞朗·인도명 도카라)에서 10주간 계속된 일촉즉발의 군사 대치를 끝낸 직후에 이뤄졌다. 인도 매체 비즈니스 스탠더드는 "도카라 대치 이후 인도·일본의 관계는 이제 서남아시아 외교에서 주춧돌이 됐다"고 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도 "두 정상은 이번이 열 번째 만남"이라며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와 일본의 연대는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중국의 환구시보는 이날 '아베를 맞는 인도, 항중연맹(抗中聯盟)을 꿈꾸는가'라는 기사를 통해 견제 심리를 숨기지 않았다.

양국 언론들은 "이번 정상회담의 하이라이트는 14일 열릴 인도의 첫 고속철 기공식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인도 경제 중심지 뭄바이와 아마다바드를 잇는 508㎞ 구간에서 인도 역사상 첫 고속철 공사가 일본 기술과 자본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인도는 지난 2015년 아베 총리가 인도를 방문했을 때 중국 고속철 대신 일본 신칸센을 택했다. 인도 언론들은 "드디어 인도에 고속철이 온다"며 "신칸센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고속철"이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인도 고속철은 인도 독립 75주년인 오는 2022년 첫 운행에 들어간다.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가 이번 방문에서 총사업비 1조8000억엔 가운데 80%가량을 엔화 차관으로 제공하는 선물을 안길 것"이라고 했다. 아시아 고속철 장악을 노리던 중국은 이번 준공식을 쓰라린 심정으로 지켜봐야 할 처지가 됐다.

조선일보
모디 총리는 2014년 취임 이후 중국의 확장에 맞서 적극적인 동방 정책을 펼쳐왔다. 그 핵심 파트너가 일본이었다. 인도의 비(非)접경 국가 중 모디 총리가 처음 방문한 국가도 일본이었다. 일본 역시 인구 12억명의 거대 시장 인도가 필요했다. 일본은 동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고, 인도 역시 남중국해~인도양~아프리카의 바닷길을 연결해 제해권을 장악하려는 중국의 '진주 목걸이' 전략에 위협을 느끼고 있어 양국 모두 중국 견제를 위해 협력이 절실했다.

양국은 중국에 맞서 군사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2012년에는 양국 연례 해군 훈련을 시작했고 올해 7월에는 미국과 손잡고 인도양에서 미국·인도·일본 3국이 역대 최대 규모의 합동 훈련을 실시했다. 지난 5일 도쿄에서 열린 양국 국방·재무장관 회담에서는 합동 군사 훈련 범위를 해군에서 육군·공군까지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일본 해상자위대의 수륙양용 구난비행정 US-2의 인도 판매 계획도 논의되고 있다.

양국은 또 중국의 일대일로(신실크로드) 프로젝트에 맞서, 아시아와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을 잇는 '아시아·아프리카 성장 회랑' 프로젝트도 출범시켰다. 지난해 7월 국제중재재판소가 남중국해에서 일방적 영유권 주장을 하는 중국에 패소 판결했을 때도 두 나라는 "국제 규범에 따르는 항행의 자유를 지지한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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