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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자가 전국노래자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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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자, 27년 서초구민으로 지역 축제 참여해 심사·공연

"이웃에게 위안드리고 싶어"

조선일보

/성형주 기자

"저도 구민(區民)으로서 조금 보탬이 되고 싶었던 것뿐이에요.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신다면 정말 다행이고요."

올해 데뷔 58주년을 맞은 가수 이미자(76·사진)가 색다른 무대에 선다. 방배 카페골목, 양재 말죽거리 등 서울 서초구 곳곳에서 열리는 지역 축제 '서리풀 페스티벌'(16~24일) 행사 중 하나로 KBS 1TV '전국 노래자랑' 서초구 편에 출연하기로 한 것이다. 16일 오후 3시부터 서초구청 특설무대에서 구민들 노래를 직접 심사도 하고 '동백 아가씨'도 부를 예정이다.

이미자는 반세기 넘게 전통 가요를 부르며 세대와 계층, 국경을 뛰어넘어 한과 슬픔을 어루만지고 달랜 '국민 가수'다. 요즘도 5년에 한 번씩 큰 공연을 개최하고 해마다 전국 투어에 나선다. 13일 전화로 만난 그는 "대형 콘서트를 열거나 TV 단독 쇼 프로그램에만 출연해왔기 때문에 작은 무대에 부분적으로 서는 것은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번 서초구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출연료를 받지 않는 '재능 기부' 차원이라고 한다.

"출연료 같은 것은 생각도 하지 않았어요. 심사위원석도 원래 자리에 의자만 하나 더 놓아 달라고 했고요. 심사만 하고 노래 한 곡도 안 하면 관객들이 서운해할까 봐 '동백 아가씨'를 골랐어요. 반주도 일반 참가자들과 똑같이 해달라고 했어요."

이미자는 1990년 서초동으로 이사해 1995년부터 반포동 서래마을에서 살아왔다. 서초구민으로 27년을 지냈다. '서리풀 페스티벌'은 올해로 3회째를 맞는다. 평소 친분이 있던 조은희 서초구청장의 제안을 받아 지난해에도 참여하려 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아쉬웠다고 한다.

올해는 행사 개최 포스터를 보자마자 이미자가 담당자에게 연락했다. "생전 이런 거 잘 안 하지만,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참여하고 싶다"고 이미자가 먼저 제안하니, 오히려 담당자들이 의아하게 여겼다고 한다. 잘 짜인 공간 안에서 미세한 목소리까지 놓치지 않고 관객에게 전달해야 한다며 지방 공연 때도 문화예술회관만 고집해온 그가 이번에 야외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도 파격이다.

"이전까진 이런 시도를 못 해봤어요. 일흔 살도 한참 넘은 사람이 요즘 사람들과 무대에 나란히 서는 것도 면구스럽고…."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인기나 자존심 따지지 않고 정말 제 마음이 우러나서 하는 거예요. 살면서 이웃들 도움 많이 받았죠. 그분들께 위안이 될 수만 있다면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 드리고 싶은 마음이에요."

[최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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