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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끊고, 달리고, 낮추면 ‘보험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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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금연-체질량 감소-혈압 하락땐 최대 38%까지 깎아줘

동아일보

높은 보험료가 부담이라면 체질량지수와 혈압부터 체크해보자. 보험사들은 가입자가 건강한 것으로 확인되면 보험료를 최대 30% 이상 할인해주고 있다. 내가 가입한 보험이 할인특약 대상인지는 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 공시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동아일보DB


직장인 최모 씨(41)는 최근 ‘보험료 다이어트’를 고민 중이다. 실손보험 등 4개 상품에 매달 내는 보험료가 약 40만 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해를 감수하고 보험을 해지하는 것은 내키지 않는다. 그러던 중 가입한 보험 가운데 담배를 피우지 않고 체질량지수(BMI)와 혈압이 일정 조건을 갖추면 보험료를 4.5% 할인해 주는 상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약 25만 원이던 보험료를 1만1000원가량 아낄 수 있는 것이다. 최 씨는 “한 달에 1만 원 남짓이지만 20년을 납입하면 270만 원 이상을 아끼는 셈”이라고 말했다.

최 씨처럼 건강에 자신 있다면 ‘건강인 할인특약’을 적극 이용할 만하다. 13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21곳이 총 127개 상품에 비흡연자 할인을 포함한 다양한 건강인 할인특약을 적용 중이다.

할인 요건은 크게 △비흡연 △체질량지수 △혈압 등 세 가지를 충족하는 경우다. 대개 가입 전 1년 이상 금연을 해야 한다. 체질량지수는 각 사에 따라 17∼27.9 범위에 들어야 하고 혈압은 수축기에 140mmHg 이하를 요구하는 곳이 많다. 당뇨병 유무나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따지는 상품도 있다. 최초 가입자뿐 아니라 기존 가입 상품도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혜택을 누리는 가입자는 많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보험 가입자 중 3.8%만 건강인 할인특약을 이용 중이다. 가입자가 별도의 건강검진을 받아야 하는 등 가입 절차가 까다롭고 보험사도 적극적으로 안내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젊은층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전문보험사 교보라이프플래닛(80.2%)은 특약 가입자 비율이 높다.

금융당국도 가입자들이 할인특약을 적극 이용하도록 절차를 개선 중이다. 7월부터는 보험 가입 시 건강검진을 한 번만 받으면 건강인 할인특약까지 가입할 수 있다. 보험사가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하는 것을 막기 위해 검진기관에서 할인특약 충족 여부만 전달받도록 했다. 할인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상품설명서에는 할인폭을 월 단위가 아니라 총 납입기간 기준으로 안내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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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율은 상품에 따라 다양하다. 대체로 보험료가 비싼 정기보험 상품의 할인율이 높다. 한화생명의 ‘e정기보험 무배당’(순수보장형 기준)은 38%까지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특약 범위를 건강체와 슈퍼건강체 등으로 세분화했다. 40세 남성이 10년 만기로 ‘(무)라이프플래닛e정기보험Ⅱ’ 상품을 슈퍼건강체 특약으로 가입하면 월 보험료(1만4200원)를 37% 아낄 수 있다.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도 있다. NH농협생명의 ‘행복한실버NH3대질병보험’은 61∼75세 남성 가입자가 고혈압과 당뇨병이 없을 경우 7%를 할인받을 수 있다.

보험사들이 보험료 수입 감소를 우려해 할인특약을 적극 알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기존 가입자의 경우엔 직접 생명·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를 확인하거나 보험사에 문의해야 할인특약 유무를 알 수 있다. 조정석 금융감독원 감리1팀장은 “보험사가 정기적으로 보내는 보유계약 안내장을 통해 할인상품 가입 여부를 알리고 있다”며 “보험사나 설계사의 적극적인 안내를 유도하고 할인율의 적정성 등을 점검해 특약 가입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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