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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쏘면 15분내 北전역 타격… ‘메피스토’ 탄두 벙커 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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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우루스 미사일 첫 실사격 성공

동아일보

‘3, 2, 1, 스플래시(splash·폭발했다), 굿 히트(good hit·명중했다), 굿 히트….’

12일 오후 전북 군산 앞바다의 서해 직도사격장. 군용 도색(녹색)이 된 육중한 물체가 ‘쐐액’ 하는 굉음을 내면서 사격장의 컨테이너 구조물 위 별 모양 표시(가로 세로 1.5m)에 수직으로 정확하게 내리꽂혔다. 그 충격으로 구조물이 산산조각 나며 주위에 거센 먼지 폭풍이 일었다. F-15K 전투기로 주변 상공을 비행하면서 이를 지켜본 이현우 공군 중령(진급 예정)이 상기된 목소리로 명중 사실을 무선 교신으로 상부에 보고했다.

공군이 지난해 말부터 독일에서 도입 배치한 타우루스(TAURUS) 공대지미사일의 첫 실사격이 성공한 순간이었다. 타우루스 미사일의 대북 정밀타격 능력이 입증된 것이다. 타우루스는 유사시 대전 이남 상공에서 쏴도 평양의 주석궁(김정은 집무실) 등 북한 지도부와 주요 핵·미사일 기지를 정밀 타격할 수 있어서 킬 체인(Kill Chain)의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13일 공군에 따르면 충남 안면도 상공의 F-15K 전투기에서 발사된 타우루스는 약 400km를 비행한 뒤 전북 군산 앞바다의 직도사격장에 설치된 표적에 명중했다. 약 1.5km 고도에서 투하된 미사일은 자체 엔진(터보팬)을 점화한 뒤 유도항법장치로 가상의 적 방공망을 다양한 고도로 피하면서 직도사격장에 설치된 목표물을 1m 이내 오차로 정확히 파괴했다. 공군 관계자는 “북한의 조밀한 방공망을 뚫고 핵심 시설을 타격하는 타우루스의 실전 능력이 검증된 것”이라며 “타우루스의 비행 속도는 시속 약 1163km로 서울 인근에서 발사하면 15분 내 북한 대부분 지역의 주요 표적을 제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타우루스의 최대 사거리는 500km가 넘는다. 서울 상공에서 쏘면 영변 핵단지는 물론이고 북-중 국경에 배치된 북한 미사일 기지와 지휘시설까지 사정권에 들어온다. 이날 실사격은 사격장 안전과 주변 환경을 고려해 사거리를 400km로 줄이고, 탄두 내 폭약을 제거한 비활성탄을 사용했다. 타우루스의 비행구역 내 해상에 안전구역을 설정해 민간 어선이 사전에 대피할 수 있도록 했다.

스텔스 기술이 적용된 타우루스는 북한군의 레이더에 탐지될 가능성이 낮다.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에 등장하는 악마 ‘메피스토’라는 별칭이 붙은 특수폭탄을 사용한 이중탄두를 장착해 동종의 다른 미사일보다 관통력이 두 배가량 뛰어나다. 철근 콘크리트는 3m, 일반 지상 구조물은 8m 깊이까지 뚫고 들어가는 벙커버스터급 위력을 갖췄다. 또 3중 유도장치를 탑재해 북한군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 공격도 피할 수 있다. 군은 올해 말까지 독일의 제작업체에서 170여 기를 도입해 배치한 뒤 내년에 추가로 90기를 들여올 계획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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