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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인천공항만 ‘사드 무풍지대’ 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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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장주영 산업부 기자

최근 5년간 평균 영업이익률이 53.8%에 달하는 기업이 있다. 한국은행이 2016년 외부감사 대상 기업을 조사한 결과 한국 기업 평균 영업이익률이 6.1%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이로울 정도다. 주인공은 인천국제공항공사다.

인천공항의 영업이익을 떠받치는 것은 면세점이다. 지난해 인천공항 전체 영업이익의 66%가 면세점 임대료에서 나왔다. 롯데면세점은 2015년부터 5년간 총 4조1000억원의 임대료를 내기로 돼 있다. 이런 높은 임대료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면세점들은 면세사업의 견고한 성장세와 한국 제1 공항의 상징성을 이유로 사업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 관광객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 배치 여파로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면세업계는 이익을 얻기는커녕 존폐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올해 2분기 롯데면세점은 29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신라면세점은 8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전분기(168억원)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이런 상황에서 면세업계는 최근 인천공항에 임대료 인하를 요구해왔지만 인천공항은 들은 체 만체다. 국토교통부의 승인 없이 임의로 임대료를 인하할 수 없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물론 당초의 계약을 중간에 임의로 바꾸는 것은 원칙에 맞지 않는다. 하지만 면세업계가 처해있는 절박한 위기는 특수상황이다.

유연한 대처를 한 해외사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동남아의 발리공항과 인도 방갈로르 공항은 면세점 형편이 어려워지자 계약기간을 2~3년씩 연장해주고 매년 증가하는 최소보장액을 인하하거나 초기 금액으로 유지해주는 조정 절차를 시행하기도 했다. 면세업계에 따르면 최근의 경향은 공항도 면세 사업의 당사자로 사업 성적에 따른 수익 공유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13일 사실상 최후통첩을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보냈다. 최소보장액이 아닌 품목별 영업료율에 따라 임대료를 책정하는 방안으로 바꿔달라는 것이다. 수용되지 않을 경우 롯데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철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이 꼭 면세업계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아도 좋다. 하지만 원칙만 고수하는 침묵은 지금 상황에서 맞지 않는다. 인천공항과 면세업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짜내는 게 옳다. 인천공항만 사드 무풍지대로 남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장주영 산업부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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