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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술핵 재배치 불가 못박은 정부 북핵 인질 피할 대안은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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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12일 국회 외교·안보 분야 대정부질의에서 "전술핵 재배치가 된다면 비핵화 원칙이 무너지고 이에 따른 경제제재를 감당할 수 있을지도 문제"라며 전술핵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상철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전술핵 재배치를 검토한 바 없고 한반도 비핵화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전술핵과 관련해 청와대 담당자가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수차례 전술핵 검토 발언을 했던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이날은 "검토하지 않는다"고 물러섰다. 최근 송 장관의 검토 발언 이후 여당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되자 당정이 한목소리 내기로 교통정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문제에서 당정의 혼선을 막는 것보다 중요한 건 북핵 문제에 대해 무슨 해법을 갖고 있느냐는 본질적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물론 전술핵 재배치는 우리가 원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결사적으로 반대할 것이고 그중에서도 두려운 것은 중국의 경제 보복이다. 일본 역시 한국 단독 핵무장에 반대하며 자신들의 핵무장을 위한 지렛대로 활용할 공산이 크다. 동맹 관계에서도 경제적 셈법을 우선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추가 비용을 감수하며 재배치를 결단할지도 의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배치 주장이 나오는 것은 북핵과 균형을 이룰 현실적 수단이 전술핵을 빼놓고는 없기 때문이다. 국가의 제1 존재 이유가 안보에 있다고 했을 때 경제적 이유로 전술핵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도 미국과 일본을 공격하는 것이 자살행위라는 것쯤은 안다. 결국 북핵이 노리는 인질은 한국이다. 주변 열강 모두가 안 된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하겠다'고 덤벼야 정상이다. 죽고 사는 문제인 것이다. 책임 있는 관계자들이 동시에 "전술핵은 없다"고 외치는 것은 전략적인 처신이 아니다. 스스로 포기하는 한국을 보고 주변국들이 무슨 부담을 느끼겠는가. 최소한 전략적 모호성이라도 가져갈 때 단 한 뼘이라도 협상력이 생겨나는 것이다. 전술핵에 관한 정부의 대응을 보면 순진한 건지, 상황을 외면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전술핵을 포기하기에 앞서 "그럼 무엇으로 북핵과 맞설 것이냐"는 질문부터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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