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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체포·구속 개선권고안 논란···"손발 묶고 수사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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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통제하는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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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용/경찰서 이미지


개혁위 권고안 평가 엇갈려···"인권 중시 개혁" vs "수사 크게 제약"

일선 경찰 "사법경찰관 아니라 조선시대 포졸만도 못한 '추노꾼'"
구치소 출장조사, 긴급체포 사전승인, 구금기간 단축 등 현실성 문제
"구속 피의자를 경찰서가 아니라 구치소서 조사하라니 말이 되나"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손과 발을 다 묶고 뭘 수사하라는 것인가."

13일 경찰개혁위원회가 내놓은 '국제 기준에 맞는 경찰 체포·구속 최소화 방안 마련' 권고안에 대해 일선 경찰관들로부터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 권고안은 법학 교수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수사개혁분과에서 만든 것으로 수사를 명목으로 체포나 구속을 남용하는 폐단을 막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개혁위에 따르면 경찰 수사과정에서 체포·구속 및 압수·수색·검증 등의 강제처분은 지난해 기준으로 체포영장 4만554건(12.5%), 사전 구속영장 9206건(2.8%), 긴급체포 1만217건(3.1%), 압수수색검증영장 19만3162건(59.6%), 통신사실확인자료 7만1191건(22.2%) 등 약 30만건에 달한다. 이는 3년 전에 비해 10.3% 늘어난 것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긴급체포 역시 연간 1만건 이상 이뤄지고 있지만 이 중 20% 가량은 구속영장 청구없이 석방한다. "이러한 긴급체포의 경우 '강제처분은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의하여야 한다'는 영장주의의 사각지대에 있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게 개혁위의 의견이다.

일단 경찰청은 개혁위의 권고안을 전향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권고안대로라면 앞으로 경찰 수사관들은 긴급체포 전 반드시 상급자(팀장·과장)의 승인을 얻고 긴급체포한 경우라도 반드시 체포영장을 신청해 법관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강제구인에 대한 절차적 타당성을 중시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신청한 영장이 검찰에 의해 불청구되거나 법원에서 기각되는 경우 신청 과정에 업무상 과오가 있었는지를 따질 수도 있다.

구속된 피의자는 경찰서 유치장이 아닌 구치소에 수감하고 조사 필요시 경찰서 소환 대신 수사관이 직접 구치소를 방문해 '출장조사'를 해야 한다.

이를 두고 일선 현장에서는 인권보호만 중시한 나머지 현실과는 동떨어져 실효성이 있겠냐는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긴급체포한 피의자에 대해 구속영장 대신 체포영장을 신청해 발부받은 뒤 구속영장을 신청한다면 산술적으로 구금기간이 오히려 늘어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구금기간을 최소화 해 피의자 인권보호를 신경쓰도록 한 권고안 성격과도 배치된다.

경찰이 신청한 영장이 검찰이나 법원에서 반려·기각될 경우 책임소재를 묻기로 한 권고안 지침도 경찰의 수사를 제약하거나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속된 피의자에 대한 '출장조사'도 논란이다. 검찰에서도 구속영장이 발부된 피의자는 구치소에 입감하더라도 질병이 있는 환자가 아닌 이상 원칙적으로 조사는 검찰청으로 직접 불러 신문한다. 영상녹화실 등 조사 편의시설이 갖춰진 측면도 있지만 '밖'에서 피의자와 수사관 간 부적절한 청탁이나 금전거래가 이뤄질 소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일선 경찰서의 한 경감은 "서울에만 경찰서가 31개 있는데 모든 수사관들이 피의자를 조사하러 구치소에 가면 공간적으로 수용 가능하겠냐"며 "이미 구치소나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경우에는 출장조사가 불가피하지만 모든 구속된 피의자를 구치소에서 조사하도록 한 건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피의자 조사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참고인을 부르거나 대질신문을 해야 할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 그럴 때마다 경찰서가 아니라 구치소로 불러야 하냐"면서 "구치소에 방문하면 반드시 인적사항을 기재해야 할텐데 자칫 참고인 등의 신분이 외부로 노출돼 인권침해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선의 모 경정은 "이번 권고안은 지난번 집회·시위 권고안과는 결이 다르다. 현장에서는 불만이 상당할 것"이라며 "경찰이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건 거의 없고 타부처 협의나 법개정이 필요한 게 대부분이라 업무 협의가 잘 안 되면 추진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영장전담관' 제도에 대해 검찰이 크게 반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비리를 수사하는 민간기구 설치안에 대해서도 일선에서는 "인권보호를 강화하는 건 좋지만 이런 식으로 감시를 받아야 한다는 것 자체가 비리집단으로 예단한다는 것"이라며 불쾌감을 보였다.

구금기간을 30일에서 20일로 단축토록 한 권고안에 대해서는 "수사기간은 짧아져 덩치 큰 수사는 제대로 마무리 못 짓고 검찰로 넘어가면 검사가 공을 가로채는거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또다른 경찰관은 "사법경찰관이 아니라 조선시대 포졸만도 못한 '추노꾼'이 됐다"며 한탄했다.

반면 개혁위 관계자는 "경찰이 내부 지침을 바꾸면 10일동안 구금한 것도 5~6일로 줄일 수 있다"며 "일본에서도 구속영장을 받기 전 반드시 체포영장을 받도록 하고 있다. (경찰권)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청의 한 관계자도 "통상 케이스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사건들은 수사의 8할, 9할이 거의 다 된 상태에서 신청하는 것"이라며 "영장이 발부된 상태에서는 통상 1~2회 정도 확인수사할 뿐 실제로 구치소에 자주 가서 조사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권고안 추진을 낙관했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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