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쥐어짜듯 초등교사 선발 늘렸지만 ‘임용절벽’ 해소 역부족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울 내년도 초등교사 선발 105명→385명...280명 증원키로

OECD 기준 맞춰 교사 정원 확대 기대하며 선발인원 늘려

교사들 연구·휴직·파견 근무 늘리며 자체 신규임용 늘리기도

대구·광주 선발예정 40명·5명 ‘그대로’ 울산 20명 찔끔 증원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신하영·이재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교원 ‘임용절벽’ 해소를 위해 선발인원을 예정보다 280명 증원했다. 교사들의 연수·휴직·시간제 근무를 확대하는 방안으로 쥐어짜듯 선발인원을 늘린 것이다. 하지만 매년 서울 초등교원 임용 응시자가 1000명을 넘는 상황이라 임용절벽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서울교육청이 13일 발표한 ‘2018학년도 공립 초등학교 교사 임용시험 선발인원’에 따르면 교육청은 올해 치러지는 초등 임용시험에서 385명을 선발한다. 이는 지난달 초 교육청이 발표한 선발예정인원 105명을 3.7배 확대한 규모다.

증원 규모 280명은 서울교육청이 자체 확보할 수 있는 인원(160명)과 교육부의 교사정원 확대를 기대하며 산출한 인원(120명)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교육청은 교사들의 연수·휴직·파견·시간제 근무를 늘리는 방법으로 선발인원 160명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120명은 교육부가 새로 수립하는 ‘교원수급정책’에서 초등교사 정원 확대를 기대하며 산출했다.

◇ 현직 교사들 연수·휴직·파견·시간제 근무 확대

교사연구년제(학습연구년제)와 파견근무 확대로 증원되는 인원은 100명이다. 교사연구년제는 10년 근속 교원을 대상으로 1년간 연구년을 부여하는 제도다. 올해 대상인원은 34명이지만 교육청은 66명을 더 늘릴 계획이다.

파견근무는 교사가 학교 밖 교육기관에 파견돼 근무하는 제도다. 교육청은 여기에서도 44명의 선발인원을 추가로 확보한다.

홍석주 서울교육청 장학관은 “파견 근무는 예컨대 과학전시관에서 학교 밖 과학수업을 맡는 것으로 교사들의 수요가 많다”며 “교육청이 파견근무 확대 정책을 펴면 40여명은 더 선발인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60명은 교사들의 시간선택제와 자율연구직제를 통해 확보한다. 시간선택제는 ‘일자리 나누기 차원’으로 도입된 제도로 신청이 받아들여진 교사는 반일제(4시간) 근무를 하게 된다.

교사 1명이 일할 자리에 2명이 근무하는 제도다. 지금까지는 교사 개인이 본인과 같이 파트타임제로 근무할 교사를 찾아 함께 신청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교육청이 이를 매칭한다. 교육청은 이를 통해 시간선택제 신청 교사를 최소 40명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육아·휴직 등 특별한 휴직 사유가 없어도 신청이 가능한 자율연구휴직제도 종전까지는 학내 교사정원의 5% 이내에서만 신청이 가능했다. 교육청은 이런 제한을 아예 없애 휴직인원을 20명 더 늘릴 계획이다.

◇ 교육청 “교사 정원 1만5000명 확대 기대”

나머지 120명은 교육부의 교사 정원 확대를 기대하면서 확보한 인원이다. 윤오영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에 맞추려면 교사 정원 1만5000명 이상이 더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초등교원은 교육부가 시도별로 정원을 배정하면, 각 교육청이 이를 토대로 선발한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7월 말 서울시교육청에 2018학년도 초등교원 정원으로 2만930명을 배정했다. 이는 전년(2017학년) 2만1222명 대비 292명 감축된 규모다.

교육청은 이미 2018학년도 초등교사 정원이 확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교육부가 내년 3월 내놓을 ‘교원수급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교육부가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OECD 수준에 맞추겠다고 한 만큼 2019학년도부터는 교사 정원 감축이 완화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

교육부는 2014년부터 서울교육청에 배정하는 초등교사 정원을 매년 감축해왔다. 교육청 관계자는 “새로 마련하는 교원수급정책에 따라 교사 정원 규모 확대가 결정되면 올해 120명 추가 선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대구·광주교육청 “선발 예정인원 유지”

서울교육청은 초등교사 선발인원을 ‘쥐어짜듯’ 늘렸지만 임용절벽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특히 교육부가 당장 내년도 초등교사 정원을 동결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교사를 뽑는 시도교육청은 선발예정인원을 급격히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임용준비생들이 몰리는 대구(40명)와 광주(5명) 지역은 선발예정인원 40명, 5명을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울산교육청만 예정인원(30명)보다 20명 증원해 뽑는다.

이다연 서울교대 비상대책위원장은 “서울교육청이 선발하겠다고 한 385명은 만족스러운 수는 아니다”라며 “교육부가 각 시도교육청과 장기적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한 만큼 일단 이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도 미지근한 반응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서울교육청의 선발인원 확대는 교육부와 사전 협의 없이 발표된 것”이라며 “교사 정원 확대는 내년 3월 마련하는 교원수급정책에서 같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