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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타자’의 방망이가 짧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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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속보이는 스포츠] 이승엽의 방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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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삼성)의 야구방망이. 은퇴를 앞둔 상태에서도 자신이 사용하는 야구방망이의 손잡이 부분에 테이핑으로 길이를 조정하는 등 타격에 대한 연구와 실험을 끊임없이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구/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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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케이비오(KBO)리그 삼성-한화 경기 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3루 더그아웃. 4개의 방망이가 나란히 세워져 있다. 이 중 2개의 방망이가 수상(?)하다. 방망이 밑동이 하얀 테이프로 칭칭 감겨져 있던 것. 방망이의 주인은 다름아닌 이승엽(41·삼성). 이승엽은 “방망이가 무거워서…”라고 말끝을 흐렸지만 테이핑 된 방망이는 나름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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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삼성)이 테이핑 한 방망이로 타석에 선 모습. 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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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타자들은 보통 스윙 궤적 등을 고려해 방망이를 길게 잡는다. 타격 모양새를 봐도 길게 잡은 게 보기 좋다. 1주일 전까지 이승엽도 그랬다. 하지만 그는 홈런타자의 ‘자존심’보다 ‘실리’를 택했다. 이승엽은 “배트 스피드가 요즘 떨어졌는데 조금이라도 빨라질까 싶어 테이핑을 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안타 하나라도 더 쳐서 팀 승리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도 했다.

사실 현역 시절 내내 제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추구했던 이승엽이다. “옛날의 좋았던 모습만 기억하면 실패한다”는 마음으로 치열하게 고민해 왔다. 평소 “나는 나 자신을 빨리 파악하는 편이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해야 내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해왔던 그다. 이승엽은 “은퇴하고 쉴 시간은 많으니까 하나라도 더 하자 싶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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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삼성)의 야구 방망이와 모자 및 선글래스, 정강이 보호대. 대구/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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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의 마지막 시즌은 이제 마침표를 찍기 직전까지 왔다. 소속팀 삼성 또한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12일 현재 9위)이 좌절됐다. 그래도 그는 매 경기 ‘최선’이라는 이름으로 타석에 선다. 이승엽의 테이핑 된 방망이는 ‘국민타자’도 빗겨가지 못하는 세월의 무게인 한편 그의 야구 인생 전체를 관통했던 좌우명의 투영인 셈이다. ‘진정한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평범한 노력은 노력이 아니다’.

대구/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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