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등교 14분 남기고 온 부산 휴업 문자… "누굴 위한 휴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부산 동래구에 집중 호우가 쏟아져 침수된 도로와 차량의 모습/사진=독자 제공

파이낸셜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침수된 부산 해운대 벡스코의 모습 /사진=독자 제공

11일 새벽부터 부산지역에 쏟아진 집중 호우로 지역 내 모든 초중고가 임시 휴업하기로 한가운데 교육 당국의 휴업령 지침 전달에 혼선이 빚어지면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날 부산은 시간당 최고 86mm의 많은 비가 내렸다. 부산 가덕도와 진구의 경우 102mm가 쏟아지는 등 갑작스러운 폭우에 도심 곳곳의 도로와 주택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시 교육청은 등굣길 사고 등을 우려해 아침 7시35분께 유치원 395곳, 초등학교 308곳, 중학교 171곳이 학교장 재량으로 임시 휴업을 지시했다가, 기상 악화가 이어지면서 7시45분께 고등학교와 특수학교를 포함한 전 학교를 임시 휴업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교육청의 이 같은 혼선으로 학교마다 휴업 안내 문자가 늦어지면서 학교를 가던 학부모와 아이들은 발길을 돌리거나 등교했다가 다시 하교하기도 했다. 특히 맞벌이 부부들은 급하게 아이를 맡길 곳을 찾으면서 진통을 겪었다.

남구 수영동의 학부모는 "아이를 학교에 내려주고 회사로 가던 찰나에 문자를 확인했다"면서 "순간 '멘붕'이 왔지만 급하게 친정 엄마에 전화를 넣어 아이를 데리러 와줄 것을 부탁했다. 친정엄마 없었으면 애는 어떡할 뻔했냐"고 불만을 표했다.

진구 가야동의 한 학부모는 "애가 학교 간다고 나갔다가 10시에 비를 쫄딱 맞고 다시 돌아왔다"면서 "왜 돌아왔냐고 하니까 휴업이라고 해 그제야 알았다. 만약 하굣길에 사고를 당했으면 누가 책임지냐"라면고 분을 삭히지않았다.

파이낸셜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왼쪽) 8시 40분 등교인데 14분 전인 26분에 휴업을 알리는 문자, (오른쪽) 차량 운행 지연을 알렸다가 44분 후 재량휴업을 통보하는 문자/사진= 독자 제공

동래구 사직동의 학부모는 5살 아이 등원을 준비했다가 한 시간 가까이 기다리다가 결국 가방을 풀었다. 또 사직초등학교 4학년 아이는 등교 14분 전인 8시 26분에서야 '재량휴업일'이라는 안내 문자를 받았다.

이 유치원에서는 오전 7시 41분 학부모 안내 문자에서 '호우로 인한 차량 운행이 어려워 등원 시간을 1차적으로 1시간 연기합니다. 착오 없으시기 바랍니다'라고 보냈다가 44분 후인 8시 25분 '금일 갑작스러운 폭우로 유아들의 안전을 위해 교육청 지시로 재량수업을 실시합니다'라고 안내했다.

이 학부모는 "엄마들 단톡방에서 부산 전체 휴업령이다 아니다 말이 많아 어찌할 줄을 몰라 일단 준비만 해놓고 기다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교육청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 못하고 휴업을 학교장에 떠넘기면서 혼선이 더 커졌다는 주장이다. 학교장이 재량 휴업을 정하지만 학교장 또한 교육청과 학부모의 눈치를 보는 마당에 결정을 미루다 피해는 학생과 학부모만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늦게나마 임시 휴업령이 내려졌으면 이미 등교한 학생들은 학교가 더 안전할 텐데, 비가 오는 와중에 하교를 시켜버려 아이들을 더 위험에 빠트렸다는 주장도 있다.

한편 부산시 교육청는 “일부 학생들이 등교했다가 귀가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으나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기 위해 임시 휴업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