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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유소년 대회 개최' 1년 전 약속 지킨 김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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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0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김연경 유소년 컵대회 경기를 관전하고 있는 김연경과 김사니 SBS SPORTS 해설위원. [안산=뉴스1]


1년 전의 약속을 지켰다. '배구여제' 김연경(30·중국 상하이)이 자신의 이름을 건 유소년 컵대회를 개최했다.

김연경은 지난해 리우 올림픽이 끝난 뒤 한일전산여고에서 유소년 클리닉을 열었다. 그는 당시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유망주들이 참가할 수 있는 대회를 열고 싶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꼭 1년 만에 자신의 말을 현실로 만들었다. 김연경은 9~10일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2017 김연경 유소년 컵대회'를 열었다. 김연경은 대회 내내 선수들과 함께 호흡했다. 코트 밖에선 사진을 함께 찍어주고, 배구공을 주고받았다.이번 대회엔 엘리트 선수가 아닌 아마추어 선수(초등학생)로 구성된 10개 팀이 참가했다. 김연경은 "엘리트 선수들은 대회가 이미 여러 개 있다. 하지만 여가 활동, 방과후 수업으로 배구를 하는 선수들을 위한 대회가 많지 않다. 취미 생활로 배구를 하는 선수들이 많아져야 팬층도 늘어나고 엘리트 선수도 늘어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종목은 다르지만 축구와 야구에선 차범근 축구상, 박찬호기 전국대회 등이 자리를 잡으면서 미래의 스타들을 배출하고 있다. 하지만 현역 선수인 김연경이 대회를 준비하는 것이 쉽진 않았다. 이번 대회 기간도 대표팀 소집기간이었다. 김연경은 "준비 과정이 힘들었지만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잘 진행할 수 있었다. 설레고 걱정도 됐는데 잘 마무리되어 기쁘다. 아이들을 보면서 어렸을 때 나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지난해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배구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더 늘어났으면 했다. 나중에는 엘리트 선수들도 참가할 수 있게 대회를 확대하고 싶다. 언젠가는 이 대회 출신 국가대표 선수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이번 대회에는 현역 선수들과 해설위원 등도 팔을 걷어붙이고 도왔다. 양효진(현대건설), 김희진(IBK기업은행), 박정아(도로공사), 한선수(대한항공), 김해란(흥국생명), 남지연(흥국생명), 김사니 SBS SPORTS 해설위원, 이숙자 KBS N 해설위원 등이 현장을 찾아 응원하고 함께 아이들을 지도하기도 했다. 김연경은 "컵대회 준비 기간이라 바쁜데도 많이 도와줬다. 선수들이 어린 친구들을 위해 우러나온 마음으로 도와줘서 고맙다. '내가 잘 살았구나'란 생각도 했다"고 웃었다. 김연경은 즉석에서 대회 MVP로 선정된 이동진(군산 미장초등학교)의 서브를 받아주기도 했다.

김연경은 2016~2017 시즌을 마친 뒤 중국 상하이로 이적했다. 중국 리그는 10월 말 개막하지만 쉴 틈은 없었다. 국가대표팀에 소집돼 그랑프리와 아시아선수권에 출전했다. 그랜드챔피언스컵엔 뛰지 않았지만 운동화 깔창 제작을 위해 일본을 방문하면서 선수단을 찾아 격려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아직 끝이 아니다'란 자서전(17일 출간)을 내고, 화장품 브랜드 모델로 나서기도 했다. 김연경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책에는 내 이야기들을 담았다. 화장품 모델? 포토샵과 메이크업의 힘을 빌었다. 주변에서 반응이 엄청 뜨거웠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김연경의 짧은 휴식은 12일까지다. 13일부터 다시 진천선수촌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여자 배구 대표팀은 태국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아시아지역 예선(태국·20~24일)에 출전한다. 북한, 이란, 베트남, 태국과 B조에 편성된 한국은 조 2위 이내에 들어야 내년 세계선수권 본선에 갈 수 있다. 2020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위한 랭킹 포인트 확보를 위해서는 세계선수권 진출권이 꼭 필요하다. 김연경은 "가장 중요한 대회다. 모든 선수들이 여기에 맞춰 준비했다. 첫 경기가 북한인데 복병이 될 것 같다. 아시아선수권에서 진 태국전도 이기고 싶다. 꼭 세계선수권 티켓을 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최근 몸살을 앓았다. 아시아선수권을 앞두고 "후배 이재영(흥국생명)이 이번 대회에 출전했어야 했다"고 실명을 거론했기 때문이다. 나중에 대표팀 시스템에 대한 언급이었을 뿐 이재영에 대한 비난이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김연경과 이재영 모두에게 상처를 남겼다. 김연경은 "대표팀에 돌아가면 선수들을 잘 이끌겠다. 목표를 위해 솔선수범해소 팀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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