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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반복되는 北 리스크, 한국경제 돌발악재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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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학습효과 생겼다지만…

"횟수·강도 면에서 과거와 달라"…커지는 긴장감

국내 금융시장 혼란 더해 실물경제 타격 가능성

기재부·한은·금융위, 4일 장 직전 긴급 대책회의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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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북한 리스크가 부쩍 잦아지면서 우리 경제의 돌발악재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그만큼 내성도 생겼다는 평가가 여전히 많다. 그럼에도 최근 들어서는 잊을만 하면 다시 발생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어, 우리 정책당국과 금융시장 전반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최대 불확실성, 北 리스크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12시29분께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일대에서 감지된 규모 5.6의 인공지진파는 제6차 핵실험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핵실험으로 확인될 경우 규모 면에서 역대 최대가 될 전망이다.

이는 지난달 29일 북한이 일본 상공을 지나 북태평양 해상 쪽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지 불과 닷새 만이다. 지난달 초에는 북미간 독한 설전이 오가며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불과 한달 사이에 벌어진 일들이다.

경제계는 최근 북한 리스크의 횟수와 강도를 주목하고 있다. 지금껏 지정학적 리스크의 패턴은 어느정도 정해져 있었다. 북한이 먼저 핵실험을 하거나 미사일을 쏜다고 해도, 전면전 우려는 거의 없었다. 학습효과가 생긴 것도 이런 전례가 계속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강대강(强對强)’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미국의 선제공격설도 심심치 않게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그 갈등의 횟수도 과거보다 훨씬 더 잦아지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북한이 이제는 핵을 폐기하기 어렵다”면서 “리스크의 강도도 과거와는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는 곧장 국내 경제심리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은행이 매달 내놓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달 109.9로 전월(111.2) 대비 1.3포인트 내렸다. 최순실 사태가 한창이던 올해 1월 이후 7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금융권 한 고위인사는 “지난달 중순께부터 북한 리스크로 인해 주가가 급락하는 소식이 계속 전해지면서 소비심리에도 악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심리의 하락은 곧 실물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뜩이나 경제주체들의 수요가 약한 상황인데, 이를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소비심리 불안 등이 대두되면서 올해 초 경기 낙관론이 퇴색되고 있다”면서 “이런 불안심리가 확산될 경우 실물경제 확장성을 제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획재정부가 오는 8일 발간하는 ‘경제동향 9월호(그린북)’에서도 지정학적 리스크는 빠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최근 “방향을 예단하기 어렵다”며 북한 리스크의 불확실성을 유독 강조하고 있다.

◇‘노심초사’ 국내 금융시장

금융시장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반복되는 한반도 긴장감은 ‘셀 코리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까지도 과거부터 이어진 내성은 유효하다는 평가가 다수이긴 하다. 지난달 29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도 하루 만에 원화·주식·채권의 가치가 오르며 안정을 되찾았다. 예전 핵실험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예컨대 2013년 2월 3차 핵실험 때는 당일만 코스피지수가 0.3% 하락한 후 곧장 상승했다. 2차 핵실험(2009년 5월) 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역시 과거와는 다른 것 같다는 묘한 긴장감이 국내 금융시장을 누르고 있다. 당장 4일부터 외국인 투자자가 원화 표시 자산을 내던지고, 그 자산의 가치가 덩달아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에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판단이 더 쉽지 않아졌다”면서 “(국내 금융시장은) 장기간 혼란스러운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정책당국은 4일 개장 직전인 오전 8시30분 대대적인 긴급회의에 나선다. 기획재정부·한국은행·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국제금융센터가 참석한 가운데 관계기관 합동점검반회의를 열기로 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느 때보다 높은 긴장감을 가지고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필요시 적시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보다 30분 앞선 오전 8시 윤면식 부총재 주재로 자체적인 통화금융대책반회의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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