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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고1 ‘안도’·중3 ‘불안’·중2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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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린 학생들 / 고1 “재수 부담 줄었다” 반겨… 중3 “재수 쉽지 않을 것” 걱정 / 중2, 고입도 변화… 혼란 겪어

세계일보

교육부가 31일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을 1년 미루겠다고 발표하면서 현재 고등학교 1학년과 중학교 2, 3학년 학생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들이 대학입시에 도전하는 2021∼2022학년도는 어느 때보다 치열한 ‘눈치게임’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발표에 고1 학생들은 반색했다. 2021학년도 수능이 현행 체제로 유지됨에 따라 재수 부담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고1 학부모 김모(45·여)씨는 “2021 수능이 바뀐다는 소식에 아이가 재수 기회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했는데 한시름 놓았다”고 털어놨다.

중3 학생들은 당장 수능 체제가 바뀌는 부담은 덜었지만 새 교육과정(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학교 수업과 수능 체제가 다르고, 재수를 선택하기 쉽지 않아졌다는 점 등으로 여전히 걱정하고 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중3은 현행 체제에 맞춰 고입과 대입을 준비하면 된다”며 “재수가 힘들어져 부담스럽겠지만 체계적인 학습을 하면 혼란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1 대학수학능력시험’ 체제 개편 1년 유예를 발표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중2 학생들은 중3이 새 교육과정과 수능을 겪는 모습을 보고 학습전략 등을 준비해도 되는 처지였다가 졸지에 바뀐 수능을 치르는 첫 학년이 됐다. 애초 교육부가 제시했던 수능 개편 시안처럼 내년 8월에 발표되는 2022 수능 개편안에서도 절대평가 확대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 중2는 올해 중3이 겪었던 혼란을 고스란히 물려받는다.

여기에 중2는 당장 내년에 치를 고입에서도 변화를 겪어야 한다. 교육부가 전날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르면 내년부터 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의 우선선발권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전기고로 분류되는 외고·자사고는 통상 8∼11월에 학생을 선발하고 후기고인 일반고는 12월에 뽑는데, 이를 12월 동시선발로 맞추겠다는 것이다. 고입이 대입과도 이어지는 만큼 중2 학생들의 셈법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중학교 2학년 딸을 둔 경기 용인시의 양모(42·여)씨는 “올해 중3부터 수능이 바뀐다는 얘길 듣고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중학교 2학년 담임교사는 “오늘 교육부 발표 이후 반 아이들이 말 그대로 난리가 났다”며 “당장 내년에 진학할 고교 얘기부터 수능 절대평가 찬반까지 하루 종일 입시 얘기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현 중2는 고교 선택부터 진학설계 전반에 큰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내년에 수능 개편이 확정된 이후에 진학할 고교를 선택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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