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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week&] 바르셀로나도 테러 강타 … 어딜 마음 놓고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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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전 외교부 경보제도 확인을

파리·니스·이스탄불·마닐라 ‘자제’

세부·보라카이·런던은 ‘유의’ 지역

가장 안전한 나라는 아이슬란드

중앙일보

지난 4월 테러 발생 이후 한층 경계가 강화된 프랑스 파리. 한국 외교부도 파리·이스탄불·바르셀로나 등 테러 공격이 벌어진 유럽 주요 도시를 ‘여행유의’ 혹은 ‘여행자제’ 지역으로 지정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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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4월 20일), 런던(6월 3일)에 이어 바르셀로나(8월 17일)까지.

테러 안전지대로 꼽히던 스페인 바르셀로나까지 테러 공격을 받으면서 안전한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영국 런던 테러 당시 한국인 4명이 부상을 당하는 등 해외 테러가 남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2011년 4458건이었던 재외국민(여행객 포함) 사건·사고가 2016년 9290건으로 크게 늘었다. 물론 이 중 3분의 2가 절도지만 실종(348건)이나 폭행·상해(270건), 안전사고로 인한 사망(123건)도 적지 않았다. 모든 사고를 예방할 순 없지만 외교부의 해외 안전여행 정보를 미리 챙겨 보면 여러모로 유익하다. 가장 기본이 ‘여행경보제도’다. 네 단계 중 가장 위험하다고 분류한 여행금지 지역을 허가 없이 방문하면 1년 이하의 징역,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최근 5년 새 유럽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테러에도 인기는 여전하다. 원형진 모두투어 홍보팀 차장은 “추석 연휴에 해외로 나가는 고객 중 유럽 예약자의 비율이 날짜별로 11~13%에 달한다”며 “여름 성수기(8~9%)보다 높은 비율로 최근 테러로 인해 취소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럽은 테러가 아니어도 원래 사건·사고가 많은 지역이다. 2016년 한국인 해외 사건·사고의 45%가 유럽에서 일어났다. 특히 스페인은 테러와 무관하게 전역이 여행경보제도 1단계인 ‘여행유의’ 국가로 분류돼 있었다. 강도·절도·성추행 등이 빈번하게 발생해서다. 프랑스는 2015년 11월 파리 테러 발생 이후 여행유의 국가가 됐다. 특히 테러가 직접적으로 발생한 파리와 남부 휴양지 니스는 이보다 한 단계 높은 ‘여행자제’ 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중앙일보



이재완 외교부 재외동포영사국 심의관은 “1단계(여행유의)는 여행을 가는 건 괜찮지만 스스로 신변 안전에 유의하면 되는 곳이라면 2단계(여행자제)는 여행에 앞서 꼭 가야 하는지를 신중하게 검토하라고 권하는 곳”이라고 차이를 설명했다.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이나 터키 이스탄불 등이 대표적인 여행자제 지역이며, 런던도 이달 22일 ‘여행유의’ 지역으로 분류됐다. 반면에 2016년 12월 트럭 돌진 테러가 발생한 베를린을 비롯해 독일 전역은 여행경보가 발령되지 않았다. 외교부 관계자는 “테러 발생만으로 여행경보를 발령하진 않는다”며 “전반적인 현지 치안상태와 양국 외교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유럽이 인기라지만 한국인이 많이 찾는 해외 여행지는 아시아다. 2016년엔 509만 명이 방문한 일본에 이어 중국(444만 명)·베트남(156만 명)·필리핀(147만 명)·태국(146만 명) 순으로 한국인 방문객이 많았다.

안전을 고려할 때 가장 의외인 건 필리핀이다. 테러가 빈번히 일어나는 데다 한국인을 겨냥한 범죄사건도 자주 일어나고 있지만 매해 방문객이 10%씩 늘고 있다. 민다나오섬은 여행경보 최고 단계인 ‘여행금지’, 팔라완섬 일부 지역은 ‘철수권고’ 지역으로 지정돼 있는데 관광지가 아니라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한국인이 많이 찾는 세부나 보라카이는 ‘여행유의’ 지역이라 ‘여행자제’ 지역인 마닐라 등 다른 필리핀 지역보다는 안전한 편이다. 조일상 하나투어 홍보팀장은 “강력범죄 사건이 발생하거나 계엄령이 선포됐을 때 일시적으로 여행 수요가 줄었지만 금세 회복됐다”며 “오히려 사건·사고 발생 뒤 여행경비가 저렴해지고 치안이 강화되는 걸 알고 일부러 찾는 여행객도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국경지대에 여행경보가 발령된 경우가 많다. 태국은 나라 전체가 ‘여행유의’ 단계지만 말레이시아 국경지대인 남부 4개 주(나라티왓·빠따니·얄라·송클라)는 ‘철수권고’ 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인도네시아 4개 주(아체·말루쿠·중부술라웨시·파푸아)는 여행자제 지역이다.

우리나라가 정한 기준 말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안전한 나라’ 순위도 있다. 호주 시드니에 본부를 둔 경제평화연구소(IEP)는 매해 세계평화지수를 발표한다. 범죄율, 주변국과의 갈등 상황 등을 반영하는데 지난 6월 발표한 순위에서는 아이슬란드가 1위에 올랐다. 아시아 국가 중에는 일본(공동 10위)이 유일하게 10위권에 들었다. 전체 163개 조사국 중에서 한국은 47위, 북한은 150위였다.

세계여행관광협회(WTTC)는 2년마다 국가별 관광 경쟁력 순위를 발표하는데 이 중 ‘안전’만 따로 순위를 매긴다. 2017년엔 핀란드가 1위였다. 136개국 중 한국은 36위에 올랐고, 북한은 조사 국가에서 제외됐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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