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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닭으로 번진 DDT 논란, 치킨업계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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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는 ㄱ씨는 요즘 뉴스를 보며 가슴을 졸이고 있다. 살충제 계란 파문이 닭으로까지 번지며 치킨 주문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ㄱ씨는 “최근 일주일간 매출이 20%까지 떨어졌다”며 “DDT가 닭에서도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소비자 불안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 이보다 매출이 더 떨어질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맹독성 살충제인 DDT가 계란에 이어 닭에서도 검출되며 육계와 치킨 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살충제 계란 파문이 불거진 지난 15일 이후 약 일주일간 치킨 영업점들의 매출이 15~20% 가량 하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형마트의 닭고기 판매 매출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적게는 15%에서 많게는 50%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 15일부터 23일까지 일주일간 롯데마트의 닭고기 매출은 15% 감소했고 이마트는 같은 기간 46.8%나 떨어졌다.

살충제 계란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이 치킨과 닭가공 식품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것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살충제 계란에 대한 소비자 불안이 닭고기 구매에도 영향을 미치며 매출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38년 전부터 사용이 금지된 DDT가 계란에 이어 닭에서도 검출되며 정부가 전국 모든 산란계 농장에서 출하되는 닭고기에 대한 잔류물질 검사를 확대하기로 함에 따라 사태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를 비롯해 동물축산 관련 전문가들이 치킨과 닭가공식품 등 식용닭(육계)는 문제가 된 산란계와 사육 방법이 달라 DDT 문제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소비자들의 불안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산란계와 달리 식용으로 쓰이는 육계는 사육기간이 30일로 짧아 진드기 발생 확률이 낮고, 살충제 문제도 없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육계는 30~35일 만에 도축을 하기 때문에 사육 주기가 짧아 살충제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AI에 이어 치킨가격 인상, 브라질 닭고기 파동 등 올해 유난히 수난을 겪고 있는 치킨 프랜차이즈업계는 더욱 가슴을 졸이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한 치킨집 운영자는 “고객들에게 치킨은 안전하다고 설명을 해도 소용이 없다”며 “살충제 파문이 치킨으로도 번질것이라는 우려가 결국 현실이 됐다”고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DDT 파문으로 인한 치킨 매출 하락이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 소비자들의 경우 산란계와 육계에 대한 개념이 없어 자칫 치킨시장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진다.

한 대형 치킨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문제가 없더라도 소비자들의 불신이 확산되면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며 “프랜차이즈 업계로서는 소비자 불안이 가라앉기전까지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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