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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WC최종예선]이동국·염기훈·김영권 "아빠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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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환하게 웃으며 입소하는 축구 국가대표 이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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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염기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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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 축구대표팀 김영권


【서울=뉴시스】황보현 기자 = 3년 만에 태극마크를 단 '맏형' 이동국(38·전북)과 염기훈(34·수원) 그리고 김영권(27·광저우 헝다)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가족들의 힘을 받으며 남편과 아빠의 이름으로 대표팀에 왔다.

이동국은 '다둥이' 아빠다. 2005년 이수진(38)씨와 결혼해 5남매를 얻었다. 2007년 쌍둥이 딸 재시·재아(10)를, 2013년엔 딸 쌍둥이 설아·수아(4)를 낳았다. 2014년엔 태명이 '대박이'인 막내아들 시안(3)이를 품에 안았다.

이동국은 감히 한국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1998년 5월16일 자메이카와의 친선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른 이후 2014년 10월14일 코스타리카전까지 16년 간 대표팀을 위해 뛰었다.

어린 선수들의 성장과 함께 자연스레 대표팀에서 잊히는 듯 했던 이동국은 이란(31일), 우즈베키스탄전(9월6일)을 앞둔 신태용호의 부름을 받았다.

이동국은 지난 14일 대표팀 소집 첫 날 예능 프로그램으로 이름을 알린 아들 시안이의 캐릭커쳐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입소했다.

첫 태극 마크를 달았던 지난 1998년 이후 19년이라는 세월이 지났고, 그 사이 혼자가 아닌 대가족을 이끄는 가장이 됐다.

이동국은 김남일(40) 코치보다는 2살이 어리고 차두리(37) 코치보다는 1살이 많다. 이런 이유로 경기 외적인 부분을 위해 대표팀에 합류하길 꺼려했다.

하지만 신 감독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너가 꼭 필요하다"며 설득했다. 센츄리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 가입, 그리고 K리그에서 꾸준히 보여준 활약으로 신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이동국은 통산 A매치 103경기에 나서 33골을 넣었다.

가족은 이동국을 다시 뛰게 만드는 힘이다. 이동국은 가족에게도 월드컵 본선을 약속했다. 그는 "시안이는 내가 붉은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아빠가 월드컵 본선을 올려놓고 돌아가겠다고 약속했다"고 미소 지었다.

대표팀에서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염기훈 역시 같다. A매치 51경기에 출전한 염기훈은 2015년 5월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미얀마전 이후 2년여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2010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아르헨티나전에서 단 한 번의 실수로 인해 숱한 비난을 받아야했다. 이런 아픈 기억 때문에 염기훈은 "대표팀에 가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는 말을 자주 내뱉었다.

하지만 신 감독은 K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염기훈을 지나치지 않았다.

가족들 앞에서는 그저 평범한 아빠가 되는 염기훈에게 가족은 항상 미안한 존재다. 염기훈은 2009년 김정민(32)씨와 결혼해 1남 1녀를 두고 있다. 첫째 선우(7)는 아빠를 닮아 축구에 소질이 있다.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안아픈 딸 효주(4)도 그를 웃게 만드는 에너지다.

축구를 좋아하는 아들을 위해서, 그리고 지난 대표팀에서의 안 좋은 추억을 뒤로 하고 한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만을 생각하고 있다.

염기훈은 파주 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 입소 당시 "가장 부담이 되는 대표팀"이라며 "지금 처해 있는 상황을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 모두 책임감과 부담감을 다 갖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권도 다시 한번 명예회복을 노린다. 슈틸리케 감독 시절 주전 수비수였던 김영권은 지난해 9월 소속팀 경기 도중 정강이 비골 골절상을 당하며 대표팀에서 멀어졌다. 이후 독일에서 수술과 재활을 통해 지난 6월 팀에 복귀했고 조금씩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신 감독은 그동안 지적됐던 수비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경험이 많은 김영권을 불러들였다. 그의 대표팀 합류는 1년만이다. 김영권은 A매치 45경기를 소화했다.

최근 한국 축구는 수비 불안으로 위기를 자초했다. 김영권도 중심에 있었다. 중국에서 뛴다는 이유였다.

실제로 수비라인의 부진의 중심에는 중국 슈퍼리그 출신 선수들이 대부분이었고 특히 올해부터는 외국인 쿼터 제한이 엄격해짐에 따라 출전기회가 줄어든 선수가 다수였기 때문이다.

힘들 때마다 가족을 떠올렸다. 지난 2014년 12월 결혼한 김영권은 생후 23개월이 된 딸 리아가 있다. 리아가 태어난 후 책임감이 더 강해졌다. 부상과 부진에서 빨리 회복할 수 있었던 이유도 가족들의 힘이 컸다.

김영권은 "밖에서 팀의 일원으로 지켜봤는데 마음이 아팠다. 계속 중국화 논란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사실 선수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이번 경기에서는 중국화가 답이라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hb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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