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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적폐 청산'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이 '윤리'를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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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의사직업윤리위원회' 발족

아시아경제

▲서창석 병원장.[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이른바 '적폐 청산'의 대상인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이 때 아닌 '윤리'를 외치고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23일 바람직한 의사직업윤리를 확립하고 의료전문가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내외부인사로 구성된 '의사직업윤리위원회(위원회)'를 발족시켰다는 자료를 내놓았다.

위원회의 역할에 대해 서울대병원 측은 "의사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사직업윤리를 확립하고 의료전문가에 대한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자료에서 서창석 병원장은 "우리나라는 의사들 스스로 의료행위의 기준을 만들고 그것을 지키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았다"며 "비교적 짧은 기간에 근대의학이 정립됐던 것이 이유라고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서울대학교병원 소속 의사들이 스스로 합의하는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시작함으로써 의사 개인의 판단을 스스로 규율할 수 있는 자율성(Autonomy)을 회복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 원장의 이 같은 언급은 그의 그동안 행동과 전적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 병원장은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의료게이트'에 깊이 연루돼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박근혜 비선진료의 중심인물이었던 김영재 의원의 봉합사 서울대병원 도입 특혜 의혹은 물론 금품수수까지 불거졌다. 민주노총과 시민단체는 고(故)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 조작관여 의혹 등으로 서 병원장을 '적폐청산' 10대 대상에 선정하기도 했다.

서 병원장이 박근혜 정권에서 대통령 주치의로 있던 시절 서울대병원측은 고(故) 백남기 농민의 사인은 '병사'로 발표됐다. 국민의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뒤늦게 서울대병원은 사인을 '병사'에서 '외인사'로 변경한 바 있다.

서울대병원의 '윤리'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4월 서울대병원 교수 약 20명은 학교 연구기금(총 비용 1800만 원)으로 제주도로 관광성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된 바 있다(본보 6월15일자 '[단독]"연구비로 제주관광"…제정신 아닌 서울大 정신과 교수들'). 당시 출장 목적은 학술행사(워크숍)였는데 2박3일 일정 동안 3시간 남짓 진행한 세미나 한 차례를 제외하곤 나머지 시간은 모두 '관광'으로 채워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병원은 그동안 국민들로부터 수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서울대병원이 반성하고 앞으로 잘해보겠다는 측면에서 위원회를 발족시킨 것은 이해할 만하다. 다만 병원장에서 물러나도 모자랄 판에 서 병원장이 '자율성' '윤리' 등을 언급한 것은 누가 봐도 비상식적이고 몰염치한 태도라는 비판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서울대병원 측은 "현재 서울대병원장이기 때문에 의례적으로 보도 자료에 관련 언급을 넣은 것 뿐"이라고 밝혔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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