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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인터뷰]"내 아버지가 택시운전사 김사복, 증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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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택시 운전사 아닌 호텔택시 운전사"

CBS노컷뉴스 김정훈 기자·강민주PD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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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영화 '택시운전사'의 관객 수가 천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광주민주항쟁을 취재했던 독일인 기자 힌츠페터, 그리고 그 기자를 적극적으로 도운 택시운전사 김사복씨의 이야기를 담았죠. 그동안 영화 제작사뿐만 아니라 많은 언론에서도, 그 시대의 작은 영웅으로 떠오른 김사복씨를 찾으려 노력했지만 행방이 묘연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김사복이라는 인물의 아들을 만났습니다. 김사복씨를 찾기 어려웠던 이유도 있었다는데, 취재한 김정훈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죠. 김 기자, 김사복씨 아들을 직접 만나셨어요?



◆ 김정훈> 어제 오후 김사복씨의 아들 김승필씨를 만났습니다. 김씨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아버지가 영화 '택시운전사' 속 김사복씨이고, 1984년 세상을 떠났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 김승필씨를 직접 만나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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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필씨 트윗 내용. (사진=트위터 캡처)


◇ 김현정> 김승필씨의 아버지가 정말 김사복씨 맞는 건가요?

◆ 김정훈> 김승필씨의 말로 직접 들어보실까요?

[녹취]"아버님 (이름이) 김사복씨. 선비 사(士)에 복 복(福)자. 저는 사력을 다해서 아버님이 김사복씨, 피터씨와 다녀오신 분이다 하는 걸, 온 국민이 알게끔..."

◇ 김현정> 그런데 트위터 글을 두고도 진짜 김사복씨의 아들 맞느냐는 진실 논란이 벌어졌거든요. 김사복씨가 김승필씨의 아버님이라는 걸 어떻게 증명할 수 있죠?

◆ 김정훈> 그것을 위해서, 김승필씨의 양해를 얻어 함께 가족관계증명서를 떼어봤습니다. 여기 증명서 사진을 보시면 알겠지만 1959년생 김승필씨의 아버지 이름이 김사복씨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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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필씨의 가족관계증명서. (사진=김승필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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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그동안 영화 제작사, 또 언론을 비롯한 많은 곳에서 김사복씨를 찾으려 백방으로 수소문을 해왔거든요. 그렇게 노력했어도 김사복씨를 안다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잖아요?

◆ 김정훈> 그동안 김사복씨를 찾는 단서는 '택시운전사'였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희도 그 당시 택시운전사들을 추적해왔습니다. 택시운송사업조합,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도로교통공단 등을 모두 취재해봤지만 1980년에 택시운전대를 잡았던 김사복씨는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김사복씨는 번지수가 잘못됐다고 말합니다. 김사복씨는 일반적인 택시운전사가 아니었다는 게 김승필씨의 설명입니다. 들어보시죠.

[녹취]"두 대는 호텔 명의로 된 영업용 호텔택시고 하나는 자가용. 아버님이 그때 호텔택시 두 대랑, 아버님 자가용 한 대까지 석 대 가지고 계셨어요. 그 중 한대로 광주 가신 거에요."

◆ 김정훈> 실제로 1980년대에는 호텔택시라는 게 있었습니다. 정확히는 1978년 도입됐는데, 호텔에 소속된 형태로 예약을 받아 손님을 태우고 원하는 목적지까지 실어주는 것이죠. 일반 차량과는 번호판 색깔만 다를 뿐, 지붕 위 캡도 없어서 여느 고급 승용차의 모습과 똑같았습니다. 특성상 주로 외국인을 상대로 영업을 했고요.

◇ 김현정> 그래서 개인택시든 회사택시든, 택시운전사 명단 어디에서도 김사복씨를 찾을 수가 없었다는 거네요?

◆ 김정훈> 네. 김승필씨 주장에 따르면, 김사복씨가 영어도 썩 잘해서 많은 외신 기자들이 그를 단골 삼았다고 합니다. 힌츠페터는 독일 TV방송사의 일본 특파원 아니었습니까? 그가 한국에 오려고 마음을 먹고는 한국 주재 외신기자를 통해 김사복씨를 소개받았을 거라는 추측입니다. 그래서 힌츠페터가 한국 김포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김승필씨의 호텔텍시를 타고 광주를 향했다는 것이죠.

◇ 김현정> '택시운전사' 영화 내용과는 다른데, 김사복씨의 아들 김승필씨가 1959년생이면 1980년엔 20대였겠네요. 그 당시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던가요?

◆ 김정훈> 그가 22살이었을 때였는데, 광주의 참상을 직접 보고온 아버지 김사복씨가 울분을 터뜨리고 술도 많이 드셨다 하네요. 직접 들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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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인 김승필 씨.


[녹취]"광주 다녀오시고 첫 마디가 같은 민족끼리 그렇게 죽일 수 있느냐 하셨어요. 대검 꽂아서 사람 찔러 죽인다든지, 개머리판으로 말도 못하게… 들어갈 때 어려웠는데 나올 때는 더 어려웠다고. 나올 때는 군인한테도 아마 걸렸다고 하셨어요."

◆ 김정훈> 다행히 군부로부터 고초를 겪지는 않으신 걸로 알고 있다 하고요, 그로부터 4년 뒤 간암으로 생을 마감하셨다는 게 김승필씨의 설명입니다.

◇ 김현정> 위험을 무릅쓰고 광주의 진실을 알린 김사복씨에 대한 이야기인데, 너무나 뒤늦게 그 노력들이 알려지네요.

◆ 김정훈> 김승필씨는 군사정권 아래에서는 아버지의 행적을 말할 수 없었고 그 이후에는 스스로도 잊고 살았다고 하는데요, 영화를 보고 아버지의 이야기임을 확신하고는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고 합니다. 또 바람도 있다는데, 이 부분 들어보시죠.

[녹취]"영화가 붐일 때 국민들이 잠깐 기억하고 마는 아버님 모습이라면, 그건 자식된 도리가 아니지 않습니까. 피터 아저씨가 망월동 묘지에 가 계시잖아요. 저는 영원히 아버지를 기억할 수 있도록 망월동 옆에 피터(힌츠페터) 아저씨 옆에 모셨으면 합니다."

◆ 김정훈> 또 김사복씨를 두고 일각에서 북한의 첩자 아니냐는 설까지 유포하고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덧붙였습니다.

◇ 김현정> 숨겨진 영웅을 둘러싼 어처구니 없는 논란을 끝내기 위해서라도 정확한 사실 관계가 드러나야 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이분이, 영화 속 그 김사복씨의 아들인지는 아직 100% 단정할 수 없지 않나요?

◆ 김정훈> 김사복씨가 동명이인일 수도 있고, 실제 호텔택시를 몰았는지도 확인해 봐야겠죠. 그 때문에 김사복씨 행방을 찾아온 영화 제작사 측은 김승필씨의 이야기를 접하고도 며칠째 '확인중'이라는 신중한 입장입니다. 하지만 다른 정황 증거들도 보여지는데요, 그러한 점들은 CBS 노컷뉴스를 통해 그리고 내일 이 시간 <훅!뉴스>를 통해 더 자세히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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