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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갤노트8, 갤S8과 도플갱어?... '혁신'보다 '안정' 택한 삼성, 아이폰8 잡을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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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8과 다를게 없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파크 애비뉴 아모리(Park Avenue Armory)에서 열린 삼성전자 프리미엄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 신제품 공개(언팩) 행사장에서 제품이 모습을 드러내자 관중석 일부에서 터져나온 말이다.

전작인 갤럭시노트7의 실패를 갤럭시노트8로 만회하기 위해 삼성이 혁신적 기능들을 새제품에서 시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대와는 사뭇 다르다는 반응이었다. 삼성전자(005930)가 이번에는 새로움을 추구하는 ‘혁신’보다는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삼성 제품 중 최초로 탑재했다고 강조한 듀얼카메라는 이미 경쟁사인 애플이 먼저 시도했고, 베젤을 최소화한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역시 LG전자가 먼저 선보인 기술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혁신은 없었다는 평이다. 이날 언팩을 지켜본 한 미국인 관람객은 “갤럭시S8보다 화면만 더 커진데다 S펜이 탑재됐을 뿐인 것 같다”며 “기대했던 혁신은 없었다”고 말했다.

◆ 갤노트8, 갤럭시S8과 도플갱어?… 커진건 좋지만 ‘그립감’은 글쎄

갤럭시노트8이 공개되자, 올해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S8과 비슷한 점이 많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갤럭시노트8은 지문, 홍채, 안면 인식 기능 등 생체인식기능 뿐 아니라 인공지능(AI) 인터페이스인 ‘빅스비’도 동일하게 탑재됐으며, 배터리 용량 역시 갤럭시S8과 동일한 3300밀리암페어아워(mAh)가 적용됐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버지도 23일(현지시간) “갤럭시노트8은 안드로이드 7.1.1과 함께 제공되며 전반적인 소프트웨어 경험은 기본적으로 갤럭시S8의 기능과 동일하다”고 평했다.

특히, 갤럭시노트8은 갤럭시S8과 동일하게 베젤을 최소화해 화면을 키운 ‘인피니티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시각적으로 상하좌우가 곡면으로 휘어진 ‘엣지’ 형태의 화면도 그대로 유지했다. 베젤을 최소화하는 과정에서 전면의 홈버튼이 사라지고, 대신 홈버튼 위치에 압력센서가 탑재된 점도 갤럭시S8과 동일했다.

갤럭시노트8은 듀얼 엣지 디스플레이로 입체감을 살린 것은 물론, 디스플레이를 둘러싼 상하좌우의 모든 베젤을 최소화해 화면 크기를 최대화했다. 기기 전면의 80% 이상이 화면인데다 화면 비율도 18.5 대 9의 ‘시네마틱 뷰(영화를 보는 듯한 시각)’로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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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노트8을 한손으로 움켜쥔 모습(왼쪽)과 갤럭시노트7을 한손으로 움켜쥔 모습(오른쪽). 갤럭시노트8은 한손으로 잡기 불편한 반면, 갤럭시노트7은 여유가 있게 잡힌다. / 뉴욕=심민관 기자



갤럭시노트8이 화면이 커져서 좋은점도 있지만 대신 그립감은 기존 제품들에 비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갤럭시노트8의 화면 크기는 6.3인치로, 전작인 갤럭시노트7보다 0.6인치, 갤럭시S8 플러스보다는 0.1인치 더 커졌다.

전반적으로 갤럭시노트7보다 가로 및 세로 길이가 모두 더 길어졌고, 두께도 더 굵어졌다. 갤노트8의 세로 길이는 16.2센티미터(cm)로 15.35cm인 갤노트7에 비해 10cm 가량 길어졌다. 갤노트8의 가로 길이 역시 7.48cm로 7.39cm인 갤노트7보다 약 1cm 길어졌으며, 갤노트8의 두께 또한 8.6밀리미터(mm)로 7.9mm인 갤노트7보다 0.7mm 더 두꺼워졌다.

전작보다 사이즈가 커진만큼 무게 또한 늘었다. 갤럭시노트8의 무게는195그램(g)으로 169g인 갤럭시노트7보다 26g 늘어났다. 화면 크기가 비슷한 갤럭시S8 플러스(172g)와도 23g의 무게차이가 났다.

갤럭시노트7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 유학생 김모씨는 “전작인 갤럭시노트7이 훨씬 그립감이 더 좋았고 가벼웠던 것 같다”며 “갤럭시노트8이 다 좋은데 손에 쥐기 어렵고 무거운 점은 단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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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노트5부터 갤럭시노트8까지 규격, 무게, 화면 크기 비교 / 김종형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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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엔 혁신보다 안전한 길 선택한 삼성

삼성전자는 신제품 발표 때마다 ‘혁신’을 무기로 시장을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장 먼저, 펜 기능이 탑재된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시작해 대화면 패블릿폰 시대를 연것도 삼성이 주도한 혁신의 결과물이었다.

지난 2014년 갤럭시노트4에서 한쪽 면만 커브 엣지를 적용한 모델을 출시해 듀얼 엣지 스크린 시대를 연것도 삼성이었다. 방수 및 방진 기능, 무선충전 기능도 삼성이 앞장서 상용화 시킨 결과물이다.

아울러, 최근에는 모바일 결제 플랫폼인 삼성페이를 내놓으면서 모바일과 금융을 결합시켰고, 인공지능(AI) 인터페이스인 빅스비를 개발해 AI 스마트폰 시대를 앞당겼다. 홍채, 지문, 안면 인식 기능을 스마트폰에 도입해 가장 먼저 보안성을 최고 수위로 높인 것도 삼성이었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삼성이 갤럭시노트7의 실패를 딛고 내놓은 후속작 갤럭시노트8에는 눈에 뛸만한 큰 혁신은 없었다. 오히려 제품 안정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갤럭시S8과 큰 차이를 두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삼성이 갤럭시노트8에서 강조한 새 기능인 듀얼카메라는 이미 재작년부터 화웨이, 비보, 샤오미, ZTE 등 중국 업체들이 이를 탑재한 제품을 내놓았으며, LG전자도 지난 3월 듀얼 카메라를 탑재한 제품(G6)을 선보였다. 애플도 지난해 9월 출시한 ‘아이폰7플러스’에 듀얼 카메라를 채택하기도 했다. 삼성이 갤럭시노트8의 새로운 주요 기능으로 소개한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역시 지난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7’을 통해 경쟁사인 LG전자가 가장 먼저 도입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 후 출시한 갤럭시S8에 삼성이 사활을 걸었기 때문에 혁신이라 할만한 것들은 이미 갤럭시S8에 포함이 됐었을 것”이라며 “갤럭시노트8에 새롭게 추가할만한 혁신적 기술을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갤럭시S8을 통해 배터리 안전성이 입증된데다, 갤럭시노트8은 주요 타겟층이 노트 마니아층이므로 이들을 잡기 위해 S펜 강화에 주력했을 것”이라며 “갤럭시노트8은 혁신보다는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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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파크 애비뉴 아모리에서 열린 갤럭시노트8 언팩 행사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제품을 홍보하는 모습. /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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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노트8, 혁신에 시동 건 ‘아이폰8’ 잡을 수 있을까

삼성 갤럭시노트8 언팩 행사 후 시장의 관심은 삼성의 최대 경쟁사인 애플 ‘아이폰8과’의 승부로 집중되고 있다.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이하는 애플이 아이폰8을 통해 깜짝 놀랄만한 ‘혁신’을 가져오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한다.

애플의 차기 전략 스마트폰 아이폰8은 오는 10월 또는 11월에 출시될 전망이다. 아이폰8은 지난 2007년 출시된 아이폰의 탄생 10주년을 기념해 개발된 제품으로, 아이폰으로는 처음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아이폰8은 듀얼 카메라, 전면 가상 홈버튼, 측면 지문인식 센서, 안면인식 3D센서, IP68등급 방수방진, A11 프로세서, 와이파이를 이용한 무선·급속 충전 기능 등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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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8’ 가상 이미지 / 테크 드리븐 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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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와이파이를 이용한 원거리 무선충전 기능은 아이폰의 새로운 혁신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애플이 구상 중인 기술이 실현되면 충전기를 꽂지 않아도 집 한가운데서 기가바이트 와이파이를 이용하는 동시에 무선충전까지 할 수 있게 된다.

이미 애플은 ‘이중 공진형 패치 안테나를 이용한 무선충전 및 통신’이라는 제목으로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 특허를 출원했다. 애플이 출원한 특허는 700∼2700 메가헤르츠(MHz) 대역의 이동통신 주파수, 2.4기가헤르츠(GHz)와 5GHz의 와이파이용 주파수, 기존 롱텀에볼루션(LTE)보다 60배 이상 빠른 10∼400GHz의 밀리미터웨이브(㎜Wave) 등 무선 통신기술을 이용해 전력을 수송하는 기술이다. 또 최대 7Gbps(초당 기가비트)의 고속을 자랑하는 60GHz의 와이기그(WiGig) 대역을 이용해 전력을 송신하는 기술도 포함됐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이론적으로 가정에서 와이파이 라우터를 이용해 무선충전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연 셈”이라며 “아이폰에 이 기술이 적용된다면 충전방식을 바꿀 큰 혁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선 충전 기기 제조업체인 파워메이트(Powermat)의 엘라드 다브진스키 최고경영자(CEO)도 애플의 차기 아이폰이 무선 충전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뉴욕=심민관 기자(bluedrag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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