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남부지방 댐들은 여전히 ‘갈증’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전국 평균저수율은 60% 육박

국지성 호우로 강수량 편차

충청 이남 수위는 여전히 낮아

경향신문

처서인 23일 서울·경기 지역에는 30㎜ 내외의 비가 내렸다. 지난달부터 늦장마를 연상케 하는 비가 내리면서 한때 전국을 뜨겁게 달구던 가뭄은 이제 끝난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바닥을 드러냈던 댐들도 완전 해갈이 됐을까.

23일 국토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현재 전국 댐의 평균 저수율은 59.9%로 예년 대비 저수율은 111.7%에 이른다. 댐들이 예년 수준보다 10%가량 물을 더 채우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지역별로 볼 때다. 중북부지방의 댐들과 달리 남부지방 댐들은 여전히 물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주요 댐별로 보면 소양강댐 저수율은 76.8%로 예년 대비 저수율이 129.2%에 달한다. 충주댐도 70.4%로 예년보다 저수율이 높고 횡성댐 역시 저수율이 83.0%에 이른다.

지난달 이후 수도권과 강원 지역에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서울·경기에 물을 공급하는 북한강, 남한강 수계 댐들은 사실상 해갈됐다.

하지만 충청 이남으로 내려가면 상황이 달라진다. 대구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운문댐은 저수율이 23.6%에 불과하다. 예년 대비 저수율은 43.9%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경남지역에 물을 대는 합천댐(저수율 34.7%), 밀양댐(39.8%)도 예년 수준에 크게 미달하고 있다. 호남지역의 주암댐(33.7%), 장흥댐(30.9%), 부안댐(44.7%)도 수위가 낮기는 마찬가지다. 저수율 29.5%의 섬진강댐의 경우 농업용수 제한급수를 검토하던 지난 6월 말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충청권역에서도 대청댐(71.1%)을 제외한 보령댐(30.0%), 용담댐(47.8%)은 여전히 물이 부족하다.

댐마다 저수율이 이렇게 차이나는 것은 지난달 이후 국지성 호우가 내리면서 강수량이 지역마다 크게 달랐기 때문이다. 기상청 자료를 보면 지난달 철원·춘천·원주 등에서는 500㎜가 넘는 비가 내렸다. 서울·수원은 600㎜가 넘었다.

반면 울산·부산·창원 등 남동부 해안지역과 여수·완도·순천 등 남해안은 200㎜를 넘지 못했다. 진주·광양·밀양은 100㎜도 오지 않았다. 한쪽에서는 갑자기 불어난 물로 관광객들이 고립되는데 다른 한쪽은 여전히 바닥이 바짝 말라갔다는 의미다.

서울·경기 지역에 집중된 비는 가뭄에 대한 착시현상도 불러오고 있다. 다른 지역의 가뭄을 체감하지 못하는 데다 언론 보도도 줄어들면서 상당수 국민들이 가뭄이 끝난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실제 이달 들어 정부 차원의 가뭄대책은 사라졌고, 수자원공사는 이달 개최하려던 가뭄대책 세미나를 무기 연기했다.

<박병률 기자 mypark@kyunghyang.com>

[경향비즈 바로가기], 경향비즈 SNS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카카오 친구맺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