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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이슈플러스] 1380조 돌파한 가계빚…질은 더 나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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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6월말 가계신용 집계/ 2분기에만 29조 급증 / 주담대출 449조… 전체의 34%/신용대출 등 5조7000억↑ ‘최대’/다중채무자도 390만명 달해

세계일보

올 6월 말 현재 가계 빚이 1380조원을 넘어섰다. 주택담보대출에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급증한 결과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 6월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388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4∼6월 3개월 동안 29조2000억원(2.1%) 늘어난 수치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 저축은행 등 각종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1313조4000억원)과 신용카드 사용금액 등(판매신용·74조9000억원)을 합친 것이다.

가계부채는 1분기 16조6000억원 늘어난 데 이어 2분기에도 증가세가 계속됐다. 상반기에만 45조8000억원 늘어났다. 가계부채가 이례적으로 폭증한 지난해 상반기 증가규모(54조5000억원)보다는 다소 줄었다. 금융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7월 가계부채 증가액 9조5000억원(속보치) 등을 감안하면 8월에 우리나라 가계 빚은 1400조원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1분기 6000억원 증가에 그쳤지만 2분기 6조3000억원이나 불어나 449조4000억원을 나타냈다. 전체 가계대출의 34.2% 수준이다.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3조2000억원 늘어났다. 집값이 뛰면서 주택거래가 많아졌고, 집단대출도 꾸준히 이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또 6·19부동산 대책으로 7월부터 대출규제가 강화되기 전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일보

가계부채의 질은 더 나빠지고 있다. 은행 기타대출은 2분기 5조7000억원이나 증가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로 풀이된다. 문소상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민간소비 호조와 주택거래에 수반된 계약금이나 전세자금 등 신용대출 수요 증가가 기타대출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3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빚을 진 다중채무자는 6월 말 기준으로 390만명에 이른다. 정세균 국회의장실이 최근 신용정보회사인 나이스평가정보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이들이 보유한 부채는 총 450조원으로, 1인당 1억1529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다중채무자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63%로, 평균 3748만원인 연간 소득 가운데 2300만원 이상을 빚 갚는 데 쓰는 상황이다.

가계부채 증가세는 입주 및 분양 예정물량이 많아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3·4분기 예정된 아파트 입주물량은 22만1000호, 분양물량은 23만1000호다. 각각 14만9000호, 13만7000호인 1·2분기 물량보다 많다. 다만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대책을 마련하고, 8·2대책 효과가 나타나면 가계부채 증가폭은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가계부채 증가세는 예년보다는 줄었다”며 “범정부 차원의 가계부채 관리대책은 다주택자의 돈줄을 더욱 죄는 방향으로 세부내용을 마련해 다음달 중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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