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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트럼프, 파키스탄 압박 어떤 '게임체인지' 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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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돈줄끊기'가 최우선

美 아프간 공습 규모 확대 가능성도

뉴스1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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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 아프가니스탄 전략의 핵심은 파키스탄을 압박하고 인도와 손을 잡는 것이다. 특히 탈레반의 본거지로 꼽히는 파키스탄을 옥죄는 새 아프간 전략은 16년째 이어진 장기 전쟁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TV로 생중계된 신아프간 전략 연설에서 파키스탄을 여전히 '가치있는 파트너'로 인식한다면서도 "우리는 파키스탄이 테러 단체에 피난처를 제공하는 점에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인도에 대해선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조하며 "경제적 지원 및 개발 분야에 대한 아프간 지원을 더 도와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파키스탄-탈레반 돈줄 차단 주력

파키스탄과 탈레반은 오랫동안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영국에서 독립한 파키스탄은 1970년대 구소련의 아프간 침공 때 소련에 대항하기 위해 무장 게릴라 조직 무자헤딘을 양성하기 시작했다.

소련 철군 뒤 아프간 군벌간 내전이 이어졌고 이때 집권한 탈레반을 파키스탄이 지원했다. 2001년 아프간에서 탈레반이 축출됐을 때 그 잔당이 파키스탄 북서부에 은신하는 것도 파키스탄 정부는 묵인했다.

현재도 파키스탄 정보부(ISI)가 탈레반을 은밀히 지원하고 있으며 탈레반과 연계된 하카니 네트워크가 파키스탄 안에서 활동한다고 미 정보국은 분석한다. 지난해 기준 아프간 내 탈레반은 6만명, 파키스탄 내 탈레반은 6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美 외교안보 분야 싱크탱크인 FDD(Foundation for Defense of Democracies)의 빌 로기오 선임 연구원은 직전 대통령들은 이같은 정책을 공개적으로 추구하지 않았다면서 "파키스탄의 도움 없이 탈레반은 잠재력 있는 반동 세력으로 존재할 수가 없다"면서 "미국이 개입해 아프간 내부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파키스탄에 대한 구체적 압박 계획도 내놨다.

인디안익프레스 등에 따르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22일 파키스탄이 협력하지 않는다면 비(非)나토 동맹국 지위(non-NATO ally status)를 박탈하겠다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그들에(파키스탄) 대한 지원과 군사적 도움, 그들의 비나토 동맹 파트너 지위 등을 지렛대로 삼는 것을 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키스탄뿐만 아니라 한국·호주·이스라엘·일본 등이 보유한 비나토 동맹국 지위는 미국 군사장비의 신속한 구매와 미국과의 군사기술 협력을 가능하게 한다.

파키스탄을 테러 지원국으로 지정하거나 탈레반 등 테러 단체와 연관된 개인 및 기업들을 제재하는 안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 탈레반은 파키스탄-아프간 루트를 이용해 활동하고 아프간 헬만드주에서 아편을 생산해 전쟁 자금으로 이용했다. 파키스탄 루트가 끊어지면 군사 활동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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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 (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 포트마이어 기지에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개입에 관한 연설을 하기전에 고위 군 관게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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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영향력 확대한 중국, 벌써부터 반발 조짐

파키스탄 압박책이 중국의 반발을 부를 가능성도 있다. 최근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를 진행 중인 중국은 파키스탄에 군사·경제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파키스탄이 테러단체에 은신처를 주장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새 아프간 전략에 대해 아프간 안정이 조속히 마련되길 바란다면서도 "파키스탄은 테러 척결을 위해 많은 희색을 치렀다"며 지속적인 파키스탄 지원을 시사했다.

또 최근 국경분쟁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인도와 관계를 밀착시킨 점도 중국에는 눈엣가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아프간 개입을 유지한 건 희토류 사업을 독점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희토류 매장량이 큰 아프간을 선점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미 공군력 확대될 가능성 제기

새 아프간 전략과 함께 미 공군의 아프간 공습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데이비드 골드파인 공군참모총장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검토 중이라며서도 공군의 아프간 전쟁 참여가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미군이 밝힌 아프간 주둔 미군은 8400명이다. 이들은 카불, 칸다하르, 바그람, 잘랄라바드 4개 주둔지에 배치되어 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방부 공식 집계보다 3500명이 더 많은 미군이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프간과 미군 반응은 엇갈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아프간 전략 발표 이후 아프간과 미군 내에선 전혀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자주권을 쟁취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에 지지를 확인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 감사를 표했다.

그러나 평화적 해법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 이번 전략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하미드 카르자이 전 아프간 대통령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더 많은 살인을 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라며 "평화적 노력과 관련한 그 어떤 말도 없었다. 그것은 모두 전쟁에 관한 것이었으며 우린 이미 충분한 전쟁을 겪었다"고 했다.

익명의 아프간 파병 미 해병대는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신 아프간 전략이 그 전 행정부의 것과 다르지 않다며 전쟁의 장기화를 우려했다. 그는 "마치 누군가 (전쟁)재시작 버튼을 누르자 모두 '할 수 있다'를 외치는 듯하다"고 했다.
y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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