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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단독] 정부, STX조선-성동조선 합병 추진…"경제장관회의서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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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생존 불투명...국내 조선업 공급물량 조절위해 합병 추진
중소조선소 RG발급 기준도 완화

정부가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의 합병을 추진한다. 정부는 이번 주와 다음 달 초, 실무진급 회의와 경제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중소조선사 지원 방안을 논의한다.

정부는 이외에 중소조선사를 대상으로 한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기준 완화 등도 논의할 예정이다.

23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등 각 경제부처 장관은 이번 주와 다음 달 4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성동조선과 STX조선해양의 합병을 논의하고 중소조선사 지원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조선비즈

STX조선해양의 진해조선소(좌)와 성동조선의 통영조선소 /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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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우선 23일 이찬우 기재부 차관보 주재로 조선업 종합대책 관련 부처간 실무진급 회의를 진행한다. 이날 회의에는 조선업 전망과 산업재편, 경쟁력 제고, 근로자 고용, 조선업 불황에 따른 지역 경제 영향 등과 관련한 종합적 개선 방안을 검토한다. 이와 함께 중소조선사에 대한 RG발급 기준을 완화하는 등의 지원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특히 이번 경제장관회의를 통해 STX조선과 성동조선의 합병을 본격적으로 논의한다. 정부는 일단 두 조선사의 회사 규모를 기존 대비 절반 정도로 축소하고 채권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합병을 추진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의 합병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두 조선소는 사실상 독자생존이 어려운 상황이며 국내 조선업 턴어라운드를 위해서는 공급물량을 조절해야 하는데, 두 조선소의 합병이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관리하는 STX조선해양과 수출입은행이 관리하는 성동조선은 현재 각 채권은행을 중심으로 실사를 진행 중이다. 정부는 다음 달 중 종료되는 실사 결과를 토대로 다운사이징(회사 규모를 줄이는 구조조정 작업)한 뒤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3년 4월 자율협약에 들어간 STX조선해양을 살리기 위해 지금까지 4조5000억원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STX조선해양은 극심한 수주불황과 저가수주 계약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지난해 6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STX조선해양은 지난달 초 법정관리를 조기졸업하는 등 정상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채권단이 바라보는 STX조선해양의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의 간접비 규모가 기타 경쟁사 대비 과도해 수주 시 얻는 이익 규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STX조선에 대한 RG발급 등은 현재 상태로는 어렵다”며 “간접비 등을 절반 이상 줄여야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동조선은 지난 2010년 4월부터 수출입은행과 자율협약을 맺고 4조원이 넘는 자금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도 성동조선 역시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삼성중공업과의 경영협력 등도 추진했지만, 극심한 수주 불황 및 기타 경쟁사 대비 과도한 간접비 규모가 성동조선의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이르면 올해 말, 기수주물량이 떨어져 신규자금 없이 회생이 불투명한 상황에 놓여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나 채권단이나 두 조선사의 생존을 위해 여러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며 “두 조선사의 합병만이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라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kalssa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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