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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북극해 희귀종 ‘심해말미잘’ 남해에 대거 서식하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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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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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해 등 추운지방의 깊은 바다에서만 발견돼온 희귀종 심해말미잘의 대규모 서식지가 제주도와 전남, 부산 앞바다에서 발견됐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가 가져온 결과일 수 있다고 보고 냉수성 심해 말미잘이 남해까지 들어와 환경에 적응해 가고 있는 경위를 규명하기로 했다.

해양생물자원관은 북극해와 러시아·노르웨이 인근 바다 등 추운 지역의 심해에서만 발견되던 심해말미잘인 ‘펼친입주름말미잘(학명 Ptychodactis patula)’의 대규모 서식지를 남해에서 발견했다고 2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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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자원관은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생물의 변화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극지방의 심해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말미잘이 제주도 관탈도 주면에서 대량으로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다. 생물자원관은 또 심해말미잘이 전남 신안군 가거도 인근, 여수 인근은 물론 남해안의 무인도서와 심지어는 부산의 남형제섬 인근 바다 등에 폭넓게 분포된 것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펼친입주름말미잘은 국내에 처음 보고된 것으로 전 세계에 1속 2종만 알려져 있는 희귀 심해생물이다. 극지방과 같은 추운지역의 수심 50~200m 바다 아래에서 주로 서식하지만, 국내 바다에서는 15~30m의 낮은 수심에서 발견된 것도 이례적이다.

국내를 포함한 온대지역 바다에서 이 말미잘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생물자원관 측은 밝혔다. 2009년쯤부터 남해에서 이런 말미잘이 종종 발견돼 왔지만, 이 말미잘이 심해생물인 펼친입주름말미잘이라는 사실과, 대규모 서식지가 확인된 것도 모두 처음이라고 생물자원관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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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반이나 모래에 단단하게 고정한 채 사는 다른 말미잘과 달리 이 말미잘은 산호 등에 단단하게 붙여 있지 않아 이동이 쉬운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말미잘이 플랑크톤과 같은 작은 해양생물을 먹고 사는 데 비해 이 말미잘은 산호나 히드라를 먹는 것도 차이점이다.

생물자원관 측은 아름다운 외형과 독특한 형태 때문에 앞으로 관상자원으로의 가치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인영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연구원은 “북극 등 추운지역 바다의 냉수성 심해말미잘이 어떻게 우리나라 남해안에서 서식하게 되었는지를 알아내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밝혔다.

<윤희일 선임기자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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