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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양낙규의 Defence Club]군, 북한의 생물학무기 막을 백신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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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작계 5015'에는 합동요격지점(JDPI)도 새로 선정했다. 한미는 지난해부터 '생물학무기 진원지'를 포함한 JDPI 700여개를 새로 선정하고 검증도 마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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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정부가 을지훈련기간에 북한의 생물학무기 테러에 대비한 훈련태세에 들어갔지만 정작 우리 군의 생물학무기 대비책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관계자는 23일 "이날 오후 2시에 을지훈련의 일환으로 북한 도발을 가정한 공습경보가 전국에 발령된다"며 "올해는 테러 대비 훈련 11건, 생화학 무기 테러 대비훈련 4건, 소화기 사용 및 심폐 소생술 체험 훈련 9건, 화재 예방 훈련 8건 등 총 32건의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군도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생물학무기에 대비한 훈련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생물학무기의 탐지능력과 대비책이 허술해 사실상 훈련이 무용지물이란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화학무기가 화학물질을 혼합한 독성물질이라면 생물학무기는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과 세균을 독소화한 무기를 말한다. 생물학무기는 핵무기처럼 단 한 번의 사용으로 다수의 사람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대량파괴무기(WMD)에 속한다.

2016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탄저균, 천연두, 페스트 등 다양한 종류의 생물학무기를 자체 배양하고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13종의 생물학무기를 실전에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리 군의 생물학 탐지기능은 미흡한 실정이다. 한국군이 북한의 생물학무기를 감지할 수 있는 장비는 생물독소감시기체계, 생물학정찰차, 휴대용 무기진단킷 3종류다. 하지만 생물독소감시체계는 물질을 감지하고 성분을 분석하는대만 2~3일 소요된다. 감지능력도 한계가 있다. 북한의 생물무기 13종류 중에 생물학정찰차는 7종류, 휴대용 무기진단킷은 5종류만 감지할 수 있다.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 예하의 화학방어연구소도 북한의 생물학무기 9종만 감지할 수 있다.

생물학전에 대비한 대비물자도 턱없이 부족하다. 군은 북한의 생물학전에 대비해 백신 3종류와 항생제 2종류를 보유하기로 계획을 세웠지만 탄저 백신은 임상실험이 늦어지면서 비축시기가 늦어지고 있고 두창 백신은 2019년이후에야 군에 배치될 예정이다.

한미간에 북한의 생물학무기에 대한 정보공유도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2001년 9월 18일 벌어진 탄저균 우편물 테러 사건 이후 바이오워치(BioWatch)라는 미생물테러 대비 태세를 갖췄다. 당시 이 사건으로 22명이 감염되고 5명이 사망했다. 바이오워치는 뉴욕과 워싱턴 등 31개 대도시에 공기 감시 장치를 설치한 것으로, 대기 중에 미생물이나 독성물질이 갑자기 늘어나면 경보가 울리게 돼 있다.

이에 한미는 지난 2013년 '생물무기감시포털 구축 협약'에 서명을 했다. 이어 생물학전과 생물학무기 테러 등에 신속히 대응하도록 미측과 '공동 생물무기 감시포털'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아직까지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우리 국방부는 10년 전부터 미측에 탄저균 백신 구입을 문의했지만 물량이 부족하고 해외에 판매한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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