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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NC 맨쉽 "월드시리즈→KBO리그, 후회는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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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승 1패'의 빼어난 기량뿐만 아니라 인성까지 갖춰

열정적인 응원문화에 감탄 "이제 미국 야구 지루할 것 같아"

연합뉴스

NC 맨쉽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유지호 신창용 기자 = NC 다이노스가 LG 트윈스와 방문경기를 위해 서울 잠실구장을 방문한 지난 5월 3일이었다.

KBO가 리그 4월 최우수선수(MVP)로 NC의 외국인 투수 제프 맨쉽(32)을 선정해 발표한 날이기도 했다.

이날 잠실구장 복도를 지나가던 맨쉽은 몇몇 취재진을 발견한 뒤 발걸음을 멈췄다. 그는 통역을 통해 자신을 4월 MVP로 뽑아준 것에 대해 취재진에게 고개 숙여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맨쉽은 그런 선수다. 지난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월드시리즈 멤버였지만 그에게서는 거들먹거리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올 시즌 후 은퇴하는 이승엽(삼성 라이온즈)에게 직접 찾아가 사인볼을 부탁할 정도로 맨쉽은 한국 야구와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김경문 NC 감독이 "십몇 년 동안 감독을 하면서 만난 외국인 선수 중 맨쉽은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굉장히 좋은 선수"라며 애정을 보일 정도다.

22일 잠실구장에서 LG전을 앞두고 만난 맨쉽은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던 경험을 뒤로하고 올해 KBO 리그에서 뛰는 것에 대해 "나와 아내 모두 후회는 조금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항상 아시아에서 뛰길 원해왔다"며 "아내에게도 이런 바람을 여러 차례 말한 적이 있다. 그리고 지난 비시즌에 NC에서 제안이 왔을 때 바로 적기라고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후회는 없다. 나는 이곳에서의 생활을 정말로 즐기고 있다. 내 아내도 한국을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맨쉽은 올 시즌 NC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14경기에 선발 등판, 79이닝을 소화하며 9승 1패 평균자책점 2.39를 기록 중이다.

팔꿈치 부상으로 두 달 가까이 재활에 시간을 쏟느라 규정 이닝에 못 미쳤을 뿐 기록 자체는 리그 최정상급이다.

워낙 빼어난 구위를 갖추기도 했지만,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은 결과다.

그는 "한국에는 정말로 좋은 타자들이 많다"며 "체인지업을 안 쓰면 안 될 정도다. 내가 클리블랜드에서 불펜으로 뛰었을 때는 투피치 투수였다. 직구와 슬라이더만 던졌다. 한국에서는 레퍼토리에 새로운 구종을 추가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언제나 타자들의 약점을 찾아내고 이를 공략하기 위해 연구해야 한다"며 "올 시즌 지금까지는 포수인 김태군과 좋은 호흡을 보여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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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모자를 벗어 인사하는 맨쉽 [연합뉴스 자료사진]



맨쉽은 아시아에서 뛰길 희망해왔다고 말할 정도로 새로운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 인터뷰 전날에는 아내와 서울 북촌 한옥에서 하룻밤을 묵기도 했다.

그는 "좋은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며 "보고 즐길 게 너무 많다"고 웃으며 말했다.

한국 생활에 만족감을 표시한 그는 "만약에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도 한국에서 뛰고 싶다. 나는 한국을 사랑하고 나와 아내 모두 다시 돌아온다면 기쁠 것 같다"며 "물론 미국에서 근사한 제안이 들어온다면 그것 또한 행복할 것 같다. 일단 내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켜볼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 현재는 팀의 순위 싸움에 힘을 보태는 것이 우선이다.

그는 "경기 중에 다른 팀의 스코어에 신경 쓰지 말고 우리의 게임에 집중해야 한다"며 "우리가 부담을 덜어내고 우리 플레이 자체에 집중한다면 원하는 순위에 자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맨쉽은 한국의 열성적인 야구팬들에게도 박수를 보냈다.

그는 "시즌 전에 해커가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해주긴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팬들이 보내주는 열정을 사랑한다. 흥겨운 음악과 경기의 역동성까지, 한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내가 지금까지 맛보지 못했던 멋진 경험"이라며 "이제 한국의 뜨거운 응원문화를 경험했으니 미국 야구는 좀 지루한 느낌이 들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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