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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사드 경색속 내한 中오케스트라 "음악의 힘은 한계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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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탕무하이


■'차이나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 26일 공연

'中 1세대 지휘자' 탕무하이 e-메일 인터뷰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인해 한국과 중국의 문화 교류가 여전히 경색된 가운데 중국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이 열린다.

'차이나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CNSO)가 오는 26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 공연한다.

이번 공연을 지휘하는 '중국 1세대 지휘자' 탕무하이(68)는 "음악의 힘은 한계가 없다는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경색되어 있지만 공연에 대한 부담은 없다고 했다.

"모든 인류역사를 되돌아 볼 때, 항상 성공과 갈등, 어려움을 보게 됩니다. 이는 무엇이 발단이고, 어느 지역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기때문이죠. 음악은 정신의 세계이기에, 음악 안에서 우리는 연결돼 함께 삶을 살아가고 함께 일 할 수 있다"이라는 입장이다. 내한에 앞서 탕무하이와 인터뷰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을 통해 e-메일로 이뤄졌다.

차이나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약 60년 역사를 지닌 중국 유일의 국립 교향악단이다. 역사는 비교적 짧지만 상하이 필하모닉, 하얼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중국의 상징적인 교향악단으로 자리매김했다. 금관과 목관의 음색이 뛰어나며 독일 낭만파부터 러시아 프로그램까지 레퍼토리를 고루 갖췄다.

차이나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명예지휘자의 탕무하이는 1983년 카라얀 초청으로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 베를린 필하모닉을 지휘하며 국제무대 데뷔를 이룬, 중국이 배출한 국제적 지휘자 1세대로 통한다.

현재 톈진 오페라와 상하이 필하모닉의 예술감독이며, 퀸즐랜드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명예지휘자로 활동 중이다. 올해 3월에는 하얼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으로 임명됐다.

특히 중국이 세계 클래식음악계에서 큰 손으로 눈부시게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모두 지켜본 주인공으로 통한다.

그는 이제 중국은 문화적으로 무척 자유롭다며 음악학교와 음악대학 오페라하우스와 콘서트홀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설립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곳곳에서 디자인과 오르간까지 포함한 최고설비로 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오히려 어려운 것은 오케스트라와 오페라컴퍼니 등 음악단체, 음악그룹을 잘 설립하고 잘 이끌어 가는 것이 큰일이죠. 개개인적으로는 매우 준비된 음악가들이 많아요. 예를 들어 톈진 오페라와 심포니는 지난 5년간 큰 도약을 이뤘습니다. 말러, 베토벤을 전체 사이클로 하는 음악회를 이끌어갔는데 무척 길기도 하고 무거운 곡들이라서 사실 두려움도 컸지만 관객들이 큰 환호를 보내줘 보람을 느꼈죠."

1989년 KBS교향악단을 지휘하면서 공식적으로 첫 방한한 탕무하이는 한국과도 꽤 인연이 깊다. 그의 부인은 한국인 피아니스트이기도 하다. 탕무하이가 홍콩필하모닉을 지휘할 때 협연자로 만났던 것이 계기가 돼 부부의 연을 맺었다.

탕무하이는 "사라 장, 정경화 등 제가 경험했던 모든 한국 음악가들은 정상의 위치에 있었고 또 갓 콩쿠르를 입상하고 온 영아티스트들도 나이와 경험에 상관없이 매우 훌륭한 음악성을 보여줬다"고 봤다.

특히 이번에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하는 한국의 떠오르는 스타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28)에 대해서도 높게 평가했다. 김봄소리는 2011년 차이나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우승과 하얼빈에서 개최된 지난해 '앨리스 앤 엘레노어 쇤펠드 국제 현악 콩쿠르' 입상으로 중국 클래식계에서도 인정받은 바 있다.

탕무하이는 "김봄소리가 베이징을 찾아와서 리허설을 마쳤는데 무척 좋았어요. 김봄소리는 이번 레퍼토리에 대해 충분히 준비해왔고, 음악적으로 꽉찬 소리를 들려줬다"며 "CNSO와의 호흡도 좋았고 우리는 그녀와 사랑에 빠졌어요. 개인적으로도 매우 좋은 사람인 듯하다"고 봤다.

이번 공연은 한중우호협회가 주최하고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주관하는 공연으로 한·중수교 25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무대다. 한·중수교 기념 음악회는 한국과 중국 음악가가 함께하는 무대를 통해 양국 간 친선을 증진하고자 1998년부터 지속해온 시리즈로 성사됐다.

차이나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탕무하이는 이번 공연에서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을 들려준다. 이번 연주곡 중에서 특히 관심이 가는 건 중국 작곡가 관샤의 교향곡 제2번 '희망' 3악장이다.

차이나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단장이기도 한 관샤는 마린스키 극장 최초로 올려진 중국 오페라 '목란시편'을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초연되는 그의 '희망'은 선과 악, 기쁨과 고통의 공존 그리고 인간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투쟁과 집념의 힘을 그린다. 현재 양국 사이에 다양한 함의를 던져줄 곡이다.

탕무하이는 "관샤는 매우 강하고 선이 굵은 음악을 들려줍니다. 이 작품 또한 강렬하다 할 수 있어요. 희망의 3악장은 '라이트(Light)'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데 중국문화권에서 빛은 리더라는 뜻이 있다"면서 "우리는 우리의 오래된 문화를 오래된 이웃 그리고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평화로운 삶을 함께하고 싶어요. 이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매우 명확합니다"라고 말했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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