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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10명 넘게 봤는데"…중소벤처장관 인선난 시달리는 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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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 생긴 지 한 달 지나도 감감무소식…"백지신탁이 가장 걸림돌"

"장고 끝에 악수 둘 수는 없는 일"…4강 대사 발표도 덩달아 지연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박경준 기자 = "열 명 이상 봤는데 적절한 인사를 못 찾고 있어 이번 주도 안 될 것 같아요. 인선 작업자들을 보면 안쓰러울 정도예요."

청와대가 신설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인선난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20일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중소벤처기업부가 생긴 지 한 달이 넘었지만 마땅한 후보자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검증 과정에서 부적격 사유에 걸리는 경우도 있지만, 적임자로 판명된 인물도 난색을 표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사의 주된 이유는 주식 백지신탁 문제다.

문재인 대통령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중소기업과 벤처의 생리를 잘 아는 관련 업계 인사를 발탁하겠다는 원칙을 세운 탓에 기업인들이 후보 리스트에 올라 있지만, 하나같이 백지신탁 문제에서 손사래를 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2일 기자들과 만나 "쓸만하고 청문회도 통과할 만한 사람을 찾다보면 걸리는 게 있다"며 "백지신탁 문제가 제일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주식을 처분해 경영권을 잃거나 자신이 보유한 주식 처분으로 경영권 변동이 생겨 주식을 공유한 다른 경영자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주식백지신탁 제도는 고위공직자나 그 가족이 보유한 직무 관련 주식을 금융기관에 위탁해 처분하도록 함으로써 공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해충돌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제도다.

당초 대기업 위주의 국내 기업 생태계를 중소·벤처기업 위주로 바꾸겠다던 문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리더십이 강한 정치인 장관 발탁이 예상됐지만, 관련 업계 종사자 중에서 인선한다는 원칙에 따라 인물난은 계속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국민의 눈높이가 높아진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제시했던 '5대 불가 원칙'에 부합하는 인사를 찾기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장고 끝에 악수를 둔다는 말도 있지만, '많은 고민을 하고도 겨우 이거냐'라는 소리를 들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라고 고심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이날로 105일을 맞았지만, 아직 초대 내각 진용이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문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인선이 늦어지면서 덩달아 4강 대사를 포함한 재외공관장 인사도 늦춰지고 있다. 청와대가 공관장 인선 발표 시점을 내각 진용이 마무리된 이후로 잡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관장 인사를 진행 중이지만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인사가 끝나고 순서대로 하는 게 맞고,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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