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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슈플러스] 강수예보 절반이 오보…인공위성 띄우고도 활용 못 한 기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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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안위성 1호 설계수명 끝나 / 지진경보시스템에도 관측 공백 / 국토 면적 20%서 측정 어려워

세계일보

기상청이 인공위성을 띄워 놓고도 기술개발을 소홀히 한 탓에 우리나라 기상예보에 인공위성을 활용해 보지도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비가 올지 여부를 맞히는 강수예보 적중률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작년 8월 기상청이 폭염이 꺾이는 시점을 4차례 늦춰 발표하고, 경주에서 9월에 지진이 발생했을 때 조기경보가 문자메시지로 전달되는 데 10분이 걸리자 감사원이 감사에 나서 이 같은 사실을 적발했다.

감사원이 22일 공개한 ‘기상예보 및 지진통보 시스템 운영 실태’에 따르면, 기상청은 수치예보에 활용하고자 2010년 6월 발사된 천리안위성 1호의 기상관측장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기상청은 위성자료를 수치예보모델에 활용하는 기술을 제때 개발하지 않아 정작 한반도 예보에는 쓰지 못하고, 동아시아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예보모델 등에만 사용해 왔다. 천리안위성 1호는 올해 6월 설계수명 7년이 끝났다.

기상청은 2014년 11월 569억원을 들여 슈퍼컴퓨터 4호기를 도입하는 등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슈퍼컴퓨터와 수치예보모델 개선에 총 1192억원을 투입했다.

세계일보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가 올해 도입한 슈퍼컴퓨터 4호기.


감사원이 같은 기간 기상청의 강수 유무 적중률을 계산할 결과 평균 46%로 집계됐다. 최근 적중률은 오히려 하락추세여서 2012년 47.7%에서 지난해는 45.2%로 떨어졌다. 감사원은 “한국의 적중률은 영국보다 7%포인트가량 낮고 미국은 기상청 예보관의 강수량 적중률이 수치예보보다 높지만 한국은 반대라서 예보관의 강수량 예보능력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지진경보시스템에도 허점이 확인됐다. 기상청은 지진관측 소요시간을 5초 이내로 단축한다는 목표로 2010년 7월 ‘지진관측망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전국에 격자망 형태로 지진관측소 164개를 추가로 짓는다는 계획이었지만, 당초 취지와 달리 적정 거리를 유지하지 못한 채 관측소를 설치했다.

이에 따라 국내 면적의 20%에 해당하는 관측 공백지역이 발생하고, 관측 소요시간도 당초 목표였던 5초보다 1초 정도 지연될 것이라고 감사원은 분석했다. 공백을 해소하려면 설치비 147억여원을 들여 관측소 82개를 추가로 설치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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