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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일상톡톡 플러스] 한쪽에선 못 뽑아서 난리 vs 다른 쪽에선 남아서 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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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우리나라 주요 직업군 가운데 그나마 평균경쟁률(1.81:1)이 낮은 게 초등교사"이라며 "정부는 1교실 2교사 같은 말도 안 되는 얘긴 꺼내지도 마라. 특정 직업군에 수혜 줄 생각하지 말고, 열악한 환경에서 박봉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입장도 생각해 거시적으로 국가를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씨는 "교육이 바로서야 나라가 선다"며 "초등학교 아이들의 심성을 가르쳐야 하는 교원들이 자신의 이득과 편리함을 이렇게 따지니 이 나라가 바로 서겠냐"고 반문했다.

C씨는 "교원 채용시 60%의 시험성적과 40%의 인적성 및 봉사활동 등의 점수를 반영해야 한다. 지식은 점차 쌓아가면 되지만, 사람 됨됨이는 쉽게 달라지지 않는다"며 "백년지대계의 인물을 기르는 곳이 학교다. 책임감 없고 이득만 따지는 사람들이 무슨 인재를 양성하겠냐"고 꼬집었다.

D씨는 "성적 좋은 선생님을 지방으로 발령하는 정책이 하나의 대안일 수 있다. 아니면 속칭 뺑뺑이로 돌리면 된다"며 "지방에서도 잘 가르치는 좋은 선생님이 많이 배치되어야 한다. 주요 공기업 직원들도 2~3년마다 발령받아 서울에서 지방중소도시로 이동 많이 하는 상황에서 만일 교사에게만 특혜를 주면 다른 직업군에서 들고 일어나 사회가 대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씨는 "임용고시 수험생을 위해 현직 교사의 시험 응시를 일단 금지시키는 건 어떨까 싶다"며 "만약 현직 교사가 다시 시험을 치고 싶으면 현직을 사퇴해야 시험자격을 주고, 사퇴 후 3년 내 시험을 못 치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세계일보

서울교대, 이화여대 등 서울지역 교대생들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교육청 앞에서 2018학년도 초등교사 선발 인원 대폭 축소에 항의하면서 손팻말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하상윤 기자


지난해 초등교원 임용시험 합격자 9명 중 1명은 근무지역을 옮기려는 현직 교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수백명의 교원이 서울 등 수도권에서 일하기 위해 이른바 '반수'를 택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서울교육청의 과도한 초등교원 선발이 서울지역 임용 적체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교원 수급 문제를 심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각 시도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치러진 2017학년도 초등교원 임용시험 합격자는 4854명이었다. 이 가운데 현직 교원 신분으로 응시한 합격자는 556명으로 11.5%를 차지했다.

◆너도나도 서울로, 서울로…현직 교사들도 임용시험 재응시

2016학년도 초등교원 임용시험에서도 합격자 5648명 가운데 675명(12.0%)이 현직 교원이었다. 이들 중에서 절반 이상은 서울 등 수도권으로 가기 위해 다시 시험을 치렀다.

2017학년도 현직 교원 합격자 556명 가운데 수도권 응시자는 361명(64.9%)이었다. 서울이 136명, 경기가 199명, 인천이 26명이다.

세계일보

수도권 쏠림 현상은 2016학년도에 더 심각했다. 현직 교원 합격자 가운데 77.6%인 675명이 수도권 응시생이었다.

최근 4년간 전국 초등교원 임용시험 합격자 가운데 수도권 비율이 30%대 후반에서 50%대 중반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임용 반수생' 사이에서는 수도권 쏠림 현상이 더 심각한 셈이다.

◆"학생수 갈수록 줄어드는데 '철밥통' 보장해달라고?"

지역 교대 졸업생은 물론 현직 교원까지 서울·경기 등으로 몰리는 현상이 반복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 간 임용시험 경쟁률 격차가 천양지차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초등교원 임용시험 경쟁률이 1.84:1, 경기는 1.36:1로 전국 평균(1.19:1)을 웃돌았다.

이에 비해 충남(0.48:1)과 강원(0.49:1)지역은 응시자가 모집인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충북·전남·경북도 미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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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에서는 서울이 생활여건이나 근무환경이 낫다는 점뿐 아니라, 교육부와 서울교육청의 체계 없는 교원 선발도 수도권 쏠림 현상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정원을 훌쩍 웃도는 교원을 뽑는 것은 임용 적체를 더욱 심화하는 것은 물론 타 시·도 교원의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서울교육청이 초등교원 600명을 모집한다고 밝힌 2015학년도에는 합격자 중 현직 교원 비율이 7.7%였지만, 960명을 모집한 이듬해 12.0%로 급등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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