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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회창 "박근혜 정치 입문시킨 사람은 나…국정운영은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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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 발간…"국민 분노 폭발 전에 대통령직 하야하고 사과했어야"

아시아경제

이회창/사진=이회창 회고록 표지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22일 자신의 회고록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정치에 입문시킨 사람은 나"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발간된 '이회창 회고록'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1997년 12월2일 이 전 총재에게 사람을 보내 만나자고 요청을 하고 양측은 비공개로 만난다.

박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우리나라가 경제난국에 처한 것을 보고 아버님 생각에 목이 멜 때가 있다"며 "이럴 때 정치에 참여해 국가를 위해 기여하는 게 국가와 부모님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이 전 총재는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어 "이왕이면 깨끗한 정치를 내세우는 한나라당에 입당해 정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전 총재는 "한나라당의 외연을 넓히는 데 좋은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흔쾌히 응낙했다"며 "그를 정치에 입문시킨 사람은 나"라고 기술했다.

이 전 총재는 "(박 전 대통령이) 2002년 대선에서 지방유세를 다니는 등 열심히 선거운동에 참여했다"며 "당시 그의 헌신적인 노력을 고맙게 기억해서 2012년 대선 당시 그가 나를 찾아와 지지를 부탁했을 때 흔쾌히 응낙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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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 사진=연합뉴스 제공


그러면서 2012년 대선에서 "새누리당에 입당해 전국적인 지원유세까지 다니면서 그를 도왔다"며 "소통과 화합의 정치를 한다면 좋은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믿었고 지원유세도 자발적으로 열심히 다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 총재는 박 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았다. 그는 "대통령이 된 후 국정운영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실망하고 기대도 접었다"며 박 전 대통령이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퇴를 압박한 것에 대해 "소신을 지키고자 한 것이 왜 배신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터지고 탄핵 사태까지 진전되는 상황을 보며 그의 실질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원하는 대로 대통령이 됐지만 대통령의 일에 대한 정열과 책임감, 판단력은 갖추지 못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전 총재는 "박 전 대통령이 궁지에 몰렸을 때 더 이상 대통령직에 있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국민의 분노가 폭발하기 전에 대통령직에서 하야하고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사과를 해야 했다"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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