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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WC최종예선]파주에 불어오는 '이동국 바람'···키워드는 '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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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환하게 웃으며 입소하는 축구 국가대표 이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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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하는 이동국


【파주=뉴시스】권혁진 기자 = 2년10개월의 공백을 깨고 돌아온 38세 공격수 이동국(전북)의 등장은 예상보다 훨씬 컸다.

신태용호의 첫 소집일인 지난 21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는 총 16명의 대표 선수들이 소집됐다. 대다수가 미리 대기하고 있던 카메라 앞에서 각오를 밝힌 가운데 가장 많이 입에 오른 이름이 바로 이동국이다.

이동국은 한국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해도 무방할 만한 행보를 걸어왔다. 생머리를 휘날리며 1998년 5월16일 자메이카와의 친선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른 이후 2014년 10월14일 코스타리카전까지 16년 간 대표팀을 위해 뛰었다.

어린 선수들의 성장과 함께 자연스레 대표팀에서 잊히는 듯 했던 이동국은 이란(8월31일), 우즈베키스탄전(9월6일)을 앞둔 신태용호의 부름을 받았다. 신태용 감독은 여전히 정상의 기량을 유지 중인 이동국을 필요로 했다. 그의 선발에는 흔들리는 대표팀의 구심점을 맡아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담겨있다.

선수들은 한 목소리로 '대선배의 귀환'을 반겼다.

전북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김신욱은 "동국 선배는 여전히 최고의 실력을 갖고 있다. 전북을 잘 이끌어가는 모습을 볼 때 대표팀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재성은 "동국이형이 워낙 앞에서 잘 버텨준다. 대표팀에서도 그런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첫 소집된 김민재(이상 전북)는 "워낙 장난도 잘 치신다. 대표팀에서 같이 붙어 다니려고 한다"고 웃었다.

같은 베테랑인 염기훈(수원 삼성)은 이동국을 기댈 수 있는 언덕이라고 생각하는 눈치다. 그는 "나도 든든한데 어린 선수들 역시 충분히 그럴 것이다. 동국이형의 존재만으로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동국은 이날 소집의 주인공(?) 답게 가장 늦게 나타났다. 예능 프로그램으로 이름을 알린 아들 시안이의 캐릭커쳐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은 그는 카메라의 플래시 세례를 한 몸에 받으며 당당히 발걸음을 옮겼다.

마이크 앞에 선 이동국은 베테랑다웠다. 민감한 질문에도 한국 축구를 위하는 일이라는 일념 하나로 가감 없이 답했다.

이동국은 '밖에서 본 대표팀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잠시 호흡을 고른 뒤 "희생하는 선수들이 줄어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팀 자체가 움직여야 하는데 몇몇 돋보이려는 선수들이 보였다"면서 "이번 대표팀은 본인이 돋보이기보다는 옆 선수가 돋보이게 뛴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동국이기에 가능한 발언인 것만은 분명했다.

취재진을 통해 이동국의 말을 전해들은 신태용 감독은 만족했다.

"그런 이야기를 했다면 상당히 고맙게 생각한다. 연륜이 묻어나는 것 같다"는 신 감독은 "나도 마찬가지였지만 선수는 본인이 가장 잘하는 줄 안다. 그러나 감독이 보는 것은 다르다. 최고참이 그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은 우리 팀이 '원 팀'이 되는데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동국은 훈련이 채 시작하기 전부터 강력한 존재감을 뽐냈다.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대표팀 곳곳에서 중심으로 떠오른 모습이다.

hjk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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