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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여행자의 취향]사진가 신미식이 휴대용 프린터와 액자 챙기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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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가스카르·에티오피아 매력 알린 인물

풍경보다 사람에 더 관심

촬영 외 봉사 등으로 1년에 절반 외국에

최근엔 아프리카 도서관 건축에 매진

나이 서른에 처음 카메라를 산 뒤 26년 동안 120여 개국을 다니며 셔터를 누른 사진가 신미식(56). 그는 아프리카와 사랑에 빠진 사진가로 더 유명하다. 2006년 처음으로 바오밥나무가 줄지어선 마다가스카르의 신비한 풍경을 만난 뒤부터 틈나는대로 아프리카 대륙을 찾고 있다. 이제는 사진만 찍는 게 아니라 아프리카 어린이를 위해 도서관 짓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한 해 절반을 해외에서 보내는 작가의 여행 취향이 어떨지 궁금했다. 이달 초 신 작가가 운영하는 카페 마다가스카르에서 그를 만났다. 여행과 아프리카에 대해 말할 때마다 그의 눈은 천진한 소년처럼 반짝였다.

중앙일보

120여 개국을 여행한 사진가 신미식의 관심은 이제 풍경보다 사람에게 향해 있다. 신 작가는 아프리카에 도서관을 짓고 가족사진을 찍어주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사진 신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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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촬영 목적 외에도 여행을 많이 다니나.

A :
“최근에는 촬영보다 다른 일로 여행가방 꾸릴 일이 많다. 지난 5월, 마다가스카르에 도서관 건립을 위해 다녀왔고, 오는 10월에는 에티오피아에 도서관을 지으러 간다. 얼마 전 포털사이트에서 펀딩을 진행했는데 모금액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계획대로 진행하려 한다. 아프리카에 네번째로 짓는 도서관이다. 물론 가끔은 가볍게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오는 9월 코카서스 3국(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조지아)을 여행할 예정이다. 예전부터 가보고 싶던 지역이어서 촬영 부담 없이 여행사를 통해 다녀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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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에 나오는 바오밥나무가 소설보다 더 비현실적으로 생겼다. 오직 마다가스카르에서만 이 풍경을 볼 수 있다. [사진 신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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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도서관 짓기에 천착하는 이유는.

A :
“11남매의 막내로 가난하게 자랐다. 학창 시절 공부는 못했지만 도서관 가는 걸 좋아했다. 동화책을 보면서 행복했던 기억이 지금까지 또렷하다. 사진 강의를 하러 지방 도서관 갈 일이 더러 있는데 그때마다 설렌다. 교과서조차 없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 도서관을 지어주고 싶은 건 그래서다.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를 돕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도서관을 지어 책 읽을 기회를 주는 건 더욱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아이들이 새로운 세계를 보고 꿈을 꿀 수 있기 때문이다. 도서관에서 악기를 배우거나 특별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앞으로는 카페 컨셉트의 도서관, 한국의 중고 버스를 활용한 이동식 도서관도 아프리카에 전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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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식 작가는 아프리카에서만 5000여 가족의 사진을 촬영했다. 난생 처음 사진을 찍어보는 아이들에게 평생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는 게 그가 이 일을 하는 이유다. [사진 신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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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여행 다닐 때 꼭 챙기는 물건은.

A :
“휴대용 프린터와 액자.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바로 사람들에게 선물하기 위해서다. 아프리카 사람들을 피사체로만 대하는 게 아니라 그들과 행복을 나누는 게 좋다. 사진 한 장 갖기 어려운 이들이 좋은 추억을 간직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일인데 지금까지 아프리카에서만 5000여 가족의 사진을 촬영했다. 이 또한 내 경험과 관련이 있는지도 모른다.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이 내게는 단 한 장도 없다(그는 미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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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식 작가는 마다가스카르에서 사온 그림을 집 곳곳에 걸어뒀다. [사진 신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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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지를 다니며 수집한 현지 무명작가의 그림들. [사진 신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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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여행지에서 꼭 사오는 것은.

A :
“그림 사는 걸 즐긴다. 값비싼 작품이 아니라 여행지의 감성이 담긴 무명 작가의 작품을 산다. 완성도는 조금 떨어져도 한국에서 보지 못한 방식의 그림을 볼 때가 많다. 유럽이나 미국 같은 선진국이 아니라면 최대 10만원 정도로 훌륭한 작품을 살 수 있다. 얼마 전 마다가스카르에 갔을 때 묵었던 호텔에 현지 화가의 작품이 전시 중이었다. 그림이 마음에 들어 수소문해 화가의 작업실을 찾아갔다. 작품 11점을 그가 부르는 값에 샀다. 같은 예술가로서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랄까. 호텔에서 그림을 샀더라면 화가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많지 않았을 것이다. 몇 년 전에는 라오스에서 5만원 주고 그림 세 점을 사왔는데 갤러리를 운영하는 지인이 하도 팔라고 해서 원가에 넘겼다. 한데 그 갤러리에서 한 점이 100만원 이상에 팔렸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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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식 작가가 2006년부터 운영한 서울 청파동 마다가스카르 카페. 그가 마다가스카르에서 1600달러(약 170만원) 주고 산 시트로엥 택시와 여행 다니면서 수집한 가죽가방 등 빈티지 제품이 많다. 최승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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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선호하는 숙소가 있나.



A :
“촬영 때문에 해외에서도 시골이나 산간벽지에 묵을 일이 많은데 하루 쯤은 근사한 호텔에 묵는 편이다. 그렇다고 아주 호화로운 럭셔리 호텔을 좋아하는 건 아니다. 마다가스카르에 가면 수도 안타나나리보에서 하룻밤 40달러 정도 하는 숙소에서 지내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하루 정도는 로캉가 부티크 호텔(Lokanga Boutique Hotel) 같은 곳을 찾는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인 1950년대에 지어 유럽풍 저택 분위기가 그럴듯하다. 하룻밤 15만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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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식 작가가 추천한 마다가스카르 수도 안타나나리보의 '로캉가 부티크 호텔'. 프랑스 식민시절 지은 호텔이다. [로캉가 호텔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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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즐겨쓰는 여행 가방은.

A :
“여러 상황을 대비해 최대한 튼튼한 캐리어를 쓴다. 펠리칸에서 만든 스톰 하드 캐리어를 오랫동안 쓰고 있다. 자동차가 밟고 지나가도 부서지지 않는 재질이어서 어딜 가든 안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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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식 작가가 해외촬영 때마다 들고 다니는 펠리칸 스톰 하드 캐리어와 카메라 가방. [사진 신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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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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