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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네이버 AI 스피커 ‘웨이브’ 사용해보니... 사용성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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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인공지능 스피커 웨이브의 정면(좌측)과 상단(우측) 사진. 사진=이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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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클로바 앱에서 인공지능 스피커 웨이브의 설정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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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어진 기자]

네이버가 인공지능 기반 음성인식 스피커 ‘웨이브’를 국내에서 선보였다. 네이버의 인공지능 스피커 웨이브는 인공지능 클로바가 적용된 스피커다. 클로바는 네이버와 라인이 합심해 개발한 인공지능 플랫폼이다.

네이버뮤직 1년 이용권 구매자 중 한정 수량에 한해 선착순으로 증정했다. 사실상의 베타테스트다. 정식 출시일은 미정이다. 아직 출시 전인 네이버 웨이브를 직접 구해 사용해봤다.

웨이브는 원통형 모형으로 생겼다. 무게는 약 1kg이다. 내부에 배터리가 내장돼 가정 내에서 위치를 변경한다 하더라도 와이파이를 다시 연결하는 번거로움은 없다. 다만 다소 무게가 나가고 크기 역시 높이만 약 20cm에 달해 가정 내가 아닌 이동 시에 사용하기는 어렵다.

웨이브를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플랫폼 앱 ‘네이버-클로바’를 우선 설치해야만 한다. 웨이브에 전원을 연결한 뒤 클로바 앱을 작동시키면 블루투스로 웨이브를 인식하고 이후 와이파이 연결 등의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와이파이에 연결된 이후에는 블루투스 연결이 필요하지 않다.

웨이브의 기본 시동어(호출명)는 ‘샐리야’다. 시동어는 인공지능 스피커를 깨워 음성을 인식하게 하는 말이다. 현재까지 출시된 모든 인공지능 기반 음성인식 스피커는 모두 시동어가 필요하다. 시동어를 말하는 것은 자동차 엔진에 시동을 거는 것과 마찬가지다. ‘샐리야’외에 ‘제시카’, ‘짱구야’, ‘피노키오’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기본 시동어 ‘샐리야’는 이름 ‘샐리’와 호격 조사 ‘야’가 융합된 단어다보니 종종 ‘샐리’라고만 말해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익숙해지는데 는 다소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스피커로서의 점수는 합격점을 줄만 했다. 20W 출력의 스피커다 보니 음악을 듣는데 는 적합했다. 가족 구성원이 다양한 가정, 방안에서만 활용해도 음량을 최소로 줄여야할 정도로 스피커 볼륨은 풍부했다.

알람을 맞추거나 간단한 정보를 확인하는 데에는 상당히 유용했다. 자기 전에 스마트폰의 알람을 맞춰둘 필요 없이 음성만으로 알람을 맞추고 날씨 정보, 뉴스 브리핑 등을 간단히 음성을 통해 제공받을 수 있다.

맛집이나 요리 재료 등을 확인할 수도 있다. “샐리야, 종각역 맛집 알려줘”라고 하면 알아서 찾아서 음성으로 제공하는 형태다. 자세한 위치 정보 등은 클로바 앱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고 언급한다. 음식 레시피를 알려달라고 하면 필요한 재료들을 모두 알려준다.

간단한 메모도 음성으로 가능하다. 예를 들어 “오늘 오후 감기약 사라고 알려줘”라고 하면 “몇시에 알려드릴까요”라고 묻고 시간을 정해 리마인드 해준다. 먼 일정이 아닌 가까운 시간 내에 해야할 일을 잊을 수 있을 때 음성만으로 편리하게 리마인드할 수 있다.

웨이브를 사용하면서 음악 재생 기능이 가장 유용했다. 듣고 있던 음악을 음성을 통해 ‘좋아요’를 표시할 수 있다. 좋아요 표시가 된 음악들은 네이버뮤직에 마이페이지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음성을 통해 처음 듣는 노래 정보를 확인하고 리스트에 담을 수 있다. 음성을 통해 이들 음악만 별도로 재생할 수도 있다. 뮤직과의 활용성은 굉장히 높았다.

다만 네이버 웨이브는 아직 인공지능 스피커로서는 많이 부족해보였다. 우선 다른 음성과 사용자의 음성을 분리해 인식하진 못한다.

웨이브는 설정을 통해 TV나 셋톱박스의 리모콘을 대체할 수 있다. 거실 TV 옆에 웨이브를 설치 한 뒤 채널 변경 등을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음성명령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속출했다. TV에서 나오는 소리들과 사용자의 음성을 분리하지는 못했다.

인식률 역시 다소 떨어져보였다. “샐리야, 노래 꺼줘” 라는 말에 오히려 레드벨벳의 ‘빨간 맛’이라는 노래를 들려줬다. 사용자의 음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채널 변경 역시 사용자의 음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착각해 다른 채널로 변경하는 경우도 더러 발생했다.

사물인터넷 기기를 웨이브로 조작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제품 수도 적다. 클로바 앱 내에서 사물인터넷 기기를 등록할 수는 있지만 필립스의 스마트 조명 ‘Hue' 단 하나에 불과했다.

현재 클로바의 제휴사는 총 13개다. 이 중 뉴스 제휴사와 콘텐츠 제공사를 제외하면 우리은행, 배달의민족, Hue(필립스, 스마트조명 브랜드), 코웨이, LG전자, LG유플러스 등 총 6개다. 제조사는 3개사다.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웨이브는 네이버 서비스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 일정관리 같은 기능은 네이버 캘린더를 활용해야만 이용할 수 있었다. 기자는 일정 관리에 구글 캘린더를 활용한다. 클로바 앱에서는 구글 캘린더 상의 일정을 바로 확인할 수 있었지만 웨이브를 통해 일정을 물어보면 네이버 캘린더 설정을 하라고 답을 한다.

별도로 네이버 캘린더 앱을 설치하고 구글 캘린더 일정을 연동해도 사용에는 문제가 있었다. 네이버 캘린더 내에서 등록해야 한다고 답한다. 네이버 캘린더 앱에서 일정을 추가했어도 “이번주 일정이 없습니다”라는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음성을 통한 일정 추가도 아직이다. 네이버 캘린더 앱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영화 정보를 제공하긴 하지만 “가까운 영화 상영관 알려줘”, “택시운전사 상영관 알려줘” 등의 질문에는 “잘 모르겠어요”, “몰라요”의 답변으로 일관했다. 간단한 요리의 재료는 알려주지만 요리 방법은 모르쇠다. “김치볶음밥 레시피 알려줘”라는 질문에는 김치, 양파 등의 재료를 알려주지만 “요리 방법 알려줘”라는 질문에는 다시 재료 답변을 반복했다.

웨이브가 사용자의 진정한 비서 역할을 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가 웨이브를 정식 출시가 아닌 사실상의 베타테스트 형태로 선보인 것도 음성인식률의 개선, 서비스 이용습관 확인 등의 데이터 축적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아직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은 개화단계다. 기술개발과 서비스 연동 등도 한창이다. 향후 정식 출시되고 생태계가 더욱 확장될 시 얼마만큼의 편리성을 가져다줄지 궁금하다. 현재 보단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제품이다.

이어진 기자 l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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