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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사설] 美軍 지휘부 서울 집결, 北은 도발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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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연합 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21일 시작되는 가운데 미군 최고 지휘부가 한국에 집결하고 있다. 태평양사령관과 전략사령관은 19~20일 도착했고 미사일방어국장도 곧 서울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UFG를 참관하고 한미연합사 사령관 및 부사령관(한국군)과 함께 5인 합동 기자회견도 가질 예정이라 한다.

이 세 사람은 한반도 유사시 작전 및 증원, 전략 무기 전개, 미사일 방어라는 3대 축을 관장할 지휘관들이다. 이들이 동시에 서울에 모이는 것은 한·미 동맹 사상 전례가 없다. 또 이들이 모두 UFG를 참관한다는 것은 이번 훈련에 전략폭격기 운용과 미사일 방어 개념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짐작하게 한다. 며칠 전엔 조셉 던퍼드 합참의장이 한·중·일을 방문한 뒤 북·중 접경 지역까지 시찰한 일도 있다.

이번 연합 훈련은 미·북 대치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북이 괌 포위 사격 위협을 중단하고 미국 정부가 '외교 우선'을 앞세우기 시작하면서 긴장도가 다소 떨어진 것으로 보이지만 근본적인 상황 변화는 없다. 북은 이번 한·미 훈련 중단을 요구해왔고 20일에도 "파국으로 몰아갈 것"이라고 했다. 북이 추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이나 6차 핵실험을 한다면 지금부터 북한 건국 기념일인 9월 9일 어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군 핵심 지휘부가 한반도에 모인 것 자체가 상황이 얼마나 위중한지를 보여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취임 100일 회견에서 "대한민국 동의 없이 누구도 한반도에서 전쟁을 결정할 수 없다"며 "전쟁은 두 번 다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한 말일 테지만 이것은 미국에만 통할 수 있는 말이다. 북한 김정은은 콧방귀도 뀌지 않을 것이다. 김정은은 또 한 번의 전략적 도발로 소형화된 핵탄두를 탑재한 ICBM을 기정사실로 만들고 한·미 간 틈새를 벌리려 할 수 있다. 그렇게 할 만한 여건이 조성돼 있다. 모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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