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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호투 거듭 류현진, 3년 만에 가을야구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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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전 5이닝 4K 무실점

5승 무산됐지만 평균자책점 3.45

후반기 5경기선 1.55로 전체 3위

3년 만의 100이닝 돌파도 반가워

신무기 컷패스트볼 갈수록 예리

마에다와 경쟁서도 한 발 앞서

PS 3~4인 로테이션에 들 수도

중앙일보

어깨 수술을 마치고 돌아온 류현진이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20일 디트로이트전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는 류현진. [디트로이트 AFP=연합뉴스]


6개월 가까이 생존 경쟁을 했던 류현진(30·LA 다저스)이 이젠 가을야구를 바라본다. 후반기 호투를 거듭한 덕에 포스트시즌(PS) 엔트리 진입을 노리고 있다.

류현진은 20일(한국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을 무실점(3피안타·4볼넷·4탈삼진)으로 막아냈다. 5회까지 89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0-0으로 맞선 6회 로스 스트리플링과 교체돼 시즌 5승 달성에는 실패했다. 대신 그의 평균자책점은 3.63에서 3.45로 낮아졌다.

디트로이트 타선은 전날까지 왼손투수 상대 팀OPS(장타율+출루율)가 1위(0.845)였다. 왼손 선발 류현진을 겨냥해서 이날은 1번부터 9번 타자까지 모두 오른손 타자를 배치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까다로운 디트로이트 타선을 가볍게 이겨냈다. 1번 타자 이안 킨슬러에게 2루타 1개, 볼넷 2개를 내준 것만을 빼고는 흠잡을 수 없는 피칭을 선보였다. 고비 때마다 삼진과 내야 땅볼을 이끌어냈다. 류현진이 5회까지 무실점으로 버티자 다저스 타선은 7·8·9회 한 점씩 뽑아 3-0으로 이겼다.

류현진은 올 시즌 4승6패에 그치고 있지만, 투구 내용은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평균자책점을 보면 웬만한 팀 2~3선발도 차지할 수 있다. 또한 3년 만에 세자릿수 이닝(101과3분의2이닝)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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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왼 어깨 수술 전후로 두 시즌 동안 1경기 등판에 그쳤던 류현진은 지난 2월 스프링캠프 때부터 제5선발 경쟁을 펼쳤다. 특히 일본인 투수 마에다 겐타(29)와 선발 한 자리를 두고 살얼음 피칭을 이어갔다. 6월 29일 LA 에인절스전에서 류현진은 타구에 왼발을 맞아 한 달을 쉬기도 했다.

시즌 초 류현진은 직구 스피드가 나오지 않아 고전했다. 장기인 제구력도 부상 이전보다 나빠졌다. 2014년 9이닝 당 1.71개였던 볼넷이 올해 2.83개로 늘었다. 그러나 여름부터 스피드를 회복하며 최고 시속 150㎞의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신무기 컷패스트볼의 위력도 더해졌다.

류현진은 지난 5경기 중 3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타선이 터지지 않아 1승밖에 추가하지 못 했지만 류현진이 등판한 경기에서 다저스는 5연승을 달렸다. 후반기 5경기 이상 던진 선발투수 중 류현진의 평균자책점(1.55)은 메이저리그(MLB) 전체 3위다. 부상과 부진을 겪으며 류현진의 경기운영 능력이 더 향상된 덕분이다.

디트로이트전이 끝난 뒤 릭 허니컷 다저스 투수코치는 류현진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오늘 류현진은 최고의 구위를 보여준 게 아니지만 경쟁력이 있었다. 그는 나에게 더 던지겠다고 했다. 바람직한 얘기다. 류현진의 ‘탱크’ 안에는 많은 게 남아 있었다”고 호평했다. 마에다와의 대결에서도 한 발 앞서 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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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루빗슈. [USA Today=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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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는 20일 현재 87승34패로 MLB 전체 승률 1위(0.719)를 달리고 있다. 한 달 전만 해도 류현진이 포스트시즌 경기에 등판할 가능성은 작아보였다. 포스트시즌에선 3~4명의 선발투수만이 번갈아 등판하기 때문이다. 1988년 이후 월드시리즈에 오르지 못했던 다저스는 지난 1일 다루빗슈 유(30)까지 영입하며 선발진을 강화했다.

부상 중인 클레이턴 커쇼(15승2패·평균자책점 2.04)는 조만간 복귀한다. 2선발은 알렉스 우드(14승1패·평균자책점 2.30)가 차지할 예정이다. 리치 힐(9승4패·평균자책점 3.54)과 다루빗슈(8승9패·평균자책점 3.83)가 3·4 선발을 맡을 것으로 보이지만 다루빗슈는 등 부상으로 이날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브랜던 맥카시(6승4패·평균자책점 3.84)는 오른손 물집 때문에 쉬고 있다.

복잡한 경쟁구도 속에서 류현진의 호투가 더욱 돋보인다. 그러나 류현진이 왼손투수라는 게 약점이 될 수도 있다. 1·2·3선발 후보인 커쇼, 우드, 힐이 모두 왼손이기 때문에 4선발까지 왼손이라면 상대가 라인업을 짜기 쉬워진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최근 류현진의 피칭이 좋다. 게다가 2013년과 14년 포스트시즌에서 강팀을 상대로 호투한 경험이 매우 중요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은 2013년과 2014년 포스트시즌 3경기에 선발 등판, 1승을 거두면서 평균자책점 2.81을 기록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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