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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공들여 만든 호미곶 인근 수십 년 방풍림, 하루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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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엔, 포항의 어촌 마을 이야기입니다. 주민들이 방풍림으로 심은 소나무가 하루 아침에 30여 그루나 잘려 나갔다고 합니다. 소나무를 세운 데가 원래 국유지였는데, 이게 민간에 팔리면서 그렇게 됐습니다. 포항 주민들이 공들여 만든 숲이 졸지에 없어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윤두열 기자입니다.

[기자]

경북 포항시 호미곶 인근 해안가에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소나무가 마을 앞으로 펼쳐져 있습니다.

28년 전 허허벌판이던 이곳에 주민들이 묘목을 심고 애지중지 가꿔온 방풍림입니다.

호미수회라는 모임까지 만들어 그동안 심은 나무가 5만 그루에 이릅니다.

그런데 바닷가 쪽으로 가보니 30여 그루의 나무의 밑동이 잘렸습니다.

국방부가 지난 5월 이 땅을 민간에 팔았는데 땅주인이 마음대로 소나무를 밴 겁니다.

[배정영/호미수회 사무국장 : 바닷가에서는 어부림, 방풍림을 아주 중요시하는데 무단 벌채를 하니 주민들이 그냥 못 지나가고 어떻게 해서 마음대로 하느냐…]

해당 지자체는 신고 없이 나무를 자른 것을 확인했다며 산림법 위반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앞으로가 문제입니다.

해당 토지는 지목변경이 쉬운 잡종지여서 건축허가를 받은 뒤 벌목신고를 하면 불허할 명분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관할지자체 관계자 : 건축신고나 허가에 적합하다고 판단해서 그런 허가가 나게 되면 (자르는 것도) 같이 허가되는 거죠.]

주민들이 30여 년에 걸쳐 가꾼 푸른 숲이 다시 허허벌판으로 변할 위기에 놓였습니다.

윤두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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