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3 (화)

[빙과의 경제학]①아이스크림의 이유 있는 변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빙과업계 장수 브랜드, 다양한 형태로 출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선보이기도

저출산·디저트 다양화 아이스크림 시장 압박

불과 10년 전만해도 여름만 되면 길거리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더위를 식히는 사람들을 쉽게 마주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손에 아이스크림 대신 커피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 늘고 있고, 아이스크림 주요 소비자층인 어린이들은 출산율 저하로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이런 상황에서 권장소비자가격 표시제의 부작용으로 할인점 마다 아이스크림 가격이 들쭉날쭉해지면서 아이스크림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 마저 무너지고 있는 실정이다. 빙과업계는 어려운 시장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통해 반전을 노리고 있다.[편집자주]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빙과업계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장수 브랜드를 이용해 껌과 의류 등 제품 다각화를 진행하는 한편 달라진 소비층을 위한 고급 브랜드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빙과업계가 이렇듯 변화를 꾀하는 이유는 그만큼 시장 상황이 어렵기 때문이다. 빙과시장은 저출산으로 주요 소비층인 어린이 수가 줄어든 데다 커피와 빙수 등 대체제 수요가 증가하면서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변화 없이는 살아남기 어려운 시장 환경이다.

◇형태 변화부터 프리미엄까지 선봬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빙과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제품 다각화다. 기존 아이스크림 브랜드를 새롭게 재해석한 제품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롯데제과(004990)가 가장 적극적이다.

롯데제과는 지난 5월 ‘수박바’와 ‘죠스바’, ‘스크류바’ 등 기존 바 형태로 출시된 제품을 파우치 형태로 리뉴얼 출시했다. 이들 세 제품은 롯데제과의 대표 브랜드로, 3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롯데제과는 파우치 형태 이외에 떠먹는 파인트 형태로도 해당 제품을 출시했다.

롯데제과 파우치 형태 제품 3종은 출시 한 달 만에 300만개, 50일 만에 1000만개가 판매됐다. 최근 14년 동안 출시된 국내 빙과 신제품 중 가장 빠른 판매 속도를 보였다.

편의점 씨유(CU)와 손잡고 선보인 ‘거꾸로 수박바’ 역시 출시 열흘 동안 100만개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인기다. 거꾸로 수박바는 수박바의 빨간 부분과 초록색 부분을 뒤바꾼 제품이다.

빙그레(005180)는 1992년 출시한 ‘메로나’를 이용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단순히 형태에만 변화를 주는 게 아니라 협업을 통해 탄산수와 신발 등 다양한 제품으로 선보였다.

빙그레는 지난달 제주 용암해수로 만든 메론맛 탄산수 ‘메로나 제주 스파클링’을 출시했다. 앞서 휠라코리아와 협업해 운동화 ‘코트디럭스 메로나’를 선보였으며 SPA(제조·유통 일괄형) 패션 브랜드 스파오와 협업을 통해 티셔츠와 카디건 등을 출시했다. 관련 제품은 시장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추가 생산 중이다.

제품 다각화와 함께 고급화도 업계 주요 이슈다. 빙그레는 자사 고급 브랜드 아이스크림 ‘끌레도르’를 새롭게 선보였다. 세계 1위 아이스크림 업체 유니레버 제품의 수입 판매도 시작했다. 롯데푸드(002270)는 롯데백화점에 고급 아이스크림 전문점 ‘파스퇴르 밀크바’를 열었다.

이데일리



◇저출산과 디저트 다양화로 압박↑

빙과업계의 이러한 필사적인 노력 뒤에는 저출산과 디저트 문화 변화로 인한 줄어드는 시장 규모가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소매점 매출 기준 빙과시장 규모는 2012년 1조9723억원에서 2014년 1조7699억원, 2015년 1조4996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시장 추정 규모로는 지난해 1조2000억원을 간신히 넘겼다. 올해는 1조원도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불과 5년 사이 시장 규모가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저출산으로 주요 소비자층인 어린이 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큰 문제다. 지난 2월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출생자 수는 약 40만63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2100명이 감소했다. 전체 인구 중 5~14세 어린이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9%에 불과한 상황에서 출산 마저 줄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출산으로 실수요자인 어린이 수가 크게 줄었다. 여기에 최근 10년 동안 커피 전문점이 우후죽순 늘어난데다 최근에는 빙수 전문점들까지 난립하면서 디저트 시장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많은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인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