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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한미, 내일부터 UFG연습 ‘북핵·미사일 방어에 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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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연합군이 21일 2017년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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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UFG는 한반도 정세의 ‘리트머스 시험지’

합동참모본부는 20일 “합참과 한·미연합사령부가 21일부터 오는 31일까지 한반도 방어를 위해 정례적으로 시행하는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북한의 잇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 시험발사와 ‘괌 포위사격’ 위협으로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시작될 예정이다. 북한은 그동안 UFG 연습에 대해 ‘북침 연습’이라고 비난하며 도발의 빌미로 삼아왔다.

이에 따라 올해 UFG 연습 기간 동안 나오는 북한 반응이 최근 위기 지수가 높아진 한반도 정세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 연합군은 이번 훈련 기간에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도 대비해 대북 감시·대응태세를 강화하면서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 연습은 고도화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전제로 전쟁 징후가 보이면 사전에 모든 수단을 동원해 억제하되, 실패할 경우 북한 핵심시설 700곳 이상을 선제타격하는 등 군사적으로 대응해 적을 섬멸하는 시나리오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미연합사 ‘작전계획 5015’와 한·미 공동의 맞춤형억제전략을 바탕으로 연습이 이뤄지는 것을 의미한다.

한·미는 북한의 핵사용 위협, 핵사용 임박, 핵사용 등 3단계별 억제 전략을 실제 작전에서 실행하는 맞춤형 억제전략을 수립해놓고 있다.

이에 따라 한·미는 한국 공군의 우주발전처와 미국 전략사령부의 합동우주작전본부의 우주분야 전문가 60여명으로 한·미 우주통합팀을 구성, 북한의 인공위성위치정보(GPS) 교란 전파 발사 원점을 찾아내 신속히 타격하는 절차를 숙달하는 훈련도 할 계획이다.

■합참 “훈련 규모는 예년 수준이지만, 해외 미군 참가는 증가”

합참은 “이번 연습에는 한국군 5만여명과 미군 1만7500명이 참가한다”며 “훈련 규모는 예년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해외 미군 증원군은 작년보다 늘었다. 이는 북한의 괌 포위사격 위협 등에 대비한 미 태평양사령부 차원의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이 20일 방한해 이례적으로 UFG 연습 현장을 참관하는 것도 괌 포위사격 공언 등 한반도 안보 상황을 고려한 행보로 보인다.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등 미 전략무기의 한반도 전개 여부는 불확실한 상태다.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감을 조성하지 않기 위한 미측의 의도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한·미연합사는 지난 18일 오후 5시 유엔사 군정위를 통해 판문점에서 확성기로 북측에 대해 연습일정과 목적 등을 통보했다. 연합사는 지난 3월 실시한 키 리졸프 한·미연합훈련 때는 빈센트 브룩스 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훈련 실시를 북측에 알리지 않았다.

이번 UFG 연습에는 호주, 캐나다, 콜롬비아, 덴마크, 뉴질랜드, 네덜란드, 영국 등 7개의 유엔사 전력 제공 국가들도 참관할 예정이다. 스위스와 스웨덴 중립국감독위원회(NNSC) 대표들도 UFG 연습에 참관해 정전협정 준수 여부를 감시하게 된다.

UFG 연습은 한·미연합군이 연례적으로 지휘소 내에서 실시하는 방어적인 지휘소(CPX) 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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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올해도 UFG를 도발 빌미로 삼을 것인가

그러나 북한은 최근 수년 동안 UFG 연습을 도발의 빌미로 삼아 왔다.

작년에는 8월 UFG 연습 시작 이틀 만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1발을 기습적으로 시험 발사했다. 이어 정권수립 기념일인 9월 9일에 5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북한은 올해도 UFG 연습을 빌미로 도발의 명분을 쌓고 있는 분위기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7일 “을지프리덤가디언 합동군사연습은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더욱 파국에로 몰아갈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북한 매체들은 UFG 연습을 잇따라 비난하고 있다.

북한은 20일에도 “(UFG 훈련이) 붙는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으로 (한반도) 정세를 더욱 악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자멸을 재촉하는 어리석은 행태’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미국을 겨냥, “트럼프 패거리들이 참수작전과 특수작전, 대북선제타격과 예방전쟁의 필요성에 대해 떠들어대는 속에 모험적인 반공화국 핵전쟁연습을 공언해 나선 것은 정세를 완전히 통제 불가능한 핵전쟁 발발국면에로 몰아가는 무분별한 추태”라고 비난했다.

북한이 UFG 기간 동안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ICBM 재진입 기술을 갖추기 위한 시험발사를 계속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UFG 연습을 미사일 발사의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기회로 삼을 지 모른다는 것이다.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나 ‘화성-14’의 추가 발사 등 전략적 도발에 나선다면 한반도 긴장 수위는 다시 치솟고 남북대화의 동력은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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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G 이후 대화 가능성

그러나 북한이 극히 민감해 하는 전략폭격기 B-1B나 핵 항모 등 미군의 전략자산이 이번 훈련 기간에 전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주목된다. 미국이 전략자선을 전개하지 않는다면, 이는 북한의 추가 도발의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차원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UFG는 워게임 형식의 지휘소훈련(CPX)이어서 전략무기 전개가 필요치 않다. 그러나 한·미는 종종 북한에 대한 압박수단으로 UFG 기간에 핵 항모 등을 한반도에 출동시켰다.

미국은 북한이 과거 7차례 준전시상태를 선포할 때처럼 한반도 위기지수가 높아지면 B-52나 핵추진 잠수함 등을 배치했다.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 자체가 북에 대한 강력한 ‘응징’과 ‘엄포용’ 메시지 차원이다.

북한이 이번 UFG 연습 시작부터 내달 초 정권수립 기념일(9월 9일)에 이르는 3주간 전략적 도발을 감행하지 않는다면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완화되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한미가 ‘북한의 추가 도발 중단’을 대화의 최소 요건으로 밝히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9월 중순 이후부터는 대화국면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10·4 정상선언’ 10주년이 남북관계 회복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박성진 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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