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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길따라 멋따라] 더위여 잘 있거라…'숙면과 힐링' 라벤더 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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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환경 맞지 않아 국내선 재배지 거의 없어…울진 양원마을 지금 만개 '보랏빛 물결'

(울진=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매년 이맘때 인기를 끄는 외국의 여행지들 가운데 대표적인 곳이 일본 홋카이도다.

서늘한 기후와 함께 보랏빛으로 바다를 이루는 라벤더꽃이 장관을 이루기 때문이다.

원래 보랏빛 물결 라벤더밭으로 유명한 곳은 프랑스 남부의 프로방스 지역이다.

라벤더는 프로방스나 지중해성 기후에 맞는 식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재배가 힘들다.

그렇다고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이런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알음알음 알려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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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라벤더밭을 배경으로 해가 지고 있다(성연재 기자)



◇ 라벤더 효능

라벤더는 고대 그리스 문헌에 치료를 위해 재배됐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역사가 깊은 식물이다.

또 영국의 왕실에서는 여왕의 심신안정과 힐링을 위해 재배됐다. 여왕이 차로 마시거나 숙면을 위해 사용했다.

향의 주성분인 아세트산 리날릴, 리날올 등은 신경을 안정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

고대 로마 시대에는 라벤더 꽃을 목욕물에 넣어 심신의 피로를 다스렸다.

특히 라벤더는 수험생 등 불면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에게 어필한다. 천연향이 안정적인 수면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이외의 장점으로는 각종 해충을 퇴치하는 효과도 있다.

유아를 둔 부모들은 드라이플라워를 아기 머리맡에 두는 등 라벤더를 천연방충제로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일단 구경하기가 힘들다.

라벤더는 일단 지중해성 기후에 맞는 작물로, 덥고 습한 우리나라 기후와는 맞지 않아 재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습기를 날려줄 수 있도록 강바람이 잘 부는 특수한 지역에서만 재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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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벤더농장에서는 라벤더 수확 체험을 할 수 있다(성연재 기자)




◇ 양원마을 라벤더

한국에서도 라벤더 재배에 적합한 곳들을 만날 수 있다.

아쉽게도 몇 안되는 라벤더 재배 농장들은 일찌감치 수확을 끝내서 지금은 한국에서 라벤더꽃을 볼 수 없다.

그러나 개화 시기가 늦어 지금 가면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낙동강 최상류지역인 울진이다. 울진군 금강송면의 전곡리 양원마을에는 소박한 라벤더밭이 이제 막 개화를 시작해 서서히 보랏빛 물경을 이루고 있다.

낙동강 최상류의 서늘한 기온으로 꽃 개화가 늦춰졌기 때문이다.

이곳은 특히 V 트레인이 라벤더밭 위로 달려오는 장면을 촬영할 수 있어 사진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가장 먼저 개화한 라벤더는 이미 졌지만 종류에 따라 서서히 핀 라벤더는 계속 꽃을 피우고 있다.

농장은 토양 살충제 등을 전혀 쓰지 않아 무농약 인증을 이미 거쳤다. 라벤더 자체의 천연 살충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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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기 살 것 같은' 깊고 깊은 용소(성연재 기자)



◇ 인근 명소들

▲ 계곡 물놀이 최적 장소 불영계곡

설악산 천불동 계곡, 지리산 칠선계곡 등과 남한 3대 계곡인 불영계곡은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금강송 면에서 발원해 근남면에서 왕피천과 합류한다.

아쉽게 전국적으로는 덜 알려져 있지만 경치가 빼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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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피천 계곡 트레킹은 울진 여행의 '백미'(성연재 기자)



▲ 계곡 트레킹의 백미 왕피천

왕피천(王避川)은 왕이 피신해 살던 냇가라는 뜻이다.

골짜기가 험한 바로 인근 영양군 수비면에서 발원해 동해로 흘러드는 길이 60.95km의 하천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자연 생태계 지역으로 동강보다 훨씬 규모가 큰다.

왕피천은 남한의 마지막 남은 오지로, 생태적 가치와 자연 자원적 중요성도 매우 크다.

◇ 교통

동서울고속버스터미널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한 울진행 고속버스가 하루 3편 광비정류소에 선다. 이후 마을버스를 타고 전곡리로 들어가면 라벤더밭을 찾을 수 있다.

더 편리한 방법은, 서울역이나 수원역 등에서 출발하는 'O 트레인'을 타는 방법이다. 양원역에서 내린 뒤 좁은 낙동강 상류 다리를 건너면 라벤더 농장이다.

◇ 숙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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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가옥이 잘 보존된 봉화의 닭실마을(웰촌)



숙박은 농어촌공사가 소개하는 웰촌 숙박장소인 인근 봉화군 봉화읍의 닭실마을에서 머무르는 것도 좋다. 지형이 닭이 계란을 품고 있는 형상이라 해서 '닭실'이라 했다.

그만큼 또 전통가옥들이 잘 보존돼 있어 편안한 느낌을 받으며 숙면을 취할 수 있다.

또 불영계곡로에는 국립 통고산 자연휴양림이 자리 잡고 있다.

아름다운 불영계곡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어 한여름에도 긴 팔이 필요한 곳이다.

◇ 인근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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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도 없는 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온면은 맛깔스럽기 그지없다(성연재 기자)



광비정류소에서 울진방면으로 5분을 달리다 보면 간판도 없는 식당이 나온다. 단지 '국수'라는 두글자만 보인다.

30년 가까이 이곳에서 국수를 팔아온 집인데, 놋그릇에 담겨 나오는 온면이 맛깔스럽다.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식당 인테리어가 특이하다.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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