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8월 타율 5할1푼9리… 김선빈, 진짜 '꿈의 4할' 될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 사상 첫 '9번 타자 타격왕' 도전

1982년 백인천 이후 타율 4할 한명도 없어

김선빈 현재 타율 0.389… 중반 지났는데도 연일 불방망이

9번 타자라 투수 견제 덜 받고 KIA 유격수 백업도 든든해… 컨디션 조절해가며 출전

타율 4할은 '꿈'이라고 한다. 한국 프로야구 36년 역사에서 원년이었던 1982년 백인천(MBC청룡) 전 감독이 딱 한 번(타율 0.412) 기록했다. 올해 이 대기록에 도전하는 선수가 있다. 키 165㎝ '작은 거인' 김선빈(KIA·28)이다. 17~18일 두산과의 2연전에서 7타수 3안타를 친 그는 현재 시즌 타율을 0.389(347타수 135안타)까지 끌어올렸다. 4할에는 약 1푼 정도 모자란다.

앞서 '4할'에 도전했던 많은 타격왕이 시즌 중후반까지 4할 이상 타율을 유지하다 막판 타격감이 떨어지면서 4할 달성에 실패했다. 2012년 김태균(한화)이 그랬다. 그해 시즌 중반(8월 3일)까지 4할 이상을 유지했지만, 이후 힘이 빠지며 타율 0.363으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김선빈은 시간이 갈수록 타율이 오르고 있다. 4월 말 타율 0.337로 제법 좋은 출발을 하더니 5~6월을 거치면서 타격 1위로 떠올랐다. 7월 잠시 주춤했으나, 8월엔 0.519의 무서운 기세로 시즌 '4할'에 도전한다. 8월 타율은 올 시즌 그의 월간 타율 중 가장 높다. 멀티 히트(1경기 2안타 이상) 경기만 5번 치렀다.

조선일보

/사진=뉴시스, 그래픽=김현국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선빈이 높은 타격감을 유지하는 이유가 뭘까. 김용달 KBO 육성위원은 "KIA 팀 타선 짜임새를 보면 답이 나온다"고 했다. KIA는 올 시즌 장타력을 갖춘 강타자가 타순 이곳저곳에 대거 포진해 있다. 4번 타자 최형우를 필두로, 나지완·버나디나·김주찬 등 '해결사' 역할을 맡아줄 중심 타자가 득시글하다. 이들은 주로 9번 타자로 나오는 김선빈보다 '득점권 찬스(주자가 2루나 3루에 있는 상황)'도 더 자주 맞는다. 상대 투수로선 김선빈에게 2루타를 맞는 것보다 최형우에게 단타로 타점을 내주는 것이 더 뼈아프다. 팀의 '주포' 역할을 했던 과거 4할 도전자들보다 상대 투수진의 견제를 덜 받는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김선빈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든든한 KIA 백업진이다. 안치용 KBS N 해설위원은 "팀의 주전 유격수는 후반부 팀 순위 경쟁이 심해지면 타격감이 나빠도 출전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KIA엔 수비력 좋은 백업 유격수가 많아 김선빈이 적절히 쉬면서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 김지성, 최원준, 고장혁, 김주형 등이 김선빈의 뒤를 받치고 있다.

김기태 감독이 김선빈을 9번 타순에 배치하는 것도 조금이라도 체력을 아껴주기 위해서다. 박흥식 KIA 코치는 "당연히 타격1위를 상위에 배치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러나 체력 안배를 위해 9번 타자로 계속 내보낸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김선빈의 기세는 못 말릴 정도다. 좌투수(0.413), 우투수(0.366), 언더핸드 투수(0.465) 모두에게 강했다. 그럼에도 '4할'은 절대 쉽지 않은 길이다. 남은 35경기에서 타율 '4할 3푼'대를 유지해야 달성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목표는 일단 타격왕이다. 이미 타격 2위 최형우(KIA·0.368)나 3위 나성범(0.363)과는 2푼 이상 차이가 벌어졌다. 이종범(은퇴·47)의 전설에도 도전해볼 만하다. 이종범은 1994년 시즌 타율 0.393을 기록하며 역대 시즌 타율 2위에 올라있다. 김선빈과는 '4리' 차이다.

올 시즌 김선빈이 타격왕이 된다면, KBO 사상 처음으로 '9번 타자'가 타격왕에 오르게 된다.

또 170㎝ 이하 키로 사상 처음 타격왕에 오르게 된다. 1990~91 시즌 2년 연속 타격왕에 오른 이정훈(빙그레)이 171㎝ 였다.

[윤형준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