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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MB 4대강사업 부채 늪에 빠진 수공…'순이익 모두 빚 갚아도 모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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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4대강 사업으로 한국수자원공사(수공)가 빚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공은 4대강 부채와 관련해 정부로부터 5조3000억원을 지원받기로 했음에도 발전수익과 단지사업과 친수사업 등 개발 이익으로 빚을 제대로 갚을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수공의 순이익이 빚 갚는 데에만 쓰여 노후관 교체, 수질 개선 등에 필요한 비용은 일반 국민에게 전가되고 있다.

18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지난해 결산안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공은 발전사업을 통해 269억원, 단지사업을 통해 98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수공이 매년 갚아야 할 1745억원의 56.7%에 불과하다. 수공은 4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향후 22년간 순이익 가운데 1745억원을 상환해야한다.

예정처는 수공의 부채 상환 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수공은 순이익 부진의 원인을 가뭄으로 인한 전력 생산 부족과 유가 하락 등 일시적인 원인에서 찾고 있다. 이에 대해 예정처는 "1980년대 이후 이상 기후로 주요 가뭄의 발생 빈도가 늘고 있고, 유가의 변동 역시 예측이 어려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송산그린시티 등 개발사업도 답보 상태에 놓여 있어, 매출 발생 시점이 늦춰질 수 있을 뿐 아니라 금융비용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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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달성군 강정고령보 / 사진=연합뉴스


예정처는 지난해 수공이 지자체와 산업단지 등에 용수 요금을 인상한 것 등을 지적하며 "4대강 부채가 아니었더라면 발전사업 및 단지사업의 순이익이 오롯이 수공에 귀속되고 이에 기반한 수도사업 투자가 가능했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4대강 사업 부채 부담이 사실상 국민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부산 에코델타시티 등 친수사업에 대해서도 부채 상환이 불투명하다고 예정처는 분석했다. 수공은 부산 에코델타시티에서 5600억 등 친수사업을 통해 1조원의 채무원금을 상환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김해신공항 확장 계획 등에 따라 고도제한 등으로 부산 에코델타시티의 분양수익 등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4400억원에 대해서는 사업계획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수공이 4대강 사업에 따라 갚아야 할 빚과 이자는 10조9000억원에 이른다. 그나마 2015년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채무 원금의 30%에 해당하는 2조4000억원과 원금 상환 때까지 들 금융비용 2조9000억원을 전액 지원키로 결정한 덕에 부담이 줄어든 것이다. 그럼에도 수공의 재무구조는 최악의 상황이다. 2009년만 해도 수공은 부채비율이 19.6%의 우량 공기업이었지만 지난해 부채비율은 204.8%로 정부 지원 가능성이 없다면 신용등급이 투기 등급 수준으로 떨어질 상황에 놓였다. 나라예산네트워크 등은 예산 관련 시민단체 등은 "4대강 사업에 투자 결정을 내린 수공이 사업 실패에 따른 8조의 부채는 수공 스스로 부담해야한다"고 있다.

정부가 부담키로 한 이자 부담이 늘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당초 정부가 떠안기로 한 수공의 4대강 사업 이자 2조9000억원은 2015년도의 저금리를 반영한 것인데,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감안하면 이자 부담은 더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금리 인상 등에 따라 혈세 부담 역시 늘 수밖에 없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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