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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사설] '이틀 내 계란 파동 수습' 약속만은 지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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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이 검출된 농장 6곳 가운데 5곳이 '친환경 인증'을 받은 곳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기준치의 약 21배를 초과해서 검출된 곳도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가였다. 대형 마트에서 유통된 계란 두 제품도 기준치를 초과했는데 이들 역시 '친환경·무항생제'로 팔리던 제품이었다. 작년 말 기준으로 3000마리 이상을 사육하는 산란계 농장(1060곳)의 73%(780곳)가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 이 농장들에서 생산하는 이른바 '친환경 인증' 계란이 전체 유통 물량의 80~90%를 차지한다. 소비자는 믿고 안심할 수 있는 제품을 구입하려고 보통 계란보다 40% 비싸게 구매해 왔는데 속고 산 셈이 됐다.

'친환경 인증' 제도란 소비자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농축산물을 생산하도록 도입된 제도다. 하지만 기준은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인증만 남발돼 왔다. 축산물 친환경성을 평가하는 민간 인증기관이 39곳이나 된다. 농식품부가 작년 무항생제 인증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마련했지만 축산 농가들의 반대로 제도 시행을 내년 1월로 미뤘다. 축산 농가의 돈벌이가 소비자 안전보다 우선한 것이다.

정부는 앞으로 이틀이면 계란 유통이 100% 가까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조사 결과로는 문제가 있는 농가의 비율도 극소수다. 살충제 계란이라고 하더라도 인체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그런데도 이런 파동이 벌어지는 것은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지난 10일 "국내 계란은 안심해도 된다"고 했기 때문이다. 식품 문제는 정부 신뢰가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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