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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에어컨·냉장고가 말귀 척척 알아듣네… 더 똑똑해진 AI 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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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전자제품 업계에 AI(인공지능) 바람이 거세다. 기존의 AI 전자 기기는 빨래의 양을 감지해 세탁에 필요한 물의 양을 조절해주는 세탁기, 온도·습도를 감지해 적정 수준을 유지하는 에어컨같이 제조사가 미리 프로그램해 놓은 기능을 실행해주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최근 사람의 일상 대화를 알아듣는 '자연어 음성인식', 반복 학습을 통해 새로운 길을 찾아내는 '머신러닝(기계학습)' 등 첨단 AI 기술을 적용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생활을 스마트하게 만들어주는 AI 가전을 삼성전자, LG전자, 전자제품 전문점 롯데하이마트의 추천을 받아 소개한다.

스스로 학습하는 똑똑한 제품 등장

최신 AI 가전의 특징은 스스로 학습하는 기능을 갖췄다는 점이다. 사용자의 생활 습관, 제품이 설치된 공간의 특성 등을 스스로 익히면서 최적의 작동 방식을 찾아낸다. 찬 바람이 몸에 닿는 것을 최소화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삼성전자의 무풍(無風) 에어컨은 사용자의 사용 패턴을 학습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 에어컨은 센서(감지기)를 통해 외부 날씨와 실내 온도·습도, 공기오염도를 측정하고, 사용자가 어떤 환경에서 에어컨을 어떤 식으로 작동시키는지 학습한다. 사용자가 선호하는 '공기 취향'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후 사용자가 '자동 냉방' 기능을 사용하면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실내 공기를 알아서 조절한다.



조선비즈


LG전자의 디오스 냉장고와 트롬 세탁기는 사용자의 사용 패턴을 학습하고 나면 맞춤형으로 작동한다. 디오스 냉장고는 냉장고 문이 열리는 횟수와 시간대를 분석해 사용자가 문을 잘 열지 않는 시간대에는 알아서 절전 운전을 한다. 또 제품이 설치된 장소의 평소 온도와 습도를 파악해 여름철이라고 판단되면 음식이 쉽게 상하지 않게 살균 기능을 최고 수준으로 높인다. 트롬 세탁기는 자주 쓰는 세탁 옵션을 파악해뒀다가 상황에 맞는 세탁 옵션을 추천한다.

또 온라인으로 날씨를 파악해 습한 날에는 탈수 기능을 강화하고 미세 먼지가 많은 날에는 헹굼 시간을 늘리는 기능도 있다.

장애물에 반복해 부딪히거나 방향을 잃고 헤매기 일쑤였던 로봇 청소기도 학습 능력을 갖추면서 진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로봇 청소기 '파워봇'은 청소를 위해 돌아다니면서 상단에 설치된 카메라로 천장의 모습을 촬영해 집안의 도면(圖面)을 그린다. 두 번째 청소 때부터는 이 도면을 바탕으로 최적의 청소 경로를 찾아낸다. LG전자의 '로보킹 터보플러스'는 기계 학습을 통해 장애물의 종류를 구분할 수 있다. 앞에 나타난 장애물이 문턱이면 다른 길로 돌아가고, 사람의 발이면 3초간 대기하면서 사람이 자리를 옮기기를 기다린다.

음성인식·IoT 기능과 결합해 '집사' 노릇

음성인식 기술이 발달하면서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제품들도 나오고 있다. 일부 제품은 사람이 자연스럽게 하는 말을 알아듣고 반응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 음성인식과 AI,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결합해 마치 인간 '집사'처럼 집안일을 돌봐주기도 한다.

LG전자의 휘센 듀얼 에어컨은 국내 출시된 에어컨 중 최초로 자연어 음성인식 기능을 갖췄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연스럽게 말해도 알아듣는다. 사용자가 "바람을 위로 보내줘"라고 말하면 에어컨이 풍향을 바꾸고, "좀 춥다"라고 말하면 에어컨이 "희망 온도를 높일까요?"라고 되묻는다.

삼성전자가 올해 초 출시한 냉장고 '패밀리 허브 2.0'은 집 안의 가전제품을 모두 잇는 허브가 되는 것이 목표이다. 사용자가 AI 냉장고를 통해 집 안의 모든 가전제품을 통제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패밀리 허브 2.0에 갤럭시S8 시리즈에 탑재된 것과 같은 AI 비서 '빅스비(Bixby)'를 장착했다. 패밀리 허브에 탑재된 빅스비는 사람이 하는 말을 알아듣고 반응한다. "김치찌개는 어떻게 끓여?" 같은 질문에는 인터넷을 검색해 답을 해주고, '주방 바닥이 더러워졌으니 청소해라' 같은 명령에는 로봇 청소기에 신호를 보내 청소를 하게 하는 식이다.

SK매직의 렌털용 '슈퍼 공기청정기'는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주인의 외출과 귀가 시간에 맞춰 작동한다. 사용자가 점차 집에 가까워지면 귀가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미리 작동하는 것이다. 수동으로 풍속과 풍향, 타이머를 조절하는 게 고작이었던 선풍기도 똑똑해지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에서 판매하는 신일전자의 선풍기 '알파팬'은 국내 최초로 선풍기에 음성인식 기능을 도입했다. 사용자가 "써니야 응답해"라고 말하면 선풍기가 "안녕하세요"라고 답한 뒤 사람의 명령을 듣고 작동한다.



김경필 기자(pi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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