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필리핀 가드가 잘해? 김선형은 그 이상이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노컷뉴스

17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2017 FIBA 아시아컵 필리핀과의 8강전에서 로메오를 앞에 두고 공격 기회를 노리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의 김선형 (사진 제공=대한민국농구협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필리핀 남자농구 가드들은 농구를 잘하기로 유명하다. 신장이 180cm보다 작은 선수들이 많지만 드리블과 스텝, 득점 기술은 세계 정상급이다. 아시아 무대는 물론이고 2014년 농구 월드컵에서 유럽과 중남미 강호들을 쩔쩔 매게해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에도 필리핀의 화려한 기량을 자랑하는 가드가 있다. 프로농구 서울 SK의 간판스타 김선형이다. 17일 오전(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2017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한국과 필리핀의 8강전은 김선형과 필리핀 가드들을 중심으로 공격농구 구도로 펼쳐졌다.

'플래시(flash)' 김선형은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았다.

김선형은 21점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의 118-86 대승을 이끌었다.

김선형은 야투 11개를 던져 무려 9개를 림에 꽂았다. 3점슛도 2개를 시도해 100% 성공률을 기록했다. 리바운드와 스틸도 각각 3개씩 보탰다. 필리핀의 가드들은 화려하고 위력적이었지만 김선형은 그 이상이었다.

김선형은 경기 초반부터 감각적인 돌파에 이은 레이업 득점으로 한국의 득점 행진을 이끌었다. 속공을 펼칠 때에도 늘 김선형이 전면에서 진두지휘했다.

필리핀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까지는 어쩌면 그 이상이었다. 예선 3경기에서 필리핀 내 가장 많은 평균 17.7점을 올린 로메오는 마치 미국프로농구(NBA)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카이리 어빙을 보는 것 같았다. 돌파면 돌파, 3점슛이면 3점슛, 슛을 던지는대로 림을 통과했다.

로메오는 전반에만 3점슛 6개를 넣으며 22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반전을 57-49로 앞선 채 마무리한 팀은 한국이었다. 김선형은 2쿼터까지 야투 6개를 던져 5개를 넣으며 13점을 올렸다. 또 한국은 무려 18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효율적인 농구를 구사했다.

3쿼터 들어 로메오는 지친 기색을 보였다. 김선형은 아니었다. 돌파와 속공, 컷인으로 차곡차곡 점수를 쌓으며 필리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김선형뿐만 아니라 오세근, 김종규, 이정현, 이승현 등 여러 선수들이 꾸준히 득점을 퍼부었다.

한국은 3쿼터를 86-62로 마쳐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다.

필리핀의 공격력은 막강했지만 한국은 필리핀의 화력을 능가했다. 김선형이 내외곽을 휘저었고 오세근은 골밑에서 압도적인 위압감을 자랑했다. 이승현과 최준용 등 포워드들의 외곽포도 팀에 힘을 실어줬다.

박찬희와 이정현은 패스 게임을 주도했다. 둘은 움직임이 좋은 빅맨 김종규와 합을 이뤄 앨리웁 덩크 등 수차례 명장면을 연출하며 대표팀의 흥을 끌어올렸다.

오세근은 애매한 판정에 따른 파울트러블 그리고 필리핀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를 이겨내고 22점 5리바운드를 올리며 골밑을 굳게 지켰다. 김종규는 15점을 기록했다. 이정현은 11점 6어시스트를 올렸고 이승현도 14점을 보태며 승리에 기여했다. 이종현은 경기에 뛰지 않았다.

박찬희는 13분 남짓 출전해 9점 9어시스트 5리바운드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한국은 이날 무려 34개의 팀 어시스트를 기록해 완벽에 가까운 팀 플레이를 보여줬다. 개인기에 의존하는 필리핀과는 달리 동료를 활용해 득점을 시도하는 한국의 공격력에 상대는 우왕좌왕 할 수밖에 없었다.

대표팀은 3점슛 21개를 던져 16개를 넣었다. 성공률은 무려 76.2%.

한국은 이번 대회 팀 최다득점 신기록을 세우며 기분좋게 4강 무대에 올랐다. 카자흐스탄전에서 올린 116점을 넘어섰다. 한국이 아시아컵 4강에 오른 것은 4년만에 처음이다.

반면, 전반전을 뜨겁게 달궜던 필리핀의 로메오는 후반 무득점에 그쳤다. 로메오에게 의존했던 필리핀에게는 뼈아픈 변수였다.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